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꽃으로 남았다

욕망은 꽃으로 남았다

$12.50
Description
르네상스 문학의 정점,
셰익스피어의 가장 뜨겁고 인간적인 두 작품이 한 권에 모였다.
『욕망은 꽃으로 남았다』는 셰익스피어의 첫 출간작이자 대담한 서사시 『비너스와 아도니스』와, 사랑·시간·죽음을 탐구한 대표 소네트들을 함께 담아낸 특별한 번역본이다.
『비너스와 아도니스』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전해지는 신화를 바탕으로, 사랑의 여신 비너스와 사냥꾼 아도니스의 비극적 운명을 정교한 운율과 감각적 이미지로 풀어낸다. 사랑을 집요하게 구애하는 여신과, 쾌락을 거부하고 자유를 택하는 청년의 대비는 관능과 순수, 권력과 운명의 아이러니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아도니스의 붉은 피에서 피어난 아네모네 꽃은 욕망의 덧없음과 예술 속 사랑의 불멸성을 상징하며, 젠더와 권력의 전복이라는 현대적 질문까지 던진다.
함께 수록된 소네트들은 엘리자베스 시대의 전통적 셰익스피어식 소네트 형식을 따르며, 마지막 두 행의 쌍행(couplet)으로 감정과 사유를 전복하거나 요약해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주로 청년기 소네트(Fair Youth Sonnets)라 불리는 전반부에서 엄선된 시편들은, 아름다운 청년을 향한 찬미와 질투, 사랑과 배신을 노래한다. 소네트 XVIII과 XIII은 시와 후손을 통해 불멸을 약속하고, XIX·XXX·XXXV·XLV는 탐식하는 시간과 죽음의 냉혹함을, XL-XLII는 사랑의 삼각관계와 감정의 양가성을 드러낸다. 태양·별·불사조·메리골드 같은 자연 이미지와 직설적이고 친밀한 어조는 시대를 넘어 지금의 독자에게도 생생한 울림을 전한다.
《욕망은 꽃으로 남았다》는 단순한 고전의 복원이 아니다. 셰익스피어가 언어의 리듬과 은유로 담아낸 사랑의 쾌락과 상실, 욕망의 힘과 허무, 시간과 불멸의 역설을 현대 한국어로 되살린 번역 작업이다. 사랑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를 탐구하려는 이들에게, 이 책은 르네상스 문학의 숨결을 품은 총망라된 서사시이자 시집으로 자리할 것이다.
저자

윌리엄셰익스피어

저자:윌리엄셰익스피어
윌리엄셰익스피어(WilliamShakespeare,1564~1616)는영국르네상스시대를대표하는극작가이자시인으로,세계문학사에서가장널리읽히고연구되는인물이다.그는『햄릿』,『오셀로』,『리어왕』,『맥베스』등네대비극을비롯해『로미오와줄리엣』,『한여름밤의꿈』같은희곡으로세계인의상상력을사로잡아왔다.그러나셰익스피어의문학적여정은연극무대에서시작된것이아니라시에서출발했다.
1593년,런던의극장이전염병으로폐쇄되자그는연극대신시집을집필하고출판을모색했다.이때세상에나온첫작품이바로『VenusandAdonis』였다.당시젊은귀족헨리리오서리경에게헌정된이작품은곧바로독자들사이에서화제가되었으며,셰익스피어가단순한극작가가아닌시적감수성을지닌문학가임을증명했다.
그의시는정교한운율과화려한수사,그리고인간감정의미묘한결을포착하는통찰로가득하다.『VenusandAdonis』는관능적사랑과거부,생명과죽음이얽힌인간적드라마를고전신화속에담아냈다는점에서독보적이다.이후셰익스피어는『루크리스의겁탈』(TheRapeofLucrece)과수많은소네트를남기며시인으로서의입지를굳혔다.
오늘날에도셰익스피어는단순한극작가가아니라,인간본성과세계를탐구한보편적사상가로읽히고있다.그의첫출판작인『VenusandAdonis』는그가얼마나대담하고도혁신적인문학가였는지를보여주는증거이자,그의작품세계를이해하는중요한출발점이라할수있다.

역자:마이너스(Miners)
언어장벽이라는광대한장애물속숨겨진가장빛나는보석을찾아내는광부한언어를다른언어로바꾸는작업으로끝내지않고,글에담긴영혼과맥락,그리고그안에담긴의도를찾아냅니다.숙련된광부가원석을꿰뚫어보듯,우리는문장이지닌고유한광채를발견하고,섬세하게다듬어세상에선보이기위해일합니다.

