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여름

끝나지 않는 여름

$17.00
저자

이건호

저자:이건호
서울에서태어나법학을공부했다.개인사업을이어오면서도20여년간소설창작을향한열정을놓지않았고,꾸준한공부와사유를통해작품세계를구축해왔다.이책은그오랜탐구와성찰의결실을담은첫소설작품집이다.

목차

작가의말

끝나지않는여름
검은옷을입은손님
냉장고
라이크어버진
마이라
맑이
뻐꾸기(다리건너)
여름이끝날무렵
열여섯의네가내게로왔다
비둘기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그녀는내일저녁무렵에나돌아올예정이었다.겨우이틀동안만날수없을뿐인데도그녀를아쉬워하는나를발견하자갑자기가슴이뛰었다.문득그녀를혼자보내서는안될것같은생각이들었다.돌아서서그녀가간길을따라뛰었다.찻길에나섰을때이미그녀는보이지않았다.그녀를태운버스가저만치에가고있었다.
---p.9

오빠나성당나가는거모르지.영세도받을생각이야.말하는동생목소리가가라앉아있다.사실은나도성당에잠깐다닌적이있다.초등학교시절성당에서처음천사와악마를알았으며선과악을배웠다.파멸과구원이선과악의미묘한힘겨루기를통해인간에게주어지는운명이란걸그때는선명하게깨우쳤던것같은데지금은오히려선악을생각하면헷갈리는기분이다.그둘을정확하게구별해말할자신이없다.
---p.52

서른두살.실제나이보다예닐곱살은더어려보이는여자의말간얼굴에는표정이없었다.그맹랑한얼굴이사내에게는유독유감이었다.무례하게던진말에여자가차라리화를냈다면빈정거리는몇마디말과비웃음으로나쁜기분을털어버렸을수도있었다.그녀의얄폿한얼굴과가느다란몸에는낭창거린다는표현이어울릴만큼여자다운매혹이있었다.
---p.97

정하가요즘좀이상해요.잘아시겠지만원래좀고립적이고무슨일이든거의혼자매달리는친구잖아요.그런경향이최근에좀더심해졌어요.밤근무라는게원래직원들이좋아하는시간은아니거든요.보통은자정을기준으로해서직원두사람이밤시간을양쪽으로나누어근무를해요.그런데정하는거의매일밤샘근무를혼자떠맡고서밤마다하늘을지키고있어요.덕분에다른사람들이좋아하기는하지만걱정을안할수가없어요.
---p.140

마당에해가들기시작하는늦은아침인데대문밖에그가눈치도없이웃고서있다.생긴걸로봐서는멀끔한선비건만그렇게웃는얼굴은영락없이속없는천치다.
---p.184

여름이끝날무렵나는옛동네에서그리멀지않은곳길을가다가그녀와마주쳤다.길은혼잡한도심으로변해버렸지만몇십년만에마주친그녀를저만치두었을때나는한눈에그녀를알아보았다.윤택한옷차림과약간퉁퉁해보이는몸매가어쩐지나를안심시켜주었다.
---p.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