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화성으로 이사했다 (늦깎이 전기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써 내려간 인생 2막 이야기)

나는 화성으로 이사했다 (늦깎이 전기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써 내려간 인생 2막 이야기)

$23.00
Description
여전히 배우고,
여전히 버티고,
여전히 살아남는 중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다가올 현실이고,
누군가에게는 이미 지나온 시간이다.

전기안전관리 현장에서 마주한
노동과 책임, 생존의 기록

퇴직 후 저자가 찾아간 곳이 화성 같다. 위탁 전기안전관리자. 아주 낯선 화성으로 이사했다. 이곳은 공기가 없어서 더 숨 막힌다. 전기는 순식간瞬息間이 아니다. 순瞬보다 더 짧게 사단이 날 수 있다. 한 점을 잘못 찍으면 끝이다. 단테가 신곡에서 지옥을 표현한 장면을 떠올릴 때가 있다. ‘빨리빨리’ 문화에서 느릿느릿 걷지만, 전기 계산에 곧 숨이 막힐 듯 긴장한다.
그러나 전기보다 더 위험한 것이 사람일 때가 있다. 그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이해利害가 얽혀도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 곳에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출근을 한다. 전기를 달래고, 사람과 버성기며 살아남아야 한다. 그나마 동료의 책임과 인간으로서의 의리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이 책은 젊은 사람이 쓴 감성 에세이가 아니다. 시간을 버텨 낸 사람이 쓰는 기록이다.
저자

김충권

우리아버지는화전민이셨다.중학교에들어가한문을배우면서등교(登校)는학교가는길,하교(下校)는집에가는길인데,우리집은반대였다.학교에가려면산동네에서내리막으로내려만가는하교였고,학교가끝나면오르막만있는등교였다.그것도어언60년전의일이다.한평생을다보내고언제어떻게죽어도자연사라고해도이상할것하나없는나이가되었다.인생을다시시작한다는마음도없었다.눈앞에돌하나치우려고공부하고시험보고,취직도하고,일도했다.인간이살아가는참모습이다.삶의현장이다.슬픔도있고,애환도있고,애정도있고,희망도있었다.
어릴때어머니가“일기썼니?”하고저녁마다물으셨다.어릴때일기(日記)쓰듯,일하면서주기(週記)를썼다.60년내가산세월이고스란히배어있다.삶이란사라지지않고거름같이켜켜이쌓이는것인가보다.
충북단양에서태어났고,젊어서쓴시집으로『정자나무』,『아픔은별이된다』가있다.

목차

머리말

내비게이션없는세상을어떻게살았나몰라
오늘은뭘먹을까?
포기가빠를수록좋은때도있다
이런건껌이다,껌
나는가볍게살기로했다
구릿빛얼굴이좋다
늦어도좋으니꼼꼼하게
나도꽹과리좀치자
쩨쩨한저항이다
습관을바꿔야산다
전기도사람이하는일이다
일년에한두번써먹으려고안전관리자둔다
시루떡한켜를쌓았다
차라리장마를정확히예측하는것이빠르겠다
벼락은예기치못하니까벼락이다
긴급할때만콜(Call)하세요,제발
전기패러다임쉬프트(ParadigmShift)의때가되었다
전기는용서가없지만난널용서한다
전기의결론은안전이다
우리는희생양만일수는없다
전기의발자국이보인다
패널문을제발좀닫으세요
날부르려거든직접전화하세요
접지설비는아주중요해요
비상발전기를돌려봅시다
전기는결과가바로나온다
전기는찍어봐야안다
커다란도깨비가드나든다
콘센트를콘센트(Consent,동의)하게하라
기술자성깔이라니,나도낯설다
눈이와서인생길이미끄럽다
서울장이세월호의3.0버전이다
국회앞에서는국민이이겼다
살아있는변압기에브리더(Breather)를갈았단다
정글(Jungle)에누가또지나간다
차마손댈수없는전기공사가있다
사람이꽃보다아름다운이유가있다
우리는총성없는전쟁중이다
‘K2스럽다’라는뜻이무엇인지아는가?
우리인생도늘간당간당하다
설날떡국을잘못먹었는가보다
우리등을나락으로떠밀고있다
닭의목을비틀지는않겠다
사직서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