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한국 미술, 이슬람 문화와 만나다 (금속기술과 쌍조교경문 사례 연구)

중세 한국 미술, 이슬람 문화와 만나다 (금속기술과 쌍조교경문 사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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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문화에 남겨진 이슬람 문화
종교적 특이성을 담고 있는 이슬람 문화의 흔적을 우리 문화 속에서 찾아가 보는 여정을 담았다. 만일 한반도의 왕조가 대제국과 함께 했던 기록을 현상이나 유물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면, 한국 미술의 지평은 한결 커질 수 있고, 한국 문화의 포용성 역시 크게 부각될 수 있다.
더하여, 이슬람 문화와 우리 문화의 관계를 고민하다 보면 우리가 지금 ‘미술’, ‘예술’이라고 당연시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게 된다. 더 나아가, 문화를 규정하는 우리의 기준이 지나치게 서구중심으로 편파적일 수 있다는 반성도 하게 된다.
우리 문화와 이슬람 문화 간의 교류 가능성은 또 다른 관점에서 기존의 편견에 대해 반성하게 만든다. 흔히 서구인들이 ‘문명의 충돌’이라는 관점으로 이슬람 세계를 바라보는 거 같지만, 물질문화의 측면에서 중세 기독교 문명권인 비잔틴제국과 이슬람 세계, 근세 서유럽과 이슬람 세계의 상호 작용을 자주 다룬다. 다면적인 방향에서 역사적인 현실을 재구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연구를 보면 물질문화의 사례로 역사의 공백기를 메꾸어가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역사를 재구성해낼 수 있음을 실감한다.

저자

김인성

저자:김인성
현재런던대학교아프리카아시아연구원(SOAS,SchoolofOrientalandAfricanStudies)연구교수.2008년SOAS미술사학과학사,박사(학위논문:IslamicMaterialCultureinMedievalKoreaandItsLegacy,2017).물질문화측면에서중세한국과이슬람세계의교류관계를연구하면서당대유라시아전체의맥락에서중세한국문화를조망하는시도를이어가고있다.TheReviewofKoreanStudies,BurlingtonMagazine등에논문을출간하였고,『불교와이슬람,실크로드에서만나다』(한울,2024),『아랍문화의미학』(사회평론,2025)의역서가있다.미술사연구에몰두하기전에는영문학자로활동하였고현재미술사연구와함께기존저술작업을병행하고있다.대표적인영문학관련출판물로는『시인의자리를찾아서(영국문학기행1)』,『소설가의길을따라(영국문학기행2)』(2005~2006),『영어의숲을여행하다』(평민사,2011)등의저서가있고,역서로는『역사속의페미니스트』(1998·2007년개정판),『더이상어머니는없다-모성의신화에대한반성』(1996·2002년개정판)등이있다.이화여자대학교영어영문학과에서학부를시작하여존밀턴에관한연구로동대학에서1991년박사학위를받았고,런던으로이주하기전까지모교에서강의했다.

목차

서문
머리말

[제1부]신라와이슬람세계의교류
제1장역사적배경
1.‘알신라al-Silla’8세기말부터11세기까지
2.신라인과무슬림의만남중국을매개로
3.이슬람문화권과중국1군사적,정치적접촉
4.이슬람문화권과중국2교역
5.신라인과무슬림의만남항해술과번방(蕃方)
6.신라인과무슬림의조우사례양저우(揚州)

제2장이슬람세계에서신라로‘사피드루이(Safidruy)’와유기(鍮器)
1.‘이슬람미술’의기원과특징
2.이슬람종교의요구와이슬람미술의대응백색청동기,사피드루이(safidruy)
3.금속기술백동(白銅)의개념
4.백동白銅의제조과정사피드루이와유기(鍮器)
5.신라의금속가공기술과방짜유기
6.백색청동기‘사하리’와신라의유기,이란의‘사피드루이’
7.신라백색청동수저의문화적의의
8.‘사하리’,유기,사피드루이백색청동기의주석과그유입경로
9.이란권이슬람문화에서신라로백색청동기술

