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구름처럼 후 불고 - 짧아도 괜찮아 8

기분을 구름처럼 후 불고 - 짧아도 괜찮아 8

$13.00
저자

안상희

저자:안상희
2011년불교신문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그때마음을바라보던마음
빈터
이등변삼각형
기분을구름처럼후불고
우리는너무뒤늦게슬프고

작가의말

해설
현실사랑을위한사유의글쓰기
-이대성(문학연구자)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이들은자신의빈터에서사유하며살아갈것입니다.흔들리고막막하고다투고쓸쓸한날들도있겠지요.그럴때빈터나오래된무덤에들리거나,석탑이있는옛절터나도시의성곽길에서또그곳이아니더라도어두운방바깥으로나와흘러가는것들을느꼈으면좋겠습니다.

독자분들과저는이제소설바깥으로나와일상을살겠지요.예와루이,가언과석우가만났던환상이가끔은우리에게도날아왔으면좋겠습니다.그들과함께불어오는바람에불쾌한기분을잠재우고,나무마다새로운형태를보고,나뭇잎의피고지는각자의리듬을듣고,석탑의우직함을만지고,부서진한줌의흙냄새를맡으며,지나가는것을알아차리면서같이살아가고싶습니다.그러다머무르지않는것에분노도예외일수없다는자연의흐름을이해하고사람들과아슬아슬하게화해하며살아가길바랍니다.


책속으로

“난단지멈추고싶었어요.”
“무엇으로부터?”
“견딜수없는것으로부터요.”
왕은마음을들여다보듯나를가만히쳐다본다.눈을잠시감았다.고개를들어무덤천장을올려다보았다.나무널위돌무더기들이흔들리다다른공간으로와르르쏟아진다.눈을질끈감았다.
“이런마음?”
허공에쏟아지는돌을보며왕이내게말했다.
“생각의붕괴는자신을해치지않아.경고만할뿐.”
“벗어날수있어요?”
“방법은있지.”
“알려주세요.”
뭔가를들킨사람처럼나는애걸했다.
“달라질수있는미래를믿어보는거지.”
무덤의그가말하니석연치않았지만.그럼에도나는다른미래를늘그렸지.당신의연락에눈물닦고웃는다른미래.그미래를기대하다보니나는좀체마음을정리하지못하고두려웠다.위로받았던마음은자꾸당신을부르고있었다.아이처럼기대하고있는그마음을이기지못하고나는또마음을일으켰다.삶에다른길이있는지모른다는듯.
---「그때마음을바라보던마음」중에서

이땅은오래전잠재워진곳이다.흙구덩이의저먼어둠에는과거의시간이살아있을것이다.지금루이를처음본그날을떠올린다.석상을조각한누군가는여인을다시만날수있기를기다리고있을것이다.(중략)인간은타인의시간을통해서살고있었다.내가바라본그땅은언제나빈터로서존재했다.무엇을해도허전했던나의삶도이유없는불안들도모두내것이었으며영원히내것은아니었다.
---「빈터」중에서

후회라는말에석우는조금마음이울렁거렸다.‘후회’는석우가요즘생각하는단어였다.조각도,가언도,익산에내려온일도,그단어에들어갈시간은없었다.후회라면되돌리고싶은것일까?석우는시간을되돌리고싶지않았다.그럼에도후회라는단어를들을때면그냥마음이좀아팠다.언제부터인가자신조차자기삶을하나의잣대로판단했다.나는실패했는가.과정은어떤의미를가지는가.그누구도자신에게돌을조각하며살라고등떠민적은없었지만석공예가라는이름을가지는순간부터자기삶은성공이냐,실패로만나누어진것같았다.어떻게삶이몇몇사람들반응으로결정지어지나.살아온행동이만든결과야내몫이고책임이따를것이다.그러나도무지평가는삶의바깥일이었다.
---「이등변삼각형」중에서

“인간이사용한도구역사는돌부터시작해.사람들은돌로흙을파고열매도땄지.또돌을날카롭게해서빼앗고죽이는데에도썼어.그런데사람들이그런돌을쌓기시작한거야.돌들을모아각자가아니라서로가될수있다는걸알게된거야.그걸로울타리도만들고집도만들고무덤도만들고탑도만들고신에게기도하는제단도만들었지.자신의영혼인듯돌들을하나씩하나씩쌓으면서소원을빌었어.인간의첫능력은돌을하나씩쌓아올려마음을모으는일이었지.그행위자체가기도인거야.”
---「기분을구름처럼후불고」중에서

루이와예는한적한가로수거리횡단보도앞에멈췄다.물들지않은초록잎들이우수수떨어진다.당신이라는잎들이떨어진다.자기가나무라는생각도사라진다.루이는왜초록잎은끝내머무를수없는지생각했다.물들지않고떨어지지않는것.뜨거웠던순간에서멈추는것.멈추어서영원해지자는것.그건가능하지않은일이었을까.루이는그래계속이렇게걷다보면어두워지겠다싶었다.끝나겠지.마음이조금복잡한것도있었지만확인됐다싶기도했다.당신은기억에서더간절한사람.당신은,정취로남겨진사람.
---「우리는너무뒤늦게슬프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