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이론의 목적과 구조 (양장본 Hardcover)

물리 이론의 목적과 구조 (양장본 Hardcover)

$30.06
Description
유명한 ‘뒤엠-콰인 논제’의 사상적 원천
19세기 과학 사례로 풀어낸 과학철학의 고전

이 책은 프랑스의 이론물리학자이자 과학사·과학철학 연구자로서 중요한 공헌을 남긴 피에르 뒤엠(Pierre Duhem)의 대표작이다. 뒤엠이 활동하던 시기 과학을 둘러싼 인식론적 논의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과학 이론을 실험 결과들의 경제적 서술로 이해할 것인지, 아니면 자연의 실재를 설명하는 존재론적 체계로 이해할 것인지 하는 문제였다. 뒤엠은 당시 ‘유명론’으로 불리던 반실재론적 흐름에 가까운 입장을 취하면서, 물리 이론의 진위는 실재와의 일치가 아니라 실험과의 일치 여부에 의해 평가된다고 주장한다. 과학 이론의 형식적·구조적 성격을 강조하는 이러한 관점은 동시대에 보다 실재론적 과학관을 옹호했던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의 입장과 대비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과학철학의 중요한 논점을 형성한다.
책은 물리 이론이 어떤 활동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구조를 갖는지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해명한다. 특히 19세기의 다양한 과학 이론들, 그중에서도 전자기학을 자주 사례로 삼아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과학사적 저술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콩트 이후 전개된 프랑스 인식론 전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현대 과학철학의 주요 문제의식이 형성되는 과정도 보여 준다. 뒤엠의 과학철학은 이후 콰인(W. V. O. Quine)에 의해 재해석되면서 널리 알려진 ‘뒤엠-콰인 논제’로 발전하였고 토머스 쿤(Thomas Kuhn)의 과학철학에 핵심 기틀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저자

피에르뒤엠

(PierreDuhem,1861~1916)
1916년9월14일,55세의나이로세상을떠났으며,이론물리학자,과학사학자이자철학자로서업적을남겼다.그는평생프랑스의여러지방대학에서물리학을가르쳤다.1887년부터1893년까지릴에서,그뒤로1년간렌에서짧게머물렀고,마침내1894년10월보르도대학교에부임했다.고등교육국장L.리아르가약속한대로이새로운부임지를끝으로파리소르본에서남은교수경력을마무리할것이라예상했지만,그가‘프랑스공식과학의교황들’이라부르던이들의배척을받아보르도를떠나지못하게되었다.그는1895년보르도대학교의이론물리학교수로임명되어생을마감할때까지그직위를유지했다.
그는1892년결혼한지불과2년만에아내의죽음이라는비극에깊이상처받은채고독하게살았다.오랜기간에걸쳐집중적인연구를이어갔으며,드물게는오드주몽타뉴누아르산기슭의카브레스핀에있는별장에서휴식을취하곤했다.그러나자신의연구가인정받지못하고아이디어가확산되지못하는세월이길어지자다소어두운모습을보이기도했다.그는레지옹도뇌르훈장등공식적인수상제안을모두거절했으며,어디까지나물리학자로인정받는것에고집을보였다.이론가로서인정받으려한의지는그가과학사교수직으로콜레주드프랑스에후보로추천되는것을받아들이지않은것에서도드러난다.이는그의뚜렷한독립적사고와함께불굴의정신을보여준다.
피에르뒤엠은저작대부분을보르도시절에집필했다.이들중일부는이전에《철학잡지》,《크리스트교철학연보》등다양한학술지에산발적으로게재된바있다.1906년단행본으로처음출간된이책또한1904년4월부터1905년7월까지《철학잡지》에게재된글들을모아엮은것이다.

