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

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

$24.00
Description
박찬일 셰프ㆍ박준 시인 추천
우리 음식을 향한 옛 문인들의 ‘침 고이는 짝사랑’
우리는 흔히 한시(漢詩)를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교과서 속 점잖은 선비들이 사실은 현대의 ‘먹방’ 유튜버보다 더 섬세하고 감각적인 미식가였다면 어떨까?
『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은 조선 시대 지식인들이 남긴 음식에 관한 시와 산문을 추려 작품에 담긴 일화와 배경을 함께 풀어 쓴 독특한 미식 인문서다. 김려, 박제가, 서거정, 정약용, 유득공, 윤선도, 이규보, 이색, 체제공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남긴 문장 속에는 오이 하나, 상추 한 잎을 향한 뜨겁고도 순수한 사랑이 넘실댄다. 가족, 친구, 이웃들과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당대 사회상을 비롯하여 지금은 먹지 않는 재료와 하지 않는 조리법은 물론 한식의 으뜸이라 할 장류, 천연재료, 계절음식들이 아름다운 한시들과 함께 풍성하게 펼쳐지는 독특한 인문서.

“인생은 제 입에 맞는 것이 진미!”
조선 문인들의 힙한 미식 라이프
입맛 돋고 군침 도는 맛있는 한시漢詩 한 상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박제가와 유득공은 둘도 없는 친구였다. 둘은 ‘호박’을 두고 재미있는 시를 여러 편 주고받았는데 박제가의 『정유각사집貞蕤閣四集』에는 유득공이 보내온 ‘호박 시’에 차운하여 화답한 시가 실려 있다. 호박을 얇게 썰어 줄줄이 매달아 볕에 말려 호박고지를 만들고, 들깨를 듬뿍 넣어 구수한 국을 끓이고, 길게 잘라 졸여 목살 고기와 함께 고춧가루, 석이버섯 가루를 고명으로 얹기도 한다면서 ‘달달 볶아 떡 사이에 넣어’ 먹는 것은 ‘내가 만든 비법’이라 읊더니 급기야 스스로를 ‘호박 집의 어른(과정장瓜亭長)’이니 ‘호박 고을의 수령(과주지주사瓜州知州事)’이라 부른다. 그러자 유득공은 이 시에 차운하여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박제가를 놀린다.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정유거사가 자칭 과주지주사라 말하며
열 번의 고과에서 모두 상상으로 평가받은 것을.
또 호박국, 호박떡을 눈앞에 가득 놓고서
술에 취한 뒤 철여의 들고 춤추는 것을.
君不見貞蕤居士自稱瓜州知州事 十考皆書上上字
瓜湯瓜餠滿眼前 醉後能舞鐵如意
-유득공, 『영재집泠齋集』, 「다시 정유거사의 시에 차운하다復次貞蕤居士韻」 제2수

박제가는 호박 요리의 달인이기도 하지만 “만두 백 개, 냉면 세 그릇”은 먹어야 배가 부르다 할 만큼 ‘만두 먹보’로도 유명하다. 그는 어느 군인이 시를 청해 오자 ‘만두 3백 개 정도는 대접’ 받아야 시를 써 주겠다며 건넨 농담을 『정유각사집』에 다음과 같은 시로 남기기도 하였다.

