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나도 모르게 내 투명한 면을 꺼내고
당신은 무척이나 태연한 표정으로 내 문장을 오밀조밀 다듬는다“
대신할 수는 없지만, 함께할 수는 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느슨한 연대
당신은 무척이나 태연한 표정으로 내 문장을 오밀조밀 다듬는다“
대신할 수는 없지만, 함께할 수는 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느슨한 연대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 서로의 통증을 ‘대신’하지 않되 ‘나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 시절 속삭이듯 시를 나누던 작은 모임에서 출발해, 십 년 넘게 서로의 지옥과 골방을 읽어 주며 숲을 이룬 문학동인 ‘공통점’. 그들의 첫 동인 시집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31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개별 시인의 고유한 목소리를 존중하면서도 ‘느슨한 연대’라는 공동의 감각으로 확장되는 집합적 시도의 기록이다.
공통점은 “타인의 삶과 고통에 대한 공감을 차단하지 않고 문학을 매개로 연대하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했다. 이름 그대로 ‘공-통점’(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통점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탐색하며, 시를 읽고 쓰고 엮는 일을 꾸준히 이어 왔다. 이번 동인 시집에는 여덟 명의 시인이 다섯 가지 주제(▲공통점과 차이점 ▲1990년대생의 정체성과 경험 ▲서로에게 부치는 시 ▲비경험 세대로서의 5·18 ▲기후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를 각각 맡아 쓴 작품들을 차례대로 엮었다. 시편 뒤에는 시인이 직접 쓴 짧은 산문이 이어져, 작품에 담긴 생각과 공통점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성찰을 함께 전한다. 이 독특한 편집은 시와 산문이 교차하며 독자에게 한층 입체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추천의 말도 각별하다. 김소연 시인은 공통점의 작업을 “미래에서 날아온 시집 같다”고 평하며, “두터운 과거를 선명히 되살리고 미래를 경유해 부메랑처럼 현재로 되돌아오는 언어들”이 만들어 내는 유유(幽幽)하고 단단한 공동의 결을 주목한다. 나희덕 시인은 공통점을 “시가 내준 질문과 숙제를 포기하지 않는 학생들”,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나눌 수는 있다고 말하는 드문 우정의 친구들”이라 부르며, 십여 년의 시간이 ‘지옥과 골방’을 ‘정원과 숲’으로 바꿔 온 과정을 증언한다. 서로의 고통을 통해 새로운 통점을 발견해 나가는 이들의 시도는, 동인이라는 오래된 문학적 전통 속에서 새롭고도 단단한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해설 「느슨한 연대를 향한 통각」에서는 이 시집의 핵심을 ‘연대의 기술’에서 찾는다. 김원경은 공통점의 시들이 모임·만남·기다림의 장면을 통해 “완전한 이해나 일치가 아닌, 어긋남과 지연 속에서” 성립하는 연대를 보여 준다고 읽는다.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자리에 머뭇거리며 앉아 있는 태도, 섣부른 위로나 확신을 보류하는 침묵, 서로의 박동에 맞추어 ‘함께 기다리는’ 시간. 이 느슨한 윤리가 바로 공통점이 실천해 온 연대의 몸짓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과거의 상처를 복원해 돌보는 뜰을 만들고(기억의 재배치), 때로는 각자의 믿음과 생각이 다름을 인정한 채 같은 동작을 수행하며(함께 있음의 리듬), 끝내 “우리는 무엇이든/어떻게든”(이서영, 「여름 환영」) 서로의 곁에 머물고자 하는 약속으로 나아간다.
동인을 대표해 기획자 윤소현은 이렇게 고백한다. “함께 시를 쓴다는 건 형용할 수 없던 슬픔을 자신만의 언어로 써낼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켜 주는 이들이 있다는 의미”라고. 공통점은 환대와 보류, 응답과 기다림 사이를 건너며, “조금 늦더라도 나란히 걸을 때까지” 서로를 기다려 온 공동체다.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는 단지 동인이라는 형식의 복원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을 ‘대신’하지 않되 ‘포기하지 않는’ 문학의 윤리, 개별에서 공동으로 건너가는 언어의 형식, 불길한 미래를 향한 믿음을 오늘의 시어로 갱신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관계의 실패와 간극을 숨기지 않고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성립하는 현대적 연대의 감각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완결이나 일치가 아닌, 겹침의 순간들…….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같은 통점이 된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 서로의 통증을 ‘대신’하지 않되 ‘나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 시절 속삭이듯 시를 나누던 작은 모임에서 출발해, 십 년 넘게 서로의 지옥과 골방을 읽어 주며 숲을 이룬 문학동인 ‘공통점’. 그들의 첫 동인 시집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31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개별 시인의 고유한 목소리를 존중하면서도 ‘느슨한 연대’라는 공동의 감각으로 확장되는 집합적 시도의 기록이다.
