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과‘지성’이라는오랜문학적화두
이번비평집의제목에사용된‘망명’과‘지성’은저자가오랫동안품어온문학적화두이다.저자는3부「문학적망명자가품은지성과고뇌」에서김석범,김시종,김학영,서경식,서준식등재일한인문인의글쓰기를‘문학적망명자’라는관점에서조망한다.
문학적망명자의자의식은그들에게세상과사회를대하는치열한태도와한층깊고넓은시선을부여했다.저자는이들의글쓰기에깊이공명하며,지금까지충분히논의되지못한작품과글쓰기를애정어린시선으로분석하고해석한다.
저자는망명자의실존과태도가지성의확장으로이어지는맥락에주목한다.설사실제망명자가아니더라도,디아스포라와이산의체험은내면의분열과상처를통과하며세상을바라보는고유한시야,곧지성의힘을형성한다는것이다.이러한문제의식은김석범과서경식의글쓰기에대한치밀한분석을통해더욱선명하게드러난다.
비평은최고의작품과나누는깊은대화
저자는‘책머리에’에서자신의비평관을분명하게밝힌다.조지스타이너의비평관에기대어,당대의지성사와문학현장에서가장탁월하고문제적인작품과밀도깊게대화하는것이야말로진정한비평의역할이라고말한다.
『망명과지성』은김석범의대하소설『화산도』,최인훈의장편소설,그리고조해진과김혜진의신작장편에이르기까지뛰어난문학적성취와나눈비평적대화의산물이다.저자가이러한비평관을강조하는이유는김석범,최인훈,이청준등문학적지성과매력의높은경지를보여준작가들의작품세계안에아직충분히해석되지않은텍스트가많이남아있기때문이다.
모두6부로구성된비평적사유의여정
『망명과지성』은모두6부로구성되어있다.1부「이시대의문학과지성을응시하며」에는오늘의문학을바라보는근본적인문제의식을담은글들이실렸다.2부「지성,역사,문학:내가사랑한작가들」에서는최인훈,최일남,조세희,현기영,황석영등한국현대문학의주요작가들을다룬평문을만날수있다.3부「문학적망명자가품은지성과고뇌」에서는김석범,김시종,김학영,서경식,서준식등재일한인디아스포라의문학과글쓰기를탐구한다.4부「김윤식,열린지성과글쓰기의열정」에는2018년작고한비평가김윤식을다룬네편의글이수록됐다.5부「이시대문학을바라보는시선」에는조해진,박형서,정희성,허연,이재무,이문영,허태준의소설과시,산문을다룬평문이담겼다.6부「문학현장의다양한풍경들」에는『한겨레』크리틱지면에연재했던단평을중심으로,이시대문학현장의다양한개성과목소리를담은글들이실렸다.
비평의고유한매력을증명하는결실
『망명과지성』은단순히지난글들을묶은비평집이아니다.저자의뚜렷한문제의식과비평관이선명하게드러나는책이다.저자는오늘의비평이지성과사유의깊이를품은작품에더욱관심을기울여야한다고말하며,비평의고유한역할을다시강조한다.
저자는“비평이그자체로고유한개성을통해매력적인읽기의대상이되어야한다”는생각을오랫동안지녀왔다.『망명과지성』은비평이창작의종속적인구성요소가아니라,독자적인문학적매력을지닌글쓰기임을보여주는책이다.저자특유의단정하고유려한문체,그리고깊이있는사유가어우러진이번비평집은오늘의문학과지성의의미를다시묻는소중한결실이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