Description
우아지 시인의 시조집 『세상의 모든 저녁』은 전통 시조의 형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풍경과 개인적 내면을 유연하게 포착해 낸다. 시인은 삼장 육구라는 시조의 고유한 리듬과 운율을 유지하면서도 시행을 변주하여 현대시의 감각적 긴장과 호흡을 불어넣는다. 이로써 시조가 단순히 옛 양식의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인의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살아 있는 언어임을 증명한다.
우아지의 시조는 시조의 기본적 리듬과 압축적 표현을 따르되, 곳곳에서 시행을 늘이거나 압축하여 새로운 리듬을 창조한다. 예컨대 “무소유길 새소리 따라가니 불일암 저기 있다”라는 시작은 전통 시조의 한 구를 확장한 듯 느껴지지만, 긴 호흡 속에서도 전통적인 장단의 결을 잃지 않는다. 또한 반복적 어휘 사용(“봄, 봄, 봄”), 의도적 시각 이미지의 나열 등은 현대시 특유의 리듬감을 불어넣는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익숙하면서도 낯선, 고전과 현대의 경계에 선 시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하게 한다.
시집 전반에는 전통 시조가 지닌 자연친화적 세계관이 깔려 있다. 봄의 낮달, 오월의 경화역, 시월의 토란과 같은 자연 이미지들은 고전 시조의 연속성을 이어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자연은 현대 사회의 풍경과 충돌하거나 교차한다. 뉴욕 맨해튼의 루스벨트 호텔 로비, 불법 이민 추방 정책의 플래카드, 재개발 지역의 삭막한 현실 등이 자연 이미지와 병치된다. 이와 같은 대비는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가 서로 충돌하며 새로운 긴장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아지의 시조는 욕망의 화려한 과시가 아닌, 초연함과 겸허의 태도를 보여준다. “끝내는 도착 못 한 친구가 보낸 편지”나 “못 지운 후회 앞에 칸칸이 담긴 속엣말”과 같은 구절은 인간 존재의 한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성찰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시집의 표제작이라 할 수 있는 「쇠똥구리 고난사」에 나오는 “이 세상 모든 저녁이 굴러서 와 눕는다”라는 표현은 다가오는 시간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잘 보여주며, 이는 그의 시가 도달해 낸 윤리적 정점이다. 이렇게 시인의 세계는 욕망을 초월한 자리, 바로 그곳에서 나오는 사유의 깊은 경지에 도달한다.
『세상의 모든 저녁』은 전통적 시조 형식이 여전히 오늘의 언어와 호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은 퇴근길, 키오스크 앞, 햄버거 가게, 뉴욕의 호텔 로비 등 현대인의 구체적 장면을 시조 속에 끌어들인다. 이는 고전 시조의 배경이었던 자연과 농촌을 넘어, 오늘날 도시인의 삶까지 수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적 실험이다. 이러한 시도의 성과는 시조를 낡은 장르가 아니라, 현대의 삶을 담아내는 확장된 언어적 그릇으로 되살려낸 데 있다.
우아지 시인의 『세상의 모든 저녁』은 전통 시조의 운율적 자산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풍경과 모순을 담아내어 새로운 감각을 창조한다. 자연 이미지와 현대적 장면이 조화롭게 결합하여 독자에게 낯선 울림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는 욕망을 초월한 겸허의 사유에 도달한다. 이 시집은 시조라는 장르가 여전히 살아있고, 오히려 오늘의 세계를 더욱 예리하게 비추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세상의 모든 저녁』은 과거와 현재, 자연과 사회, 개인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다리이자, 시조 문학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시금석이다.
우아지의 시조는 시조의 기본적 리듬과 압축적 표현을 따르되, 곳곳에서 시행을 늘이거나 압축하여 새로운 리듬을 창조한다. 예컨대 “무소유길 새소리 따라가니 불일암 저기 있다”라는 시작은 전통 시조의 한 구를 확장한 듯 느껴지지만, 긴 호흡 속에서도 전통적인 장단의 결을 잃지 않는다. 또한 반복적 어휘 사용(“봄, 봄, 봄”), 의도적 시각 이미지의 나열 등은 현대시 특유의 리듬감을 불어넣는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익숙하면서도 낯선, 고전과 현대의 경계에 선 시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하게 한다.
시집 전반에는 전통 시조가 지닌 자연친화적 세계관이 깔려 있다. 봄의 낮달, 오월의 경화역, 시월의 토란과 같은 자연 이미지들은 고전 시조의 연속성을 이어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자연은 현대 사회의 풍경과 충돌하거나 교차한다. 뉴욕 맨해튼의 루스벨트 호텔 로비, 불법 이민 추방 정책의 플래카드, 재개발 지역의 삭막한 현실 등이 자연 이미지와 병치된다. 이와 같은 대비는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가 서로 충돌하며 새로운 긴장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아지의 시조는 욕망의 화려한 과시가 아닌, 초연함과 겸허의 태도를 보여준다. “끝내는 도착 못 한 친구가 보낸 편지”나 “못 지운 후회 앞에 칸칸이 담긴 속엣말”과 같은 구절은 인간 존재의 한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성찰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시집의 표제작이라 할 수 있는 「쇠똥구리 고난사」에 나오는 “이 세상 모든 저녁이 굴러서 와 눕는다”라는 표현은 다가오는 시간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잘 보여주며, 이는 그의 시가 도달해 낸 윤리적 정점이다. 이렇게 시인의 세계는 욕망을 초월한 자리, 바로 그곳에서 나오는 사유의 깊은 경지에 도달한다.
『세상의 모든 저녁』은 전통적 시조 형식이 여전히 오늘의 언어와 호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은 퇴근길, 키오스크 앞, 햄버거 가게, 뉴욕의 호텔 로비 등 현대인의 구체적 장면을 시조 속에 끌어들인다. 이는 고전 시조의 배경이었던 자연과 농촌을 넘어, 오늘날 도시인의 삶까지 수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적 실험이다. 이러한 시도의 성과는 시조를 낡은 장르가 아니라, 현대의 삶을 담아내는 확장된 언어적 그릇으로 되살려낸 데 있다.
우아지 시인의 『세상의 모든 저녁』은 전통 시조의 운율적 자산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풍경과 모순을 담아내어 새로운 감각을 창조한다. 자연 이미지와 현대적 장면이 조화롭게 결합하여 독자에게 낯선 울림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는 욕망을 초월한 겸허의 사유에 도달한다. 이 시집은 시조라는 장르가 여전히 살아있고, 오히려 오늘의 세계를 더욱 예리하게 비추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세상의 모든 저녁』은 과거와 현재, 자연과 사회, 개인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다리이자, 시조 문학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시금석이다.
세상의 모든 저녁 (우아지 시조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