만두 삼백 개쯤은 먹어 치운 뒤라야
선생께서 붓을 잡고 휘두르기 시작하지.
也消三百饅頭顆 便是先生落筆時

만두 먹보답게 외롭고 고달픈 유배지에서 맞은 생일에는 누님의 ‘메밀만두’를 떠올리며 “이 세상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은, 생일에 더욱 서럽구나(人間孤露子, 生日增悲哀)” 탄식한 뒤, “안타깝다 만두 빚는 빼어난 솜씨를, 북방으로 보내오지 못하는 것이(可惜饅頭手, 不送北方來)”라고 읊기도 하였다.
조선 최고의 글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김려는 ‘강이천 유언비어 사건’과 ‘신유사옥’에 연루, 연이은 유배 생활 끝에 친구가 마련해 준 삼청동 셋집 텃밭에 채소를 직접 심어 먹었다. 그러고는 채소마다 시를 읊어 남겼으니 「여러 가지 채소 오언고시 10운 19수」 연작시다. 특히 쌈을 즐겨 상추와 곰취를 두고 쓴 시는 보는 사람마저 군침이 돌게 한다. 상추는 고추장에 저민 생선을 넣은 겨자즙과 술지게미초에 절인 생강을 넣어 만든 쌈장을 보리밥과 함께 싸서 먹고, 곰취는 붉은 고추장을 쌀밥에 싸서 먹었다. “입을 쫙 벌리고 우적우적 먹고서/배가 불러 북쪽 창 아래 누우면/이야말로 신선이 따로 없지(大嚼吻弦張 飽頹北牕下 是民眞羲皇)”라며 행복해한 김려의 시에서 매꼼짭짤한 양념장에 어우러진 상추와 곰취의 쌉싸름한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토록 맘에 흡족한고!”
맛으로 쓴 한시, 다정한 마음으로 읊어 보는 삶의 맛…
박찬일(셰프·작가), 박준(시인) 추천
『나를 보고 단것에 미쳤다고 하든 말든』은 이처럼 조선 시대 문인들의 음식에 관한 시와 산문을 중심으로 그에 담긴 일화를 함께 풀어 쓴 책이다. 김려, 박제가, 서거정, 정약용, 유득공, 윤선도, 이규보, 이색, 체제공 등 백여 명이 남긴 삼백여 수의 시와 산문들이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오랫동안 옛 문인들의 뜻과 정이 담긴 글을 찾아 오늘의 독자에게 전해 온 저자는 이번에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한시를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텍스트로 변모시킨다. 그리고 방대한 고문헌 속에서 가장 ‘맛있는 문장’들만 추려 ‘한시 한 상’을 차려냈다. 상에 오른 음식들이 화려한 산해진미는 아니다. 눈 내리는 긴 겨울밤 아내가 장독에서 꺼내온 찬 김치 한 보시기와 술 한 잔에 감동하여 밤이 늦도록 정담을 나누고, 먼저 간 누님을 그리워하며 해마다 생일날이면 빚어 주던 만두를 떠올리기도 한다. 팔십 평생 처음 맛본 꿀의 단맛에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달콤한 한 입’의 기쁨을 시로 쓰고 가난한 살림에 텃밭을 일구며 오이와 가지, 호박을 예찬하는 선비들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짠하면서도 따듯하다. 아마도 맛있는 음식 뒤에 언제나 사람의 이야기가 있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하여 시인 박준 역시 이 책을 두고 “누구나 몸이 위태로울 때는 순하고 담백한 맛을 찾고 사람들과 흥성일 때는 성찬과 마주한다. 마음이 사나울 때는 음식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단순하지만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 음식은 저마다의 삶을 닮아간다”고 말했을 것이다. 또 글 쓰는 요리사인 박찬일 셰프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지금 먹는 한식은 풍요로울지는 몰라도 어쩌면 정말 맛있는 음식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추천사와 함께 적어 보내왔다.
인명과 서명, 편명, 작품명으로 꼼꼼히 정리한 찾아보기를 활용하여 낯익은 이름이 보이면 그 이름을 찾아 그 시부터 읽어도 좋고 그러다 문득 좋아하는 음식이나 식재료를 만나거든 그 뒤를 따라가도 좋겠다. “인생은 제 입맛에 맞는 게 바로 진미”라고 노래한 서거정처럼 입맛대로 제각각 나만의 한시를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저자

강혜선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한뒤동대학원에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성신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조선후기한문학을전공하였고옛문인들의뜻과정이담긴글을찾아소개하기를좋아한다.지은책으로『한시러브레터』,『여성한시선집』,『나홀로즐기는삶』,『한국의고전을읽는다3』,『정조의시문집편찬』,『박지원산문의고문변용양상』이있고옮긴책으로『주행백수』,『유배객,세상을알다』,『조선선비의일본견문록-대마도에서도쿄까지』등이있다.

