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어디에도없는외딴섬에서
천천히되찾는마음의온기
★무너진마음을일으켜세우는문학처방전★
직장상사에게공을빼앗기고번아웃에빠진마케터소영,동업자의배신으로식당을잃고미각까지잃은요리사서준,빈둥지의공허함을쇼핑으로달래던중년여성은주,아픈동생의병원비를벌기위해스스로를돌볼여유조차없었던스물셋지우,그리고먼저떠난아내의빈자리를홀로감당하는노인영환.자신의마음을돌볼겨를조차없이떠밀리듯살아온다섯사람이어느날아침,낯선섬의저택에서눈을뜬다.
섬에도착한이들에게주어진것은단하나,정체불명의편지한통이다.편지에는아름다운시설안내와함께한줄의섬뜩한문장이적혀있다.“일주일이흐르거나손님중한분이죽으면퇴소할수있어요.”서로를의심하고두려워해야마땅한상황에서,소영은뜻밖의제안을꺼낸다.싸우지말고,그냥여행온것처럼지내보자고.
텃밭에는봄·여름·가을·겨울의작물이동시에자라고있고,우체통에소원을써넣으면다음날무언가가배달된다.물리법칙을거스르는이이상한공간에서,다섯사람은서서히자신이‘무엇이필요한사람’인지를마주하게된다.은주는오래잊고있던크로키연필을다시잡고,지우는동생의일기장에서미처몰랐던마음을읽어내며,서준은맛을느끼지못하면서도타인을위한식탁을차린다.영환은먼저떠난아내가남긴그림한점속에서자신이끝내전하지못한말의무게를깨닫는다.그리고소영은그모든사람의이야기가보이지않는실로연결되어있음을알아간다.
아무것도하지않아도괜찮은일주일이필요할때,
멈춰선자리에서비로소보이는것들이있다.
‘이상한외딴섬’에초대된이들은모두멈춤이필요한사람들이다.번아웃,배신,빈둥지증후군,가족간의어긋난마음,상실의슬픔.어느하나특별하지않지만그래서더욱꼭꼭숨기고살아가는상처들을품은다섯인물이,세상어디에도없는섬에서비로소멈춰서게된다.
탈출조건이‘누군가의죽음’이라는섬뜩한편지로시작되지만,이곳은서바이벌무대가아니다.불안과경계를내려놓고,자신에게정말필요한것이무엇인지를가만히들여다보는쉼의공간이다.
《이상한외딴섬》은등장인물들이서로를해치거나구하려하지않는다는점에서도독특한따뜻함을지닌다.아무도현명한조언자를자처하지않고,누구의상처를대신치유해주지도않는다.다만옆에있어주고,이야기를들어주고,같은식탁에서밥을먹을뿐이다.
“싸우지말고,그냥여행온것처럼지내봐요.”“맛을느끼지못해도,누군가를위한식탁은차릴수있으니까요.”“가지고나가지도못할그림보다,날마다추억하나씩쌓는게백배낫지.”“제마음속단어장은아주얇았어요.이제한장씩늘려가고싶어요.”“나는충분히살았으니,다른사람들은잘살았으면좋겠소.”라는이들의말처럼,작가는이렇듯소박한행위들이쌓여만들어내는변화의결을,따뜻하고도섬세한문장으로포착한다.큰사건도,거창한깨달음도없이,그저함께머무는일주일만으로다섯사람의마음에조용히온기가차오른다.
“사람은누구나자기만의외딴섬에갇혀살아간다.하지만누군가가내면의풍경을가만히들여다봐주는순간,섬과섬사이에는다리가놓인다.”―본문중에서
이소설은말한다.멈추는것은포기가아니라방향을고르는일이며,진짜필요한것은대단한재능이나기적이아니라‘다른사람얼굴을볼때피곤해지는게아니라반가운마음이먼저드는’순간이라고.
《이상한외딴섬》은유난히모든게무너져내린어떤하루,서로의온기로다시일어서는사람들의이야기다.번아웃에지쳐있거나,멈춰야한다는걸알면서도멈추지못하는당신에게.이섬에서일주일쯤머무르며,나에게정말필요한것이무엇인지천천히들여다보는시간을보내기를바란다.
책속에서
매일밤침대에서눈을붙일때마다사람들은불안과후회와고민을마음에담는다.다음날눈을뜨면완전히다른세계가펼쳐지기를기대하면서.터무니없는꿈일지라도,꿈에서만가능한것들을상상하면서.-7쪽
여기는그런게없잖아.나한테이거사라고,저게필요하다고소리지르는사람이없어.번쩍거리는광고도,산더미같은할인목록도안보여.그냥이렇게멍하니앉아서텅빈하늘을보면서나한테진짜필요한게뭘까상상해야하잖아.이게그렇게어렵네.-50쪽
사실은처음부터컨베이어벨트위에얌전히올라탄듯한삶이었다.초등학교6년,중학교3년,고등학교3년을무탈히보낸뒤수능성적에맞춰안정적인학과를골랐다.(…)그때는넘어질각오를하고전속력으로달려야하는구간이끝났다고믿었다.순진한생각이었다.-63쪽
다른사람얼굴을볼때피곤해지는게아니라반가운마음이먼저드는거.저한테는정말로그런게필요했어요.-70쪽
괜찮아.조금만기다렸다가마르면그위에배경색을덧바르면돼요.아크릴은관대하거든.실수는실패가아니라,그냥밑바탕이되는거야.(…)색은덮여서안보일지몰라도,처음칠할때생긴붓자국이나물감의두께는그대로남아있잖아.그래서나중에덧칠한색이더깊이있어보이는거거든.사람도그렇잖아.-120쪽
폭풍우치는바다한가운데에거짓말처럼고요하게떠있는섬의모습이항상떠올라요.바깥세상이무척시끄럽고험해도,그섬만큼은언제나안전하고평화로울것같았죠.사는게힘들어도세상어딘가에는그런곳이있을거라고생각하면마음이편해졌어요.-133쪽
사람은누구나자기만의외딴섬에갇혀살아간다.내마음을누구도온전히이해할수없다는외로움을안고,각자의파도에흔들리며살아간다.하지만붓을들어내면의풍경을밖으로꺼내놓는순간,그리고누군가가그풍경을가만히들여다봐주는순간,섬과섬사이에는다리가놓인다.-136쪽
책을읽는건결국그안에사람이있어서읽는거요.활자를읽는게아니라사람을읽는거지.여기이섬에우리가모여있는것처럼,책속에도수많은사람이모여서누군가찾아와주기를기다리고있다니까.-155쪽
삶은때로예고없이무너져내리지만예고없이다시세워지기도한다.0과1사이,죽음과삶사이,꿈과현실사이에는무수한소수점같은우연들이존재하고,우리는그우연에기대어비로소숨을쉰다.-2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