제3장신라에서이슬람세계로인발(引拔)기법(wiredrawing)
1.교역품한반도에서이슬람세계로
2.신라의금(金)과금사(金絲)
3.금사제조방법인발가공
4.신라의금사인발가공법의기원과보급
5.신라에서이란권이슬람세계로

[제2부]중세세계화와쌍조교경문
제1장한반도와중세세계화(Globalism)
1.한반도에온무슬림‘대식(大食)’과‘회회(回回)’
2.대식(大食),고려에오다
3.‘회회(回回)’몽골제국시대의공존

제2장중세세계화(Globalism)의문양‘쌍조교경문(雙鳥交頸紋)’
1.쌍조교경문(雙鳥交頸紋)개념정의
2.고려의사례
3.이슬람세계의사례
4.내륙아시아국제양식쌍조교경문의기원과확산
5.동아시아의쌍조교경문
6.조선의쌍조교경문문양의변모와소멸

맺으면서

[부록]
표1.이슬람역사문헌의한국관련기록
표2.한국역사문헌의이슬람관련기록

참고문헌
도판목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오늘날문화적교류의가능성을찾다

우리도모르는사이에물질문화에는그표현양식에따라매겨진등급이있다.현실에서는건축이가장중요하고,조각,회화,그리고공예의순서로중요도가고려된다.이순서를다시살펴보면,서양인들이자신들의미술을바라보던관점이기도하다.그들에게는서예(書藝)라는예술영역이존재하지않았다.전근대동아시아에서는서예는엄연히예술이었고,그것도가장중요한예술이었다.같은붓으로그림을그리고글씨도썼기때문에시와글씨와그림,즉시서화(詩書畵)는늘함께다녔다.이슬람문화에서도서예가가장중요한예술양식이었다.

전통적인이슬람미술에서는조각이극히드물다.회화도많지않다.우리가두루마리양식의그림을남겼듯이그들도서책의삽화로그림을남겼다.서양의회화가전시를염두에두고캔버스에그렸다면동아시아나이슬람문화권의그림은사적감상의대상이다.이렇듯이슬람문화와미술의남다른가치를이해할수있기를바란다.

이슬람미술은서양인들이당연시하는물질문화의서열을따르지않고,소위‘minorart’라고평가되는공예에아주많은공을들였다.다른표현양식이활성화되지않았기때문에예술가나장인들의에너지가여기로다몰려들었다는생각이들정도로정교하고화려한작품들이많다.산업혁명을겪으면서마구찍어나오는공장제품에우울을느꼈던영국인들이무슬림들의수공예에서위안을얻기도했다.무슬림들이제작한일상용품,대야(手盤)나주전자(注子)는유럽왕실의애호품이었고,심지어왕실의세례(洗禮)용기로특별관리되기도했다.일상성과예술성이혼재해있는이슬람물질문명의특징으로말미암아그들의공예품은어느종교나문화권으로든유입되어갈수있었다.이슬람미술의실용적인특징덕분에한국의물질문화에서도거부감없이그들의공예품을받아들였을가능성이있었으리라는생각을하게된다.

우리문화와이슬람문화간의교류가능성에있어서는특이점이있다.한국의지정학적위치,종교적배경,역사적발전등은이슬람세계와공통성을보여주지않는다는것이다.여기에더해기독교와이슬람간의교류연구에대해서적극적인연구자들도불교와이슬람의역사적관계에대해서는부정적이라할만큼회의적이다.불교와이슬람의이질감은대부분우리시대의산물이다.중세시대에는최소한이슬람세계에서다른문화에대해지금과같이이질적이지는않았다.실은바그다드의압바스칼리파아래에서막강한정치적권력을행사했던바르마크(Baqrmak)가문은오래된불교도가문이었다.
결국,이슬람제국과불교문화권이었던한반도사이에어떤유형의교류나문화적접촉도불가능하지는않았다.그러한관념의한계를넘어,『중세한국미술,이슬람문화와만나다』에서중세무렵시작된이슬람문화의교류의장을오늘날다시금이어갈수있는지점을만날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