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무심하고,치열하지만가만한자연
그생명의경이로움을‘그림’으로남긴과학의순간을찾아서
*식물분류학자허태임강력추천*
그림은언어나시대의장벽을뛰어넘어보는이로하여금정보를쉽게받아들이도록하는기록의형태다.동서양의자연학자들은이점을이용하여,자신이경험하고연구한내용을오류없이전달하고자했다.그림이라는도구를활용하며자연학은점차자연과학으로발전하는기반을갖추게되었으며식물학,동물학,광물학같은분과로나누어지며성장해왔다.
이책은그림이과학연구의방식으로자리잡게된과정과‘과학그림’이어떻게그려지는지를생생하게서술한다.또한사람들의인식,시대의한계를버티며결코순탄하지만은않은삶을살았던그림그리는과학자들의이야기를애정어린눈길로묘사했다.
20세기에들어서야최초의생태학자라고인정받은마리아메리안에서시작해,탐험가로알려졌지만자연과학자로서데이터사이언스에한획을그은알렉산더폰훔볼트의다채로운삶을조명하고,화석속에서고생물의생태를밝혀낸메리애닝을둘러보며,자연그대로의모습을간직한새를실제크기로표현한제임스오듀본을소개하는등그림과과학의만남을섬세하게조명한다.또한정약전의물고기,남계우의붓꽃과나비그림,신사임당의정원까지우리나라의자연과학자들을아우르며과학그림으로세상과소통한다양한이들을보여준다.
우리의터전이사려깊고정확한‘그림’으로기록되다
연필에서AI까지도구의변화와흐름
‘그림그리는현장생물학자’이자국내1호자연과학책방‘동주’를운영하는저자는국내외자연학자들의삶을이야기하기에가장적합한전달자다.오랜시간자료를모으고,고심끝에선택한각과학자의그림한점한점을보여주며그의미를상세히이야기한다.점과선으로이루어진흑백기록,수채화로채색된컬러그림,현장스케치,동판화가보여주는정교한선,연필과종이는물론현미경,카메라,태블릿PC를활용한도구의변화등어디에서도볼수없었던과학자의그림에대한다양한정보가한권에모여있다.
『그림그리는과학자』의큰특징은자연의아름다움과과학지식이공존하는그림을저자만의독특한시각으로소개한다는점이다.이는예술을좋아하는이들에게는하나의작품을만났을때평소와다르게그림을바라볼수있도록새로운관점을선사하며,과학을즐기는이들에게는그림속숨은정보를찾아읽는재미를경험하게할것이다.
자연의변화를관찰하고,분류하고,이름붙이는과학자들은
어떤그림을,왜그렸을까?
이책의1부‘보이지않는것을보았을때’는과학자와그림의만남을이야기한다.마리아메리안이싱싱한꽃과함께모두가유해하다고만여겼던곤충을그린파격을보여주고,알렉산더폰훔볼트가자연을기록하는방식으로‘데이터’를활용한놀라운전환점을묘사한다.특히1부에서저자는끝까지파고드는‘관찰의힘’을보여주고자고심했다.
2부‘오해와진실속의파랑새’에서는그림으로인해고통받았지만결국자신의의지를관철한과학자들에대한이야기를시대순으로묶었다.동양과서양의자연과학이야기를두루담은것은이책에서꼭주목해야할지점이다.‘진화’하면바로떠오르는인물인찰스다윈,『파브르곤충기』속에담긴재미있는곤충이야기,칼폰린네의분류법등우리에게익숙한과학자들의필드노트를본격적으로살펴본다.또한허준의『동의보감』에서유희의『물명고』,신사임당의뛰어난관찰력과석주명이손에꼽은남계우의나비까지조선시대의과학에대해서도새롭게조명하며꼼꼼하게다루었다.
마지막3부‘펜과종이의블랙홀’에서는지금시대를살아가는그림그리는과학자에대해서그리고자연을관찰하고기록하는이들의미래에대해서이야기한다.저자본인이그림그리는과학자로서과학과교육의현장에서경험한바를진솔하게털어놓는다.또한도감등의예를들어그림으로쉽게배울수있는과학을언급하며,“우리가살아가는터전을제대로알고내일을대비하는것은중요하다”며정확하게자연을묘사하는일의중요성을역설한다.
추천사
점과선으로기록된옛문헌속동식물의도판을감상하고그러한그림이나올수있었던현장을생생히목격했다.긴숲을통과한기분이다.생명의얼굴을직접마주하라는소리를들은것도같다.컴퓨터시스템이대량의데이터를순식간에쏟아내는시대야말로‘관찰’과그것을온전히내면화하는‘과정’이무엇보다중요하다고저자는말한다.우리가지닌위대하고도근본적인무기가그것이라고,화면속디지털가상세계에갇히지말자는호소가이책의곳곳에묻어있다.“그저살아있는존재와시간을함께하는사람”이라자처하는그의그림과활자를나는계속해서오래보고싶다.
-허태임(식물분류학자,《숲을읽는사람》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