목차

-서문_맛으로쓴시,시에담긴음식과인생
[나의특별한밥상]
고추장곁들인곰취쌈_김치·채소류∥여름에는무장김치,겨울에는짠지_이규보ㆍ눈덮인장독에서꺼낸찬김치_박은ㆍ술안주에그만인순무굴김치_이익ㆍ유자전복김치_남구만ㆍ늙은아내의가지섞박지_김려ㆍ호박요리의달인_박제가ㆍ상추쌈과곰취쌈_김려ㆍ당귀를겹쳐먹는곰취쌈_유득공ㆍ사계절으뜸인고추요리_김려ㆍ부들순볶음_서거정ㆍ사촌누이의오이장아찌_이색ㆍ식초에절인동아지_이민구*여종이훔쳐온호박을기꺼이먹은정약용ㆍ김려가기록한식재료정보
미나리듬뿍넣은쏘가리매운탕_어물·해조류∥개구리양념구이_권필ㆍ더위먹어생긴설사를다스리는개구리요리_이민구ㆍ강호제일의풍미는게_서거정ㆍ미나리를넣은쏘가리매운탕_정약용ㆍ쥐에게도둑맞은은어_김정희ㆍ정조께서내려주신붕어찜_채제공ㆍ밥상에올라온북어_유득공ㆍ아내가만든토하찜_서거정ㆍ석류알같은연어알젓_박제가ㆍ동해미역초무침과미역국_이색*매명전으로맛보는게ㆍ가야천의은어진상ㆍ명천어부태씨가잡은생선,명태ㆍ도성의새벽을여는채소할멈과젓갈영감
화로에구운꿩고기_육류∥소염통구이_권근ㆍ풍양별서에서맛보는닭고기_서거정ㆍ닭고기와게를곁들인가을저녁밥상_장유ㆍ채소밭을짓밟는꿩고기_최립ㆍ누님과함께화로에구워먹은꿩고기_서형수ㆍ우리집의돼지고기볶음과꿩국_김조순ㆍ살짝삶은달걀맛_이하곤*소염통구이를좋아한직제학김문ㆍ안동장씨의‘맛질방문’닭찜요리
금빛조를넣은물만두_기타∥늙은이의성긴이에딱맞는두부_이색ㆍ관악산신방암의찐만두와두부부침_이색ㆍ스님이아침거리로보내온만두_이규보ㆍ그리운누님의메밀만두_박제가ㆍ우리집며느리가만든물만두_이응희ㆍ나의양생법은무나물과율무죽_서거정ㆍ춘궁기를버티게하는무릇죽_김려*한양도성의죽집ㆍ암탉고기만두조리법

[문인들의미식회]
손녀의출생을기념한탕병회_서거정ㆍ채소로만차린삼구회_강세황ㆍ콩밥예찬과삼두회_이익ㆍ봄철시냇가의쑥국모임_이응희ㆍ일본에서도연쑥국모임_정희득ㆍ마니산참성단화전놀이_윤기ㆍ삼척죽서루화전놀이_채제공ㆍ한강뱃놀이에서먹는농어회와웅어간장구이_채제공ㆍ연잎줄기로마시는벽통음_서거정ㆍ서대문밖서지에서벌인벽통음_이인상ㆍ언덕에올라국화주마시는중양절모임_김창협ㆍ시월초하루에벌이는난로회_윤기ㆍ섣달그믐의난로회_박종선ㆍ노루고기전골과냉면이어우러진난로회_정약용ㆍ두붓국을끓여먹는연포회_정약용ㆍ눈오는밤정조가내린음식상_정약용ㆍ매화빙등연_이인상*막내아들의생일날제사에올린탕병ㆍ난로회를하다가얻은삶의교훈ㆍ한양·경기지역에서유행한신선로ㆍ눈오는밤에찾는요리,설하멱ㆍ산사의연포회를빙자한흉서모의ㆍ성균관유생들에게제공되는별미

[길위의밥상]
인생최고의맛_여행지∥산길을가다따먹은산딸기_이색ㆍ수리가잡아준쏘가리_김종직ㆍ지리산산행의행운,꿩고기회_김종직ㆍ광나루마을에서맛본토란국_윤선도ㆍ스님과함께화롯불에구워먹는토란_김창협ㆍ9월회양에서맛본잣죽_김상헌ㆍ시골밥상에오른굴비_신필영ㆍ인생최고의맛,갓김치메밀국수_박종선ㆍ칠십평생먹은옥수수_김정희ㆍ
동대문밖좌판의음식들_박규수ㆍ한양냉면을능가하는평양냉면_김택영ㆍ조선사신이청나라에서맛본떡,발발_유득공*북청유배지에서산딸기를즐긴이항복ㆍ참선하는스님도참지못한맛,꿩고기숯불구이ㆍ토란시를가장많이남긴시인,이규보ㆍ산행의안성맞춤술안주,굴비ㆍ도시락안주로담은엿과북어조각ㆍ다락원에서말린청어와북어채로바꿔먹은산나물ㆍ담천에좋은옥수수엿ㆍ달걀볶음을좋아한초란공ㆍ길을가다가사먹은국수,분탕
어린딸이보낸수박씨_유배지∥진도에서직접끓인율무죽_노수신ㆍ진도에서보내는전복껍데기술잔_노수신ㆍ집에부치는진도특산품_노수신ㆍ군수가보내준멧돼지다리고기_노수신ㆍ함안에서먹는냉잇국과고사릿국_이행ㆍ주인늙은이와찬김치안주삼아마시는막걸리_이행ㆍ모하스님이보내준표고버섯과석이버섯_이민구ㆍ문닫고끓여먹고싶은메밀수제비_김수항ㆍ막내딸이말려보낸수박씨_이광사ㆍ해미의아침밥상별미는굴_정약용ㆍ원산에서대접받은소염통꼬치구이와국수_김려ㆍ시루에찐강냉이_김려ㆍ폭설에갇혀삶은돼지고기를썰어먹으며마시는술_김려ㆍ진해남문밖술집의최고안주는대게_김려ㆍ제주에서중구에먹는호박떡_김정희*이하곤이맛본영암의굴구이