목차

제2판서문
서문

제1부물리이론의목적
제1장물리이론과형이상학적설명
제2장물리이론과자연적분류
제3장서술이론과물리학의역사
제4장추상적이론과역학적모델

제2부물리이론의구조
제1장양과질
제2장제1성질들
제3장수학적연역과물리이론
제4장물리학실험
제5장물리법칙
제6장물리이론과실험
제7장가설의선택

부록
미주
옮긴이해제

출판사 서평

물리이론은실험결과를‘서술’하는체계,정합성이중요한기준
영국경험주의적과학의‘모델(모형)’중심전통에대한비판

뒤엠은실험을통해확립된법칙과그것을설명하려는이론사이에는상당한간극이존재한다고본다.실험법칙은물리실험을통해비교적확실하게정립되지만,이론은종종특정형이상학적가정에의존하기때문이다.그렇다면특정형이상학에종속되지않으면서도과학적으로유효한이론은어떻게가능할까?이러한문제의식속에서뒤엠은“물리이론은설명이아니라일군의실험법칙들을표상하는수학적명제들의체계”라고주장한다.다시말해물리이론은‘실험결과의경제적서술’로이해되어야하며,자연의실재를직접적으로설명하는존재론적체계와는구별된다.
그렇다고해서이론과실재의관계가완전히단절되는것은아니다.기호적체계로서의이론은실재에접근하고있다는인상을줄수있지만,예측의성공이곧실재의발견을의미하는것은아니라는것이뒤엠의입장이다.그는빛의굴절이론의역사적전개를검토하면서,물리이론의핵심은서술적기능에있으며설명적요소는그것을둘러싼해석적장식에가깝다고논증한다.
과학사적으로흥미로운대목은물리이론의추상성과‘모델(모형)’개념을논하면서영국과학자들의연구경향을비판적으로검토하는부분이다.뒤엠은제1원리를발견하고이를수학적으로연역하려는전통을대표하는르네데카르트(Ren?Descartes)와경험적사실을체계적으로수집하려는전통을대표하는프랜시스베이컨(FrancisBacon)을대비시키며,이러한차이가과학연구의방법에서도드러난다고본다.특히영국과학에서는실제장치나물리적모형을통해자연현상을설명하려는경향이두드러지는데,뒤엠은윌리엄톰슨(켈빈경)과제임스클러크맥스웰(JamesClerkMaxwell)의사례를언급하며이러한전통을비판적으로분석한다.
요컨대뒤엠에게실재와직접대응하는것은실험법칙이며,이론은이러한법칙들을논리적으로조직하는체계적장치다.따라서물리이론의첫째기준은경험과의적합성뿐아니라논리적정합성에있다.

물리학에서‘결정적실험’은불가능하다
가설선택의조건을분석한고전적논의

이책에서가장중요한부분은물리이론과실험의관계,그리고여러가설가운데어떤것을선택해야하는지를다루는대목이다.뒤엠은실험이하나의고립된가설을직접적으로검증하거나반증하지못한다고주장한다.만약실험결과가물리학자의예측과일치하지않는다면,그것은이론체계를구성하는여러가설가운데적어도하나가수정되어야한다는사실을알려줄뿐이다.그러나어떤가설을수정해야하는지는실험자체가결정해주지않는다.바로이점에서그는물리학에서‘결정적실험’이존재할수없다고말한다.
뒤엠은아이작뉴턴(IsaacNewton)의천체역학과앙드레-마리앙페르(Andr?-MarieAmp?re)의전기역학을예로들면서,하나의가설이반증되었다고해서곧바로경쟁가설이검증되는것은아니라는점을보여준다.이러한논의는훗날‘뒤엠-콰인논제’로알려진문제의식을예견하는것으로평가된다.
그렇다면물리이론을구성하는가설들은어떤기준에따라선택되어야할까?뒤엠은만유인력이론이형성되는과정을검토하면서다음과같은조건들을제시한다.첫째,가설은그자체로논리적모순을포함해서는안된다.둘째,이론을구성하는여러가설들은서로모순되지않아야한다.셋째,이러한가설들의체계는수학적연역을통해실험법칙들을충분한근사로표상할수있어야한다.
『물리이론의목적과구조』는과학과철학이점차분리되고다양한인식론적논의가활발히전개되던시대의지적분위기를잘보여주는고전이다.오늘날의과학철학과는다른맥락에서쓰인부분도있지만,물리이론과실험의관계를깊이있게성찰한고전으로서여전히읽을가치가있는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