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믿고 끝없이 기다리는 유기견의 젖은 눈빛처럼 손때 묻어 애틋한 아직은 새 책 --- p.21, 「중고 서점」중에서
돌담에 달라붙은 담쟁이덩굴, 더위잡을 것 없는 깎아지른 절벽을 이를 악물고 기어오른다
길이 아니라는 간곡한 만류에도 벽을 밀어낼 기세로 맞서더니, 덩굴끼리 서로 감고 엮이고 있다 --- p.54, 「벽」중에서
내 걸음이 얼마나 아둔하면, 마을 들머리에 다 와서야 길을 묻고 목이 곧은 채 미궁을 헤매다가
에움길 돌아
아직도 여기인가? --- p.91, 「길 위에서」중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몰려다니면서 싸움박질도 하고 장난질도 하며 떠들썩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땅따먹기, 다방구, 구슬치기, 말뚝박기, 자치기, 팽이치기…. 그때는 웬 놀이가 그리도 많았는지, 하루해가 모자랄 만큼 놀고 또 놀았다. --- p.121, 「꼬방동네」중에서
바람길 끝에 저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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