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

백야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

$17.00
Description
『백야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주요 단편 세 편-「백야」, 「지하에서 쓴 수기」, 「작은 영웅」-을 한 권에 담아, 인간 내면의 세 층위를 서로 다른 색채로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각 단편은 길이와 구조는 다르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경험하는 고독, 욕망, 자기 파괴적 성찰, 그리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의 혼란을 정밀하게 드러내었다. 번역본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세 작품은 마치 서로 다른 음색을 가진 악기지만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조화롭게 울리는 데서 오는 묵직한 공명을 만들어냈다.
「백야」는 도시 외곽의 쓸쓸한 방에서 홀로 살아가는 청년이 하얀 밤을 배경으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랑을 경험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고독 속에서 무한한 상상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가다가, 어느 밤 낯선 여인을 만나며 처음으로 누군가와 세계를 공유한다는 감각을 얻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마치 백야의 빛처럼 찰나적이며, 그 꿈같은 시간은 곧 현실의 벽 앞에서 사라지고 만다. 번역본에 흐르는 청년의 독백은 결핍과 희망이 한데 얽힌 감정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담아내었고, 독자로 하여금 ‘기쁨과 상실이 같은 순간에 존재할 수 있다’는 기묘한 진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하에서 쓴 수기」는 인간 의식의 어두운 바닥을 향해 내려가는 독특한 형식의 고백록이다. 이 작품의 화자는 상처받기 쉬우면서도 극도로 오만하고, 타인을 경멸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적 존재로 그려졌다. 그는 병든 듯한 자기 분석 속에서 자신의 악의, 비굴, 자학, 미묘한 향락까지 모든 감정을 드러내며, 그 과정에서 독자는 그가 스스로를 찢어발기듯 서술하는 심리 상태를 그대로 마주하게 된다. 번역본은 특히 그의 ‘과도한 의식’이 어떤 방식으로 인간을 행동 불능의 상태로 이끄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그는 자신의 모순을 이해하면서도 벗어나기를 거부하고, 세계를 비웃으면서 스스로에게도 냉혹한 판단을 내렸다. 이 모든 흐름은 단순한 자기연민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가장 비틀린 층위를 보여주는 문학적 실험이자 철학적 탐구로 기능하였다.
「작은 영웅」은 정반대의 결을 지닌 작품으로, 어느 아이가 자신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의 세계를 경험하는 어른들을 몰래 관찰하며, 스스로도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과 질투, 동경을 깨닫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번역본의 서술은 어린 화자의 시선에서 세계가 얼마나 거대하고 미묘하게 흔들리는가를 자연스럽게 담아내었고, 어른들의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서 아이가 감지하는 심리적 긴장과 환상은 독자에게 어린 시절 감정의 예민함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이 작품집은 도스토옙스키라는 거대한 작가를 이해하기 위한 세 개의 입구처럼 기능한다. 한쪽에는 빛이 깃든 사랑의 서정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의식의 심연을 향한 무거운 추락이 있으며, 또 다른 쪽에는 성장의 문턱에서 발견되는 미세한 떨림이 존재한다. 세 작품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인간을 바라보지만, 최종적으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동일한 질문에 서로 다른 해답을 건넨다. 그 질문들은 단순한 진술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세계를 다시 돌이켜보게 하는 문학적 장치가 되었다.
저자