목차


비너스와아도니스8
소네트112
작품해설144
작가연보156

출판사 서평

★셰익스피어의첫출간작과불멸의시편들,욕망과사랑의총체★
★사랑의쾌락,질투와배신,그리고시간과죽음을넘어선언어의기적★
★관능과순수,젠더와권력의전복을담아낸르네상스문학의정수★

《욕망은꽃으로남았다》는셰익스피어의대표서사시『비너스와아도니스』와전반부소네트들을한권에담아,르네상스문학의매혹적심장을오늘의한국어로되살린작품이다.이책은단순한신화의재현이나고전의모음이아니라,인간존재·사랑·시간·죽음을탐구한셰익스피어문학세계의총체적초대장이다.

『비너스와아도니스』에서사랑의여신비너스는완벽한미남아도니스를향해집요한구애를던지지만,그는이를거부하고자유와사냥을선택하다가비극적죽음을맞는다.비너스의불타는입맞춤,아도니스의붉은피,그피에서피어나는아네모네꽃은욕망의덧없음과예술속사랑의불멸성을강렬한상징으로보여준다.이장면은젠더와권력관계를전복하며,사랑과욕망이단순한감정이아니라선택·자유·운명의문제임을드러낸다.

함께수록된소네트들은‘셰익스피어식소네트(ShakespeareanSonnet)’의전통적형식을지키면서도,청년의아름다움과시간의무자비함,사랑의구원과배신,그리고언어의불멸을노래한다.소네트XIX,XXX,XXXV,XLV등에서는탐식하는시간과죽음의냉혹함이,XVIII과XIII에서는시와후손을통한불멸의약속이,XL-XLII에서는사랑과질투,배신의아이러니가드러난다.셰익스피어는태양,구름,불사조,메리골드같은자연이미지를통해운명과감정의변화를비유하고,마지막두행의쌍행(couplet)으로희망이나반전을제시하며독자를사로잡는다.

이번번역은오행보격의리듬과은유의깊이를살려,원문의운율과숨결을가능한한현대한국어속에온전히옮기고자했다.이책은고전의아름다움을단순히복원하는데서그치지않고,사랑의환희와상실,욕망의힘과허무,청춘의찰나적아름다움이오늘의독자에게도여전히살아있음을증명한다.

《욕망은꽃으로남았다》는셰익스피어의사랑과욕망의미학,시간과불멸의역설,그리고인간감정의심연을이해하기위해반드시읽어야할,총망라된서사시이자시편집이다.이책은르네상스의숨결을품은언어의향연으로,시대와문화를넘어깊은울림을전할것이다.

책속에서

경이로운이여,부디말에서내려주오.
그오만한머리를안장머리에매어두시오.
이부탁을들어준다면,그보답으로그대는
꿀처럼달콤한비밀천가지를알게되리라.
이리와앉으시오,뱀한마리얼씬않는이곳에.
자리에앉으면입맞춤으로그대를덮어주리이다.”

“허나그대입술이역겨운포만감에
질리게하진않으리.
오히려풍요속에서굶주리게만들터.
붉어졌다창백해졌다,신선한변화를주며.
열번의짧은입맞춤은한번처럼,
한번의긴입맞춤은스무번처럼.
여름날하루가한시간처럼짧게느껴지리.
시간을잊게하는그런유희에흠뻑빠져든다면.”
(p.10)

그가눕자마자그녀도그옆에길게몸을눕히고,
둘은팔꿈치와엉덩이에몸을기댄채있었다.
그녀가그의뺨을쓰다듬자그는얼굴을찌푸리며,
꾸짖으려하자그녀는재빨리입술로
그의말을막았네.
입맞추며욕정어린,
숨이끊어지는듯한속삭임으로말했으니,
“꾸짖으려한다면,그대입술은
결코열리지못하리.”
(p.12)

“입맞추기부끄럽나?그렇다면눈을감게,
나도눈을감으리니,그러면낮은밤이될것이네.
사랑은단둘뿐인곳에서축제를벌이는법,
대담하게즐기시오,
우리의유희는아무도보지못하네.
우리가기댄이푸른핏줄의제비꽃들은
결코비밀을누설하지도,
우리의뜻을헤아리지도못하네.”

“그대의매혹적인입술에맺힌부드러운봄은
그대의미숙함을드러내지만,
맛볼가치는충분하네.
시간을활용하시오,기회를허비하지는말게.
아름다움은그자체로낭비되어서는안되네.
한창때꺾이지않은고운꽃들은
곧썩고시들어사라지고말것이네.”
(p.21)

이제아도니스는나른한정신으로,
무겁고,어둡고,불쾌한눈빛을띠고,
찌푸린눈썹이그의고운시야를가렸으니,
마치안개가하늘을뒤덮은듯했네.
뺨을찡그리며외쳤네.
“아,사랑얘기는그만하시오.
햇볕에얼굴이타니,이만가야겠소.”

“아아,”비너스가말했네
“젊은데어찌이리무정한가!
떠나려는변명으로그런구차한말을하다니!
내가천상의숨결을내쉴테니,그부드러운바람이
이글거리는태양의열기를식혀주리다.
내머리칼로그대를위한그늘을드리우고,
머리칼마저타오르면,내눈물로꺼주리다.”
(p.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