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박우민 시인의 디카시집 『존재의 축제』는 “사진 한 장, 시 한 줄”이 삶의 균열을 어루만지길 바란다는 시인의 말에서 시집의 주제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작품들에서 사진은 단순한 배경이기보다는 시가 태어나는 자리다. 자연을 바라보는 순간 “마음이 먼저 반응”하고 “빛보다 먼저 도착하는 마음”이 흔적을 남긴다는 고백은, 이 시집이 단순한 풍경 수집이 아니라 감각이 사유로 바뀌는 과정임을 알려준다. 그래서 시집을 다 읽고 나면 시인이 시와 사진을 통해 자연과 대화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시집은 1부 「숲이 말을 걸어올 때」에서 출발해 2부 「희망의 여백」, 3부 「너에게 닿는 온기」, 4부 「시간이 남긴 숨결」로 흘러간다.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촘촘한 정서와 사유의 밀도를 보여준다. 숲과 바람과 빛은 그저 아름답기 때문에 시인의 렌즈에 호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 인간이 숨겨둔 질문들이 반사되어 되돌아온다. 「바람에 서는 법」은 흔들림 속에서 길을 찾는 방식을 읽어내고, 「균형과 절제」는 열매와 잎의 관계를 통해 삶의 무게와 깊이를 다시 재단하고, 자연 관찰이 곧 자기 성찰의 언어로 번역되는 장면들이다. 결국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풍경”이란 말이 이 책에선 수사가 아니라 독서의 조건이 된다. 같은 사진을 보아도 누구는 예쁜 장면만 얻고, 누구는 살아야 할 태도를 얻는다. 이 시집의 작품들은 바로 이 두 번째 태도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이 시집의 강점은 자연과 사물에 숨겨진 진실을 보는 섬세한 눈이다. 예컨대 「틈 사이의 계절」에서 ‘총안’의 차가운 돌 틈 사이로 가을빛이 반짝이는 순간은, 폭력이 있었던 자리에 지금은 생명의 빛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그의 시에서 자연은 우리가 외면해 온 시간과 흔적을 들춰 보이는 증언자에 가깝다. 그래서 4부에 이르면 ‘풍경의 윤곽’이 더 선명해진다. 「택지 조성」은 꽃과 웃음의 기억 위에 철근이 뿌리내리는 장면을 통해 개발이 지워버린 감각의 공동체를 환기하고, 「디지털 정글」은 낙엽 빛깔로 환히 열리는 숲과 ‘길을 묻는 법이 없는’ 픽셀의 바다를 대비시키며, 지금 우리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 묻는다.
무엇보다 이 시집이 디카시의 한 경지를 열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지점은, 시가 사진의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다른 세상을 꿈꾼다는 데 있다. 디카시는 자칫하면 사진의 캡션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러나 박우민의 문장은 사진에 종속되지 않고, 사진이 열어 놓은 여백을 넘어선다. 예를 들어, 「빛의 기억」에서 물 위의 햇살이 “쉼표”가 되고, “닿을 수 없는 이름들”이 떠오르는 순간, 사진은 과거를 담는 그릇을 넘어서서 시간의 문장부호가 된다.
박우민의 『존재의 축제』는 자연을 예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시집이다. 자연이 말을 걸고, 우리는 그 말을 알아듣기 위해 잠시 속도를 늦춘다. 그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다.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풍경, 자연과 사물에 숨겨진 진실을 보는 섬세한 눈이 열어젖히는 풍경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 시집을 통해 세계가 들려주는 말을 단순한 사진의 설명으로 가두지 않고 다른 세상을 꿈꾸는 문장으로 바꾸어 데려 온다. 그런 의미에서 박우민의 『존재의 축제』는 디카시가 도달할 수 있는 한 지점을 또렷이 보여주는 예술적 성취를 획득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시집의 강점은 자연과 사물에 숨겨진 진실을 보는 섬세한 눈이다. 예컨대 「틈 사이의 계절」에서 ‘총안’의 차가운 돌 틈 사이로 가을빛이 반짝이는 순간은, 폭력이 있었던 자리에 지금은 생명의 빛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그의 시에서 자연은 우리가 외면해 온 시간과 흔적을 들춰 보이는 증언자에 가깝다. 그래서 4부에 이르면 ‘풍경의 윤곽’이 더 선명해진다. 「택지 조성」은 꽃과 웃음의 기억 위에 철근이 뿌리내리는 장면을 통해 개발이 지워버린 감각의 공동체를 환기하고, 「디지털 정글」은 낙엽 빛깔로 환히 열리는 숲과 ‘길을 묻는 법이 없는’ 픽셀의 바다를 대비시키며, 지금 우리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 묻는다.
무엇보다 이 시집이 디카시의 한 경지를 열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지점은, 시가 사진의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다른 세상을 꿈꾼다는 데 있다. 디카시는 자칫하면 사진의 캡션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러나 박우민의 문장은 사진에 종속되지 않고, 사진이 열어 놓은 여백을 넘어선다. 예를 들어, 「빛의 기억」에서 물 위의 햇살이 “쉼표”가 되고, “닿을 수 없는 이름들”이 떠오르는 순간, 사진은 과거를 담는 그릇을 넘어서서 시간의 문장부호가 된다.
박우민의 『존재의 축제』는 자연을 예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시집이다. 자연이 말을 걸고, 우리는 그 말을 알아듣기 위해 잠시 속도를 늦춘다. 그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다.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풍경, 자연과 사물에 숨겨진 진실을 보는 섬세한 눈이 열어젖히는 풍경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 시집을 통해 세계가 들려주는 말을 단순한 사진의 설명으로 가두지 않고 다른 세상을 꿈꾸는 문장으로 바꾸어 데려 온다. 그런 의미에서 박우민의 『존재의 축제』는 디카시가 도달할 수 있는 한 지점을 또렷이 보여주는 예술적 성취를 획득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존재의 축제 (박우민 디카시집)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