표도르도스토옙스키

표도르도스토옙스키는러시아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서,인간내면의가장복잡하고모순된영역을집요하게탐구한인물이었다.그는단순히사회적배경을묘사하는데그치지않고,인간이스스로를이해하지못한채분열과욕망,죄책감과구원사이를헤매는모습을문학적장치로정교하게형상화하였다.도스토옙스키의세계는언제나고통과깨달음,자기부정과희망의충돌속에서발전했으며,이러한특성은그의생애전반에걸쳐이어졌다.
그는젊은시절혁명사상모임에연루되어사형직전까지갔다가시베리아유형으로감형되는극적인사건을겪었다.이경험은그에게인간존재의한계와고통,믿음,자유의지에대한깊은사유를남겼고,이후그의작품전반에강렬한심리적울림을형성하였다.특히유형지에서만난다양한인물들은그의문학이다루는인간군상의프로토타입이되었으며,죄와구원,희생과자기파괴의문제는그의모든작품에서중요한자리를차지하였다.
단편들또한도스토옙스키문학에서핵심적의미를지닌다.「백야」는초기그의감수성을엿볼수있는작품으로,고독한인간이공상과사랑사이를오가며세계와연결되기를갈망하는내면을섬세하게그렸다.「지하에서쓴수기」는이후그의사유를결정적으로확장시킨전환점이되었으며,인간이합리적존재라는근대적관념에대한강력한반론을제시하였다.그는인간이때로는자신의행복보다고통을선택하고,이성보다충동을따르며,심지어스스로에게상처를내면서도자유를확인하려는존재임을어떤미화도없이드러내었다.이작품은이후실존주의사상과심리문학에지대한영향을주었다.
「작은영웅」은그의문학이단지어둡고무거운주제만다루는것이아니라,인간성장의미세한감정과따뜻한서정도포착할수있음을보여주는중요한증거이다.어린화자를통해도스토옙스키는세계를처음인식하는감정의순도를담아냈고,그감정안에서인간이성숙해가는과정의복잡함을가시화하였다.
도스토옙스키는한시대의작가가아니라,시대를초월해인간정신의구조를가장극단적으로탐구한작가였다.그의작품은단순한이야기를넘어,인간이세계앞에서느끼는불안과희망,사랑과파괴의양가적감정을이해하기위한사유의장이되었고,그장안에서독자는언제나자신과대면하게된다.

목차

백야7
첫번째밤9
두번째밤30
나스첸카의이야기51
세번째밤70
네번째밤81아침98

지하에서쓴수기105
1부.지하107
2부.젖은눈을핑계로166.

작은영웅309

출판사 서평

『백야그리고다른이야기들』은도스토옙스키라는거대한작가의세계를하나의축으로묶어보여주는작품집이다.세작품은서로완전히다른결을지니지만,그차이만큼인간존재의다양한층위를더욱선명하게드러낸다.번역본을기반으로읽어보면,각인물들이경험하는감정의움직임과심리적변화는무척사실적이면서도문학적으로정제되어있어,현대독자에게도깊은공감을일으킨다.
「백야」는외로운청년이꿈꾸는세계와실제세계의간극을보여주며,인간이스스로만든환상속에서어떻게위안을찾고,그것이현실과충돌하는순간어떤감정적붕괴가찾아오는지를섬세하게보여주었다.이야기의분위기는유려하며,특유의서정은이야기전체를부드럽게감싸지만,그속에는결코가벼움으로환원되지않는고독의그림자가자리한다.
그러나바로다음작품인「지하에서쓴수기」는그분위기를송두리째뒤집는다.지하인간의독백은불편하고,때로는모순적이며,읽는이를거부하듯공격적이기까지하다.그러나그고백속에서드러나는인간내면의복잡함은많은독자에게특별한충격을남긴다.그는이성적판단앞에서도흔들리고,합리적선택을알면서도고집스레그반대로향하며,스스로를비웃고스스로를짓밟으면서도멈추지못한다.이는도스토옙스키가인간이라는존재를얼마나정교하게해부했는지를보여주는강력한증거이며,작품의불편함은곧작품의진실성으로이어졌다.
「작은영웅」은다시감정의결이바뀌어,성장의문턱에서어린화자가경험하는사랑과동경,부끄러움의감정을담담한시선으로그려냈다.아이의눈에보이는어른들의세계는기묘하게왜곡되면서도동시에아름답게보이고,그곳에서탄생하는감정의변화는독자에게잔잔하고도깊은울림을남겼다.
이세작품을함께읽으면,인간이라는존재가하나의정서나하나의논리로결코설명될수없는다층적존재임이자연스럽게드러난다.도스토옙스키는인간의무력함과강함,사랑과분열,서정과냉혹함을모두포착하였고,그의문학은그충돌속에서빛을발했다.『백야그리고다른이야기들』은한밤의고독,의식의소음,성장의떨림을한권에담아내어,독자가인간마음의가장섬세한결을다시느끼도록이끌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