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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희
저자:고주희 2015년《시와표현》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나무없이는아무것도』『우리가견딘모든것들이사랑이라면』,합동시집『시골시인-J』를냈다.제2회여순10·19평화인권문학상(시부문대상)을수상했다.
1부새빌오름산지등대문득,선인장비학동산에서의일어머니의은반지자리왓폭낭엉겅퀴소녀바리데기의시간풀벌레들의힘으로안개주의보메밀떫은여름숲을잃어버린아이이끼2부북받친밭웡이자랑우무그날,북촌리서흘개해녀들밤배사슴이온다볼레백조일손지묘낸시빌레태풍의눈새를주세요뇌선이녁에게3부야생화와혁명가사이마리안느와마가렛리버사이드의오렌지남생이못남방큰돌고래가물살을가를때조난목성아파트의자가있는풍경연북정옛한림성당종탑아살람4부빅토리야로시나소금물로쓴시나크바의돌에지디벽돌공장의아이들부르카게르니카기념일고사리장마사슬슬픈유산별도천세상에서가장두려운문장을쓰네해설‘사이’를기입하는가장구체적인문장-황유지(문학평론가)
“가슴속에파묻힌이름을꺼내세상에서가장두려운문장을쓰네”사이에선목격자의문장제주에서세계로가닿는이름들고주희시인의신작시집『야생화와혁명가사이』가걷는사람시인선156번으로출간되었다.『야생화와혁명가사이』의시적배경은제주라는구체적인장소에서출발해국경밖으로뻗어나간다.4·3이후턱을잃은채평생을살아야했던한여성의문패,443명의이름이뭉뚱그려진위령제명단,여태아무글자도새기지못한백비앞에서시인은공적언어에서지워진이름을하나씩되찾아적는다.그시선은이내섬바깥으로건너가흑인전용칸을거부한로사파크스,소록도에서한센인의곁을지킨마리안느와마가렛,나크바를겪은팔레스타인사람들,부르카를쓴여성,벽돌공장의아이들에게까지가닿는다.억울하게스러져간이름의후손들은원치않는디아스포라의운명으로먼지처럼떠돌다잃어버린마을과사람,고적한나무와새들의쟁쟁한울음이새겨진각명비에저마다의누옥한채지었네보이지않는잿더미위를걷는아슬아슬한이땅의용암같은사람들-「자리왓폭낭」부분제주에서태어난고주희시인은제주를자신이대신말해야할대상으로여기지않는다.대신풀과벌레(「새빌오름」),젖은이끼(「이끼」),바다를오가는어머니들의숨(「어머니의은반지」)을증인이자목격자로세운다.시인은제주의타자성을시의타자성으로손쉽게번역하지않고목격자로서제주를호출한다.짓밟혀도피어나는'야생화'같은미약한존재들의숨결과,이에저항하는'혁명가'의열정을오가며침묵당한이름들의역사를담담히써내려간다.시인의말부디,제주땅모든만물에잠시위로이기를바랍니다.2026년여름고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