공통점은 “타인의 삶과 고통에 대한 공감을 차단하지 않고 문학을 매개로 연대하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했다. 이름 그대로 ‘공-통점’(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통점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탐색하며, 시를 읽고 쓰고 엮는 일을 꾸준히 이어 왔다. 이번 동인 시집에는 여덟 명의 시인이 다섯 가지 주제(▲공통점과 차이점 ▲1990년대생의 정체성과 경험 ▲서로에게 부치는 시 ▲비경험 세대로서의 5·18 ▲기후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를 각각 맡아 쓴 작품들을 차례대로 엮었다. 시편 뒤에는 시인이 직접 쓴 짧은 산문이 이어져, 작품에 담긴 생각과 공통점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성찰을 함께 전한다. 이 독특한 편집은 시와 산문이 교차하며 독자에게 한층 입체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추천의 말도 각별하다. 김소연 시인은 공통점의 작업을 “미래에서 날아온 시집 같다”고 평하며, “두터운 과거를 선명히 되살리고 미래를 경유해 부메랑처럼 현재로 되돌아오는 언어들”이 만들어 내는 유유(幽幽)하고 단단한 공동의 결을 주목한다. 나희덕 시인은 공통점을 “시가 내준 질문과 숙제를 포기하지 않는 학생들”,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나눌 수는 있다고 말하는 드문 우정의 친구들”이라 부르며, 십여 년의 시간이 ‘지옥과 골방’을 ‘정원과 숲’으로 바꿔 온 과정을 증언한다. 서로의 고통을 통해 새로운 통점을 발견해 나가는 이들의 시도는, 동인이라는 오래된 문학적 전통 속에서 새롭고도 단단한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해설 「느슨한 연대를 향한 통각」에서는 이 시집의 핵심을 ‘연대의 기술’에서 찾는다. 김원경은 공통점의 시들이 모임·만남·기다림의 장면을 통해 “완전한 이해나 일치가 아닌, 어긋남과 지연 속에서” 성립하는 연대를 보여 준다고 읽는다.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자리에 머뭇거리며 앉아 있는 태도, 섣부른 위로나 확신을 보류하는 침묵, 서로의 박동에 맞추어 ‘함께 기다리는’ 시간. 이 느슨한 윤리가 바로 공통점이 실천해 온 연대의 몸짓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과거의 상처를 복원해 돌보는 뜰을 만들고(기억의 재배치), 때로는 각자의 믿음과 생각이 다름을 인정한 채 같은 동작을 수행하며(함께 있음의 리듬), 끝내 “우리는 무엇이든/어떻게든”(이서영, 「여름 환영」) 서로의 곁에 머물고자 하는 약속으로 나아간다.
동인을 대표해 기획자 윤소현은 이렇게 고백한다. “함께 시를 쓴다는 건 형용할 수 없던 슬픔을 자신만의 언어로 써낼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켜 주는 이들이 있다는 의미”라고. 공통점은 환대와 보류, 응답과 기다림 사이를 건너며, “조금 늦더라도 나란히 걸을 때까지” 서로를 기다려 온 공동체다.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는 단지 동인이라는 형식의 복원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을 ‘대신’하지 않되 ‘포기하지 않는’ 문학의 윤리, 개별에서 공동으로 건너가는 언어의 형식, 불길한 미래를 향한 믿음을 오늘의 시어로 갱신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관계의 실패와 간극을 숨기지 않고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성립하는 현대적 연대의 감각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완결이나 일치가 아닌, 겹침의 순간들…….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같은 통점이 된다.
우리는 같은 통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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