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아들, 칠성 : 오늘의 평범한 행복은 누군가가 견뎌 낸 고난 위에 세워져 있다!

별의 아들, 칠성 : 오늘의 평범한 행복은 누군가가 견뎌 낸 고난 위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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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태용

저자:안태용
1970년상주에서태어났다.경희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고롯데카드에서20년동안근무했다.저서로는근대여성교육가의삶을다룬『100년교육을이끌어낸최송설당』,오늘을살아가는사람들의현실과상처를담아낸『하얀정규직』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정화수의아이
1.먼저간아이들
2.이름을받은밤
3.참꽃피는산
4.맏이의밥
5.개고기냄새가나던날
6.열네살의갱도

2부전쟁이내려온마을
7.해방뒤의가난
8.종이한장
9.송아지
10.피난길의보따리
11.마을로들어온군화소리
12.바위틈의연기
13.묶인채내려온길
14.엎드려자는사람
15.다시끌려간젊음
16.고성의밤
17.전멸한막사
18.부산국군병원
19.사망통보
20.죽은아들이돌아온날
21.상이군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이사발에물이담긴밤이있었다.”
막내아들은고개를갸웃했다.
“물이요?”
칠성은대답하지않았다.손끝으로사발가장자리를천천히쓸었다.오래된흠하나가걸렸다.그는그작은흠을만지며한동안말을잇지못했다.
“네할머니가그물앞에서오래앉아있었다.”
“왜요?”
칠성은막내아들을보지않았다.
“누군가를붙잡으려고.”p.7

“이번에는이름을주겠습니다.”
남편이고개를들었다.여자는물을보고있었다.
“이름을부르면붙잡을수있겠지요.”
남편은대답하지않았다.그말이맞는지틀리는지알수없었다.하지만이번에는무엇이라도해야한다는생각이들었다.가만히있다가또빼앗길수는없었다.
“칠성.”
남편이되물었다.
“칠성?”
“칠성님께빌어서얻은아이니까.”p.19~20

그는문득어머니를생각했다.정화수한그릇을떠놓고밤마다빌었다던사람.먼저간아이들의이름을부르지못하고,아직오지않은아이의목숨을붙잡으려했던사람.
물그릇앞에서면오래도록엎드려있던어머니의등이떠올랐다.
자신이오래살아야한다고,낮에동생에게말했었다.너시집갈때까지.막내장가갈때까지.그보다더.
칠성은자기손을내려다보았다.작은손이었다.그러나그손으로불을살리고,물을긷고,나물을캐고,꽃을지켜냈다.아직무엇하나제대로잡을만큼크지는않았지만,놓지않아야할것들이벌써많았다.p.35~36

아무렇지않은척.
그것도갱도에서배우는일이었다.
돌이무너지는소리가나도아무렇지않은척해야했다.손가락을찧어도아무렇지않은척해야했다.어두운곳에서쥐가발등을스치고지나가도아무렇지않은척해야했다.숨이막혀도,집이그리워도,어머니얼굴이떠올라도,막내가책보를메고학교가는모습이생각나도아무렇지않은척해야했다.
갱도는그런곳이었다.
사람을어른으로키우는곳이아니라,아이인것을들키지않게만드는곳.p.66~68

“우리딸…….”
그말은아주작았다.
칠성은그의손을잡았다.
무슨말을해야할지몰랐다.괜찮다고할수없었다.살수있다고도할수없었다.전쟁터에서그런말은너무가벼웠다.
“병장님.”
칠성은그저불렀다.
박병장은대답하지않았다.
그의손에서힘이조금씩빠졌다.
칠성은붙잡은손을놓지못했다.
놓으면정말끝날것같았다.놓으면박병장이아니라,자기자신이무너질것같았다.p.187~190

주인공칠성은나의아버지다.
아버지는일제강점기인1930년4월,가난한시골마을에서태어났다.전쟁이야기가나오면담배를찾았고,오래된상처가욱신거리는날이면조용히마당으로나갔다.자식들이묻는말에도많은것을삼키셨다.
나는오랫동안그침묵을몰랐다.그저말이적은아버지라고생각했다.그러나이제야조금알것같다.
아버지의침묵은잊어서생긴것이아니었다.
너무많이기억하고있었기때문에생긴것이었다.p.24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