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헝가리에 갈 거예요- 걷는사람 시인선 157

미래엔 헝가리에 갈 거예요- 걷는사람 시인선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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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래은

저자:박래은

목차

1부철문을열면바위,커피,모닝캄

아직,해바라기
8시55분에옵니다
걷는사람
기쁨아닌기쁨말이에요
철문을열면바위,커피,모닝캄
마샤에게
끝에서두번째밤
개와자두가있는시간
가시나무잎들돋고,
얼음-벽
검은
0호실의세탁기
튤립
상추
얼룩무늬

2부둥근화관처럼석양을씌워줄게

상자를보면마을을만들고싶은이유
새,시계그리고레트로
바람과함께
하일랜드플링춤을추었네
THAT’SRIGHT
순간들
㈜유동
dreamfactory
dreamfactory
trucker
해변에서우리는
누구의것이라해도
나뭇가지흔들리고사물의그림자일렁일때
구석집
밤의공원

3부아흔아홉밤

아흔아홉밤
미래엔헝가리에갈거예요
네덜란드산캐러멜와플쿠키
사월의산책
조화로운산책
레고랜드
비,감악산그리고여름이었지
벙커트릴로지
거울
정상을눈앞에두고
11월
딩동딩동우당탕탕
딸에게
장미는아름답고파도는거기입니다
잠수
스핑크스여자
상자와난청

4부저쪽에보이는것은무엇입니까?

theescape
시민체육관
시민체육관
키세스피에타
beginning

해설
귀에이어폰을꽂고가는소녀와은박두른전사들이조화로운거기
-김익균(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굳은말들을두드려편다.

내가저지른삐딱의순간들을달래기위해.

주고받을그무엇으로삐걱대기위해.

2026년여름
박래은


책속으로

사람들은손에손잡고마을풍경을기억하자고말했다

나는눈에천을가리고흰빛을차단했다마을을벗어나기로했다잿빛나뭇가지를잘랐다다리를건넜다마을출입구의표지석을지나물소리가약해지자나는생각했다(어디로가야할까)광장이있을거야새가날고있을거야나무는푸르고사람들이웃고떠들거야,가자가자또다른세상으로

(중략)

도시는눈부셨지만사람들은집밖으로나가는일을잊기시작했다

여러겹의슬픔을쌓아놓은흰빛의세상
흰쌀밥을꼭꼭씹어도살이찌지않았다
---「상자를보면마을을만들고싶은이유」중에서

우리들은밤의숲길로들어간다

당신이보리수나뭇가지를들어줄때
외가에도보리수나무가있었다고말하려할때

당신은저만치앞서걷고

공원이끝나는곳에뜻밖의피아노
배워본적없는피아노를당신이두드릴때

불협화음과위로가되는밤이라고
누군가가박수칠때

우리들은모두
지나가는한때일뿐,
고난은곧끝날거라고믿음의신호를교환한다
---「밤의공원」중에서

머리카락한올남기지않은
위생사의손길을
너무큰낙관은아니라며
그녀는덤덤하게말했지

링거를달고
지나가는많은사람들이

정원을두텁게채색하는사이
봄이스치더니

맑은하늘빛으로여인이말했다
헝가리에갈거예요

프러포즈하기좋은해그늘을향해
미래엔헝가리에갈거예요

봄꽃떨어진의자는나무그늘만큼
앉아있기좋았는데

내차례를기다리는동안
미래를알려주는누군가가오는것을
알면서도

예정된행사처럼아픔을기다릴수없어
나는
속으로울고있었지
---「미래엔헝가리에갈거예요」중에서


추천평

‘박래은’,두루두루넓은미래의은빛을떠올리게하는이름이다.“미래엔헝가리에갈거예요”라는첫시집제목과썩잘어울리는이름이기도하다.그는“조금더빠르거나/조금더느리거나”,“걷는사람”이자“산책”자다.속해있는동시에관찰하는자,그것은산책자의운명이다.미래를향해과거와현재를걷고걷는그는“이야기파편들”로환등상(幻燈像,phantasmagoria)을펼쳐보인다.그래서일까,핍진성과환상성,다채로운화법과형식으로구축된그의시의스펙트럼은박래은이라는이름만큼이나넓고또매혹적이다.그가가려는미래또한“포도와씨앗사이에고인다는데/포도에씨가없”는현재와“새가울수록비린맛이감”도는과거가혼재해있다.‘물(소리)에빠진가족들’에서부터2025년1월의“용산관저앞”까지,“북반구의공원”의산책에서부터로봇-휴먼이쏟아져나오는“dreamfactory”까지이어진미래다.그런미래가집약된헝가리는현실에존재하지않는무장소성을띤다.아팠고아픈“몸과몸이자꾸가까워”지는“먼곳이라서눈부신환상”을꿈꾸며그는오늘도우리에게이렇게말을건넨다.“나는바닥에앉아/조각난소식들을맞춰봅니다/가까운미래가도착합니다”.두귀가솔깃하다.
-정끝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