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스트선정‘올해가장기대되는책’★★★
★★★데이턴문학평화상최종후보★★★
★★★리비북어워드최종후보★★★
역사적포화속에서소외되고잊혀졌던‘여성영웅’들의이야기
그동안전쟁의영웅서사는주로남성중심으로서술되어왔습니다.크리스틴해나는정부기관조차그존재를제대로인정하지않았던베트남전쟁최전선의미군간호사들의강력한공헌과끔찍한희생을수면위로끌어올립니다.매일생사와배신의도박과도같은열악한환경속에서,단지생존자가아닌구원자로서역사를이끌었던강인한여성들의주체적인삶을사실적이고도감동적으로그려냈습니다.
전쟁터보다더가혹했던본국에서의진짜싸움,그리고트라우마
소설은베트남전장속의포화만을다루지않습니다.진짜싸움은전역후분열된미국본국으로돌아온순간부터시작됩니다.베트남전쟁을잊고싶어하는사회적분위기,프랭키의참전을되레부끄러워하는보수적인가족의냉대,그리고시위대의분노속에서주인공들은극심한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겪으며고립됩니다.사회와가족그누구에게도공감받지못하는좌절속에서,스스로를치유하고진정한자아를찾아나가는과정은독자들에게깊은울림과긴장감을선사합니다.
절망의재난속에서도피어나는여성들의연대와우정,그리고사랑
매순간이재난인환경속에서주인공프랭키를지탱해준것은다름아닌동료들과의깊은우정과연대의식이었습니다.서로의삶을지지하고변화시킨여성들의연대는가혹한역사의상흔을치유하는유일한열쇠가됩니다.전쟁이남긴깊은상처속에서도끝내꺾이지않는인간의존엄성과용기,그리고결국사람의마음과사랑을통해다시일어설수있다는희망의메시지를건넵니다.
저자의말중에서
“여성도영웅이될수있다.”이한마디는그녀에게계시와도같았습니다.전쟁터로떠난한여성의이야기이지만,이것은위험을무릅쓰고조국을위해헌신했음에도그희생이너무나자주잊혀져온모든여성에게빛을비추는이야기입니다.
역자의말중에서
“이소설을통해나는전쟁이오래도록남기는상흔을,좌절속에서도결코꺾이지않는용기를,그리고결국사람의마음과사랑으로다시일어설수있음을배웠다.이제는아득해진그시간속,그곳에존재했던모든이들을온마음으로안아주고싶다.”
―번역가공경희
책속에서
몇시간후손님들이예의를차리느라떠나기시작할때도프랭키는여전히라이와그의말에사로잡혀있었다.
‘여자들도영웅이될수있는데요.’
누구에게도들어본적없는말이었다.세인트버나데트선생님들에게도,부모님에게도.심지어오빠도그런말을해준적이없었다.왜딸은,여자는아버지의집무실벽에자리를차지하면안될까?여자도뭔가발명이나발견을하거나,전장의간호병이될수도있고,문자그대로생명을구할수도있을텐데?그생각을하니지진이라도난것같았다.무사안일하게세상을,자신을보던관점이뒤집혔다._15쪽
항공기에서내리니더위가밀려왔다.그리고그‘냄새.’
맙소사,이게무슨냄새지?항공기연료……연기……생선……솔직히배설물냄새같은악취가났다.두통이나기시작했다.
계단을내려가니어둠속에병사한명이서있었다.그의등뒤로멀리건물에서희미한불빛이나왔다.병사의얼굴을알아보기힘들었다.
멀리좌측에서뭔가주황색불꽃을일으키며폭발했다._42쪽
프랭키는응급실이있는퀀셋막사를찾았다.
위생병들이뛰어다니면서들것에누운병사들을옮겼다.잘린다리를가슴팍에얹고누워서비명을지르는환자가있었다.양다리가없는병사도있었다.그들의군복은피투성이였다.몇명은위생병?혹은동료들-이불씨를끈부위에서아직연기가났다.흉부가열린부상자도있었다.골절된갈비뼈가삐져나온환자가눈에들어왔다.
에설이혼란의와중에아마존여신처럼서서수송대를통제하고부상자들이누울위치를정하고,환자를어떻게처치할지지시했다.혼란에영향을받지않는듯했다.많은남군이그녀의지시에따랐다.부상자가워낙많아서일부는응급실밖에서대기해야했다.부상자들을태운들것이가대위에놓인채,응급실에빈자리가나기를기다렸다.프랭키는이공포스러운상황에질겁했다._667쪽
프랭키는정글을내다보면서카메라를무릎에내려놓았다.적군의사격수들이저기잠복중일수도있었다.병사들이부들숲뒤에쭈그려앉아서트럭에총구를겨누는상상을했다.그녀는몸을잔뜩웅크리고머리에쓴모자를붙들고땀을흘리기시작했다.
트럭이덜컹거리며구덩이가가득한진흙길을달려푸른시골을지나갔다.전쟁의상흔이사방에드러났다.대지에화마가할퀸흔적,줄줄이늘어선철조망뭉치,멀리서들리는폭발음,머리위의헬기.드넓은정글속나뭇잎은시들고오렌지색으로변해버렸다.미국이제초제인고엽제를살포했기때문이라는걸프랭키는알고있었다.식물을말려죽여적의은신을막기위해서였다._97쪽
프랭키는깊이숨을들이마셨다가내쉬었다.
‘해낼수있어.’
잠깐시간을갖고정신을모았다.소란하고분잡한소리,지붕을두드리는빗소리를머리에서밀어냈다.차분해지자조심스럽게아이의근막을봉합하기시작해한번에한바늘씩꿰맸다.매듭을지을때마다수를세서몇땀인지신중하게기억했다.
제이미가힐끗쳐다보며말했다.
“잘하네.해낼줄알았지.”
프랭키는평생이처럼집중해본적이없었다._129쪽
“이거현실이에요,라이?너무급격하게일이벌어져서.난경험이별로없는데…….”
“나도이런식의감정은처음이야.신께맹세컨대그래.당신이……날망가뜨렸다고,프랭키.”
“다행이네요.”
프랭키가다정하게말했다.
‘진정한사랑.’
그녀는지금까지몰랐다.평생그것을기다렸음을,진정한사랑을위해자신을아꼈고,전쟁통에도그게있다고믿었음을이순간에야깨달았다._267쪽
“나치같은년!”
시위대한명이소리쳤다.
프랭키는충격을받아비틀대며멈추었다.
“무슨…….”
해병대원두명이나타나서그녀의양옆에섰다.
“헛소리를귀담아듣지마십시오.”
한명이말했다.프랭키의양옆에선그들이수하물컨베이어벨트로안내했다.
“우린창피할게없습니다.”
프랭키는이해할수없었다.왜누가그녀에게침을뱉으려할까?
시위대한명이소리쳤다.
“베트남으로돌아가라!여기영아살해자들은필요없다!”_294쪽
딸을침입자처럼쳐다보며서있는부모를두고집을나섰다.현관문을쾅소리가나게닫았다.분개하고그걸내색하려들다니그녀답지않았지만멈출수없었다.해변에나가밤의어둠속에서무릎을꿇고주저앉았다.파도소리에위로받고싶었다.
하지만그소리는베트남을,오빠와제이미와죽은이들을떠올리게했다.
목이쉬도록소리쳤다.그러자마음속분노가더커졌다._3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