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나는 젊은 순례자였다

일흔, 나는 젊은 순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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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계연

저자 : 장계연
1954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천사의 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목포교육대학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학과를 졸업했으며,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교장으로 재직한 후 퇴임하였다.
교직 생활 중에는 전라남도교육청에서 발행하는 『전남교육』과 한국교총의 교육신문에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교육 현장의 개선을 위한 칼럼을 기고하였다.
2020년 계간 『남도문학』 가을호에 수필로 등단했으며, 2023년 목포문학상 목포작가상을 수상하였다. 등단 후에는 자연과 인간의 내면에 깃든 모성애를 성찰하는 글을 쓰며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목포문학관에서 주관하는 독서 및 문학 강좌에 참여하며 남도문학과 향토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특히 ‘김현 문학 읽기’에 깊은 관심을 두고 남도 작가들의 문학 세계를 탐구하고 있다.
평소 클래식 음악 감상과 해외여행을 즐기며, 여행지에서도 연주회와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목차

프롤로그

일흔, 출정식
나는 순례자다
아~피레네!
NO OTHER WAY
루빈스타인과 녹턴
바람의 기도
기도하며 걷는 길
오늘은 시원합니까?
콜라 한 잔
알레그로 콘 브리오
소테스 마을의 포도밭 노인
벤토사 마을의 올리브 나무
엄마, 서영 씨
산티아고 정복자
비바람 속의 십자가
별이 내린 마을
메세타 고원의 탑
인디언과 함께 걷는 길
절반 걷기의 즐거움
침상 위의 고단함
옥수수밭 길
순례자의 지팡이
돌아보며 걷는 길
메세타 고원의 월몰
도시의 두 사람
가족 알베르게의 장터 국밥
새벽의 선글라스
순례자의 바
십자가와 신발
가는 세월
가장 높은 마을 폰세바돈
폰세바돈의 약속
마로니에와 호두 알에 새긴 기도
포도 한 송이의 기적
세상의 가장 깊고 아늑한 침상
우승자 수영 씨와 110
갈리시아의 숲
가지 않은 길
폴 자네의 분수, 100㎞
송어구이와 통오징어 찜
두 여자의 행복한 걷기
긴 머리 남희 양
마지막 만찬
순례길의 부부
인연
부부, 혼자 걷는 길
허연 머리의 왕언니
애기달맞이꽃과 나뭇잎
가장 작은 별, 가족
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메시지
별을 보며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후회’라는 말이 가슴에 걸렸다. 이번 순례길을 그만둔다면 또 후회하게 될 거다. 그리고 내가 살아온 날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을 꼽는다면, 거기엔 틀림없이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을 것이다.
p.15~16

하루는 광활한 대지의 끝에서 시작되었다. 멀리 어둠 속에서 산줄기가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면 대지가 깨어나고 길이 열렸다. 아직 잠의 언저리에 있는 내 안의 기관들도 하나씩 깨어나고, 나는 어둠이 깔린 대지의 기운에 몸을 맡기며 걸었다.
p.28

몸은 길 위에 있지만,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내 마음의 산만함 때문이리라.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다시 지나간 날의 아쉬움과 불편했던 것들을 끌어오고 있었다. 그럴수록 시간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아서 머릿속은 일렁이는 물결처럼 산란했다. 그러한 것들로부터 나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길에서 내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였다.
p.29

지난밤 쏟아져 내렸던 별 조각들이 벌판에 남아 있기라도 하듯, 그 빛의 조각들을 깨우지 않으려는 듯 내 걸음은 묵묵했다. 끝이 없이 뻗친 벌판, 그 길을 걸어가는 나는 내 안을 꺼내어보는 시간이었다.
p.77

순례길은 날마다 비슷한 시간과 거리를 걸었다. 눈도 마음도 가까운 데에만 두면 어깨는 짓눌리고, 다리는 무거웠다. 하지만 발에 닿는 흙의 감촉과 가깝게 왔다 멀어지는 지평의 끝, 길 위에 남은 세월 속 풍화의 흔적에 배어있는 향은 저마다 새롭다. 그래서 오랜 과거의 시간 속으로 나를 되돌리면 길은 늘 즐겁다.
p.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