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라이프

네버엔딩 라이프

$16.80
Description
열아홉 살의 마지막 날, 서은은 부모의 죽음, 가난, 사람들의 괴롭힘 속에서 모든 것을 끝내고자 여러 번 죽음을 시도한다. 하지만 천계의 새로운 규칙 때문에 죽지 못한다. 매번 그녀 앞에 나타나는 저승사자 역시 그녀를 데려갈 수 없다. 그렇게 죽을 수도, 데려갈 수도 없는 두 사람의 이상한 인연이 시작된다. 죽음과 삶 사이에 남겨진 서은은 경숙의 카페에서 같은 고통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으로 ‘살아보는’ 일상을 경험한다. 낯선 사람들과의 어색하지만 진심 어린 대화, 커피 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그녀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온도를 느낀다. 죽음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서은의 마음속에서는 ‘살아보고 싶다’는 감정이 조용히 자라나지만….
저자

정하린

저자:정하린
글로위로를전하고싶은작가‘정하린’.
인생을스쳐가는많은순간속,
제가쓴한문장이남아있기를바라며
오래도록글을쓰고싶습니다.
마음을다해글을쓰는작가.

목차

프롤로그-죽지않는여자
N생을사는여자
죽음을걷는저승사자
삶의끝에선사람들
죽지않는사람들
삶의끝
에필로그1-끝나지않은이야기
에필로그2-업보
에필로그3-친애하는당신께

출판사 서평

“나는죽어도죽지않았다.
신은나에게죽음조차허락하지않았다.”

열아홉,12월31일,고등학교3학년의마지막.죽기에딱좋은때였다.차가운겨울의칼바람이불던날,서은은한강물에몸을던져스스로목숨을끊는다.지독한가난과서은을낳고돌아가신어머니,며칠전갑작스럽게사고로돌아가신아버지,가난한서은을장난감취급하던아이들,그를방관하던아이들.자신에게남겨진것이라고는부모님이남긴빚과계속해서쌓여갈빚,앞으로홀로살아가야할자신의몸뚱이뿐.
그렇게서은은처절하게세상에홀로남겨져고단한삶을조금은쉬고싶다,평온해지고싶다,생각하며강물에몸을던졌다.하지만,그녀는왜인지죽지않았다.그후로,몇번을더죽기위해애썼다.그러나신은그녀의죽음조차도뜻대로되게놔두지않았다.되살아날때마다서은의곁에는저승사자가있었다.저승사자가건넨쪽지의주소로찾아간서은은경숙을만난다.카페를운영하는그녀역시죽어도죽지않는삶을살고있었다.경숙은그런서은에게자신의카페에서아르바이트를하지않겠냐며제안하고,그렇게서은과경숙은함께일하며함께지내게된다.

“신이피로합니다.그래서당분간,
스스로죽은사람은천계에올수없습니다.”

한편,원로신의과중한업무로스스로목숨을끊은자중일부의소환을뒤로미루며,죽어도죽지않는사람들이하나둘씩늘어난다.저승사자는죽지못한이들을돌려보내며자꾸만마주치는서은이점점신경쓰인다.감정이허락되지않은채매일죽음을인도해온그에게도서은은이질적인울림이었다.“힘들지않냐”는서은의조용한한마디는,저승사자의세계에난생처음생긴금이었다.감정이없는존재로살아온그는서은의한마디한마디에흔들리기시작한다.