[계절밥상]
희고보드란_봄∥삼월삼짇날먹는쑥떡_서거정ㆍ친구가보낸삼해주_조임도ㆍ꽃그늘아래서즐기는송화주_이숭인ㆍ술고래친구를부르는진달래술_김조순ㆍ초파일에먹는상추쌈과진달래술_김윤식ㆍ세자를모시고강연을마친뒤먹은복국_유몽인ㆍ속아서먹어본치명적인맛,복국_유득공ㆍ한강서호의웅어회_김창협ㆍ복사꽃피는시절복어를대신한웅어_서영보ㆍ살구꽃봄비속에들리는청어파는소리_김정희ㆍ포구의할머니가어린손주에게구워주는청어_김려ㆍ단오에먹는귀리경단_김려ㆍ단오에마시는창포주_성운*청어구이를끼니마다즐긴재상,한용귀ㆍ성현과이식이기록한절기음식
백설같은빙수_여름∥유두에먹는수단_서거정ㆍ방축된신하의유두수단_신흠ㆍ호미씻이잔치에서먹는박나물_장유ㆍ집게손가락이절로움직이는개장국_이광덕ㆍ남태령에서스님이나누어주는참가사리콩국_김정희ㆍ얼음에탄오이_서거정ㆍ더위를날리는꿀탄빙수_이색*북경에서도끓여먹은개장국
감국막걸리의맛_가을∥성한왼손으로집어먹는달고살진게살_이규보ㆍ친구에게선보인호남의게맛_양경우ㆍ밤과완두콩안주삼아마시는술_이색ㆍ감국막걸리의맛_김조순*감국의쓰임새
팥죽이끓는소리_겨울∥임의방면빌며끓인동지팥죽_김려ㆍ동짓달오지에서끓는팥죽_이응희ㆍ대동강의얼린숭어회_이행ㆍ밉기도하여라,흰떡국_이덕무ㆍ설날에마시는백엽주_서거정ㆍ정월대보름에먹는복쌈_김려ㆍ둘째아들이보내온찰밥_이색*사계절의맑은취향과음식

[다과상]
우는아이도웃게하는_과일∥한밤중스님이내온다담상_이규보ㆍ친구와나누어먹는귀한귤_이규보ㆍ우는아이도웃게만드는달콤한홍시_이규보ㆍ손에서놓지못하는곶감꼬챙이_이규보ㆍ장사꾼들이다투어사가는곶감_김종직ㆍ시냇가돌위에말리는감껍질_김종직ㆍ손자들이떼쓰는배와대추_이색ㆍ얼음처럼입에서녹는배_이규보ㆍ적상산절간에서맛본별미,버섯과배_장유ㆍ소갈증을다스리는수박_서거정ㆍ강가친구집에서맛보는수박_권극중ㆍ늙은이의심심풀이,군밤_이색*감일백개에그대생각일백번ㆍ감에미친바보,심노숭
다정한벗이보내준_떡∥벗이보낸눈부신백설기_허균ㆍ간장을발라구워먹는메밀떡꼬치구이_이색ㆍ콩고물인절미_이익ㆍ임금님께진상하고싶은보리개떡_이익ㆍ숙종이좋아한느티떡_이이명ㆍ단풍든정방사에서맛보는차와송편_김창협*숙종의어의가기록한떡ㆍ사신행차가중국고려보에서사먹은송편
청담靑潭에어울리는_차∥관절통에좋은생강차_장유ㆍ스님이보낸생강으로끓인생강녹차_서거정ㆍ함양엄천사에서제자들과마시는차_김종직*지리산엄천사대숲의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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