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 바람이 품은 마디 (김병원 시집바람이 품은 마디)

죽향 바람이 품은 마디 (김병원 시집바람이 품은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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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병원 시집 『죽향, 바람이 품은 마디』 출간
- 세월의 마디마다 깃든 상처와 사랑, 역사와 신앙을 ‘죽향’으로 피워내다
시조의 전통적 기백과 현대 자유시의 감각을 한 권에 아우른 김병원 시인의 신작 시집 『죽향, 바람이 품은 마디』​가 도서출판 가온에서 출간된다.

이번 시집에서 김병원 시인은 삶의 굽이마다 새겨진 상처와 고뇌, 가족에 대한 애틋함, 역사와 현실에 대한 성찰, 그리고 절대자를 향한 신앙적 고백을 깊이 있는 시어로 길어 올린다. 정형시의 절제된 율격과 자유시의 확장된 호흡을 넘나들며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그 한계를 넘어서는 영성의 세계를 함께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표제의 중심이 되는 작품 「죽향 - 잎, 대, 마디」에서 대나무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다. 꽃피고 단풍드는 오랜 세월을 지나 회오리바람마저 견디며 마디를 만들어 온 한 생의 형상이다. 시인은 대나무의 ‘잎·대·마디’를 통해 굽이굽이 살아온 삶의 흔적과 고뇌를 돌아보고, 그것을 마침내 그윽한 향기로 숙성시킨다.

이러한 시적 태도는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고통은 고통으로 머물지 않고 빛으로 걸러지며, 상처는 또 하나의 생명과 사랑을 품는 자리가 된다. 김병원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자신의 시 쓰기를 삶의 선택이라기보다 하늘의 섭리로 받아들이며, 생의 여백까지 십자가 아래 바친다는 신앙적 고백을 전한다.

시집의 작품 세계는 크게 역사와 민족에 대한 기억,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선, 가족과 이웃을 향한 사랑과 종교적 영성​으로 펼쳐진다.

「천마도天馬圖」에서는 전통 시조의 장중한 율격 속에 민족의 기상과 역사적 상상력을 담아내고, 「비원悲願이 눈을 감은」에서는 6·25전쟁으로 고향과 가족을 잃은 실존 인물 ‘강흙발례 여인’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되새긴다.

반면 「싹쓸이 통발 그물 앞에서」와 「여의도 화백」에서는 오늘의 물질문명과 사회적 불균형, 정치적 언어의 허상을 날카롭게 바라본다. 화려한 구호보다는 노동 현장과 삶의 주변부에 시선을 두며, 결국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돈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오래된 마음’은 아닌지를 묻는다.

가족을 향한 서정도 깊다. 「발톱을 깎다가」, 「겨울 새벽」, 「가로등 켜진 강가」 등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의 기억을 통해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천륜의 정을 되살린다. 거창한 수사보다 생활 속 작은 장면과 기억을 통해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는 울림을 만들어낸다.

또한 「안쪽에서 열린 문」, 「말씀의 궤도」, 「봄날의 환희」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는 낮아짐과 비움, 기도와 은총의 세계가 두드러진다. 시인이 바라보는 구원의 출발점은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서 열리는 문’에 있다. 낮은 자리에서 스스로를 비울 때 비로소 새로운 빛과 길이 열린다는 것이 김병원 시 세계의 중요한 정신적 축이다.

형식에서도 이번 시집은 폭넓다. 전통적인 3장 구조와 율격을 살린 시조에서부터 감각적인 이미지와 긴 호흡을 활용한 자유시, 현장 경험을 담은 산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한 권에 담았다. 특히 「일점고래 사냥」에서는 극지의 사냥 현장을 통해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거는 아버지의 투혼을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분홍빛 여백」에서는 복사골 부천의 기억과 시간을 회화적인 언어로 되살린다.

김병원 시인의 시선은 화려한 중심보다 오래 견뎌 온 존재들에게 머문다. 대나무와 모래톱, 석탑과 강물, 노동자와 이민자, 부모와 이웃처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존재들을 오래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찾아낸다.

그래서 『죽향, 바람이 품은 마디』의 ‘향’은 꽃에서만 나는 향기가 아니다. 비바람을 견디며 하나씩 생겨난 삶의 마디에서 우러나는 향기다. 상처와 결핍, 그리움과 신앙, 시대의 아픔을 오래 삭혀 마침내 한 줄의 시로 건져 올린 향기다.

소멸과 결핍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시인의 태도는 이번 시집의 가장 큰 울림이다. 세월에 꺾이지 않고 마디를 만들며 더욱 단단해지는 대나무처럼, 김병원의 시는 삶의 상처를 지우기보다 품고 견디면서 그곳에서 새로운 향기를 길어 올린다.

『죽향, 바람이 품은 마디』는 한 시인의 개인적 고백을 넘어, 고단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낮아짐과 사랑, 연대와 희망의 의미를 다시 묻는 시집이다.
저자

김병원

목차

차례

5_시인의말

1부

13_탑을도는새
14_일점고래사냥
16_11월의막걸릿집
18_비원(悲願)이눈을감은-강흙발례여인의슬픈소원
19_안쪽에서열린문
20_분홍빛여백-복사골부천시
22_꽃보다깊은아름다움
24_천마도(天馬圖)
25_가로등켜진강가
26_이민자의밤
27_발톱을깎다가
28_눈이오는까닭
29_만추의정
30_바람의붓
32_가을폭포
33_가을연가(戀歌)
34_겨울새벽
35_결혼축시
36_고물상벽시계
37_기중기
38_봄날의환희

2부

41_봄날의폭우
42_비오는겨울바다
43_부드러운블랙
44_싹쓸이통발그물앞에서
46_죽향(竹香),바람이품은마디
47_비와음악
48_우리는흙인가?
49_저울대
50_몽환(夢幻)
52_운석(隕石)
53_스며드는것들
54_여의도화백
56_마주보고찍는카메라맨
57_길을트는강물
58_어느동짓달의아비새
59_마라도가는뱃길에서
60_새벽달

3부

63_솔안말산번지
64_연리지(連理枝)
65_일출(日出)앞에서
66_환상어
68_확성기멘트
70_통기타
71_봄날밤
72_헌혈대에누워
73_감고도볼수있는사람
74_혼인서약
76_갖지않고갖는일
77_등따슨날
78_보정되지않은사진
80_상송(想頌)
82_술람미여인
84_탄생
85_애기봉(愛妓峯)의애환
86_연평도

4부

89_꿈의날개
90_중동초등학교교가
91_중앙공원허수아비
92_카메라맨을찍은사진
93_어떤모임
94_허기진신혼생활
96_풀잎의혼불
98_태엽감는베짱이
101_사하모래톱
104_빌딩숲의밤
106_탁상공론
107_이름없는자리
108_가을빛을엮다
111_그래도거기에는
112_못의변형

5부

115_두빛
116_선택의하루
118_돌무지
120_이번에고향에가면
123_껍데기가나를입고

129_산문/사랑으로채운빈가슴

135_총평:AI제미나이
요약.본문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