죽어도죽지않는여자‘송서은’과그여자를데리러온저승사자.
그리고늘죽음을걷는사람들의이야기를다룬휴먼판타지드라마

죽음은보통모든것이끝나는지점이다.그러나《네버엔딩라이프》는죽음을선택했지만죽지못한열아홉소녀송서은의이야기를통해,우리가알고있던죽음의의미를새롭게바라보게한다.가난과상실,방관속에서여러번죽음을택한서은은새로운규율때문에죽음을맞이하지못하고,시도마다자신앞에서바라보기만하는저승사자를마주하게된다.그러나그는규율상그녀를데려갈수없다.망자를데려갈수없는저승사자와죽을수없는서은의운명은두존재를삶과죽음의틈새에고정하고,이야기를이어간다.
서은이이틈에서처음발딛게되는곳은‘경숙의카페’다.마찬가지로죽지못한삶을견디고있는경숙과의관계는서은에게일상의리듬과인간적온도를다시체감하게한다.이는단순한힐링이아니라,절망에잠식된주체가타인의존재를통해다시삶을배워가는과정이다.한편매일죽음을마주하는저승사자는서은의질문한마디를계기로‘감정’이라는금지된변화를마주하게된다.
《네버엔딩라이프》는죽음이후의세계를다루지만결국‘살아가는마음’에대한이야기다.죽음을원했던소녀가삶을배우고,죽음을걷던남자가감정을배우며,두존재가절망에서회복으로나아가는서사를통해독자는삶의본질을다시바라보게될것이다.

[책속에서]

나는죽어도죽지않는다.
언제부터인가그랬다.
신은내죽음조차도뜻대로되게내버려두지않았다.-7쪽

그버거운삶을이제는끝내고싶어졌다.차오르는눈물을억누르며깊은숨을들이켰다.그리고아주천천히내쉬었다.부디평온이찾아오기를간절히바라며다리아래로몸을던졌다.
고요하고차디찬어둠속에서숨이막히고심장이조여오기시작했다.저깊은강밑바닥에서부터죽음의공포가밀려왔다.순간살아야겠다는본능이고개를들었다.하지만여기서죽음을포기할수는없었다.세상이살만한데죽는사람은없다.심심해서삶을버리는사람도없다.죽음을택하는사람은죽음보다삶이더두려울뿐이다.-10쪽

“검사결과별다른이상이없으니수액만다맞으면바로퇴원하셔도됩니다.”
무슨말이지?그럴리가없었다.분명나는그시리도록차가운물속으로가라앉고있었다.죽을생각이었고죽을거라생각했으며죽었다고생각했다.눈가가뜨거워졌다.차오른눈물이뺨을타고흘러내렸다.죽어야했다.정말로,반드시죽어야했는데….
-13쪽

“나는왜안죽어요?”
“너는이미죽었다.”
침묵하던그가차갑고단호한어조로말했다.
“그럼왜나를안데려가는거예요?죽을듯이아프다가도눈을뜨면늘제자리로돌아와있어요.죽고싶어도죽을수가없어요.”
-48쪽

“…즐거워서,살고싶어서사는인간이얼마나되겠느냐?그럼에도스스로삶을포기한다는것은누구나짊어지고있는고통의무게를피해도망치겠다는것이니,그죄를엄히다스릴만도하지.그리고무엇보다….”
잠시뜸을들이던원로신은손깍지를끼고그위에턱을괴더니눈을가늘게떴다.
“그자들때문에내일이더늘어났어.안그래도바빠죽겠는데말이야!”-79쪽

“소환이될때까지는어떻게든세상에남아살아가야할테니,그건모두사라지게해주지.…하지만소환의때가다가오면죽기직전의고통들이모두되살아날걸세.그고통이얼마나끔찍했는지다시뼈저리게느끼게될거야.”-80쪽

“너에게기회를준걸거다.”
“기회요?”
“너를지옥에빠트린자를알수있는기회,그리고그자를네손으로어떻게든할수있는기회.네가어떤선택을했든상관없다.3대신은그저너스스로판단하고결정내릴수있도록한것뿐이야.”
주소가적힌쪽지를주며할머니가했던말이떠올랐다.‘선택은네몫이다.어떤선택을하든정답은없어.그렇지만네가어떤선택을할지궁금하기는하구나.’
“내가어떤선택을했어야맞는다고생각해요?”
“네선택이무엇이었든상관없다고했지않느냐.그선택에정답이란없다.인간은그저자신앞에놓인무수한선택가운데하나를택하고,그선택에대한결과를살뿐이야.”
“내가과연옳은선택을한건지….”
“결과가좋지않다고해서꼭옳지않은선택이었던건아니고,마찬가지로결과가좋다고꼭옳은선택이었던것도아니다.인생은그렇게단순하게딱떨어지는게아니니.”
나는아저씨의얼굴을바라보았다.
“어느쪽이든네마음이중요한거지.”
“내마음이요?”
-1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