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란 무엇인가: 노동 멸시의 역사를 넘어 노동 민주주의로 - 박홍규의 사상사 3

노동이란 무엇인가: 노동 멸시의 역사를 넘어 노동 민주주의로 - 박홍규의 사상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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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홍규

저자:박홍규
세계에대한폭넓은이해를바탕으로글을쓰는저술가이자노동법을전공한진보적인법학자이다.걷거나자전거를타고시골에서아내와함께작은농사를지으며자유·자연·자치의삶을실천하고있다.
오사카시립대학에서법학박사학위를받았고오사카대학등에서강의하고하버드로스쿨,노팅엄대학,프랑크푸르트대학등에서연구했다.1997년『법은무죄인가』로백상출판문화상을수상했고,2015년『독서독인』으로한국출판평론상을수상했다.『우정이란무엇인가』(2025세종도서교양부문)『노년이란무엇인가』『간디평전』『유일자와그의소유』『오월의영원한청년미하일바쿠닌』(2023경기도우수출판물제작지원선정)『밀레니얼을위한사회적아나키스트이야기』(2022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카뮈와함께프란츠파농읽기』(2022세종도서교양부문)『표트르크로포트킨평전』(2021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비주류의이의신청』(2021우수출판콘텐츠선정)『내친구톨스토이』『불편한인권』(2018세종도서교양부문)『인문학의거짓말』『놈촘스키』『아나키즘이야기』외다수의책을집필했으며,『오리엔탈리즘』『간디자서전』『유한계급론』『자유론』『존스튜어트밀자서전』『법과권리를위한투쟁』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

제1부근대이전의노동관
1.‘게을러서침략당한죄인’이라는말을생각하며
2.왜이책을쓰는가?
3.최초의노동
4.고대동아시아의노동관
5.고대서양의노동관
6.중세동아시아의노동관
7.중세서양의노동관

제2부근대이후의노동관
8.근대서양의노예관
9.근대동아시아의노예관
10.근대서양의노동관
11.19세기서양사상의노동관
12.19세기서양예술의노동관
13.19세기서양유토피아의노동관
14.20세기서양파시즘의노동관
15.20세기서양사상의노동관
16.20세기서양예술의노동관
17.기본소득

맺음말
미주

출판사 서평

뿌리깊은노동멸시사상과
봉건주의적이고전체주의적인
파시즘의노동관을고발한다

노동사상사의한켠에서그들이꿈꾸었던
노동유토피아를찾아서

총두개의부로이루어지는이책은1부와2부에서각각근대이전과이후의노동관을다룬다.1부의1장은‘열심히일하지않는것에대해죄의식을느낀다고하는’일제강점기부터뿌리깊은한국인의그릇된노동관을비판한다.이어2장에서는노동의의미를고찰하고,이후3장부터7장까지는주로중국과한반도를중심으로한동아시아와서양의근대이전노동관을검토한다.
2부에서는16~19세기의노동관과20세기의노동관을각각다룬다.노동의사상사는크게해방적노동과억압적노동이라는두가지흐름으로나뉜다.“억압적노동은루터와칼뱅의종교개혁기로부터시작되어칼라일을거쳐20세기의테일러시스템,윙어와히틀러파시즘,1930~1940년대일제강점기의강제동원,소련이나중국,북한등공산주의체제까지”이른다.특히14장에서다루는파시즘의노동관은나치의강제수용소앞에붙어있던“노동은자유롭게한다(Arbeitmachtfrei)”라는말로대표된다.이는일제강점기부터오늘까지에이르는한국인의노동관에대응하는것이며,노동시간단축과기본소득보장을내용으로하는유토피아적탈노동을주장하는20세기서양의노동관과는반대된다.20세기서양노동관의“핵심은모든인간은자유롭고평등하다는것,그들의일상인모든직업과노동은자유롭고평등해야한다는이상”이다.“구체적으로노동시간은짧을수록좋고,임금은인간의존엄성을보장할정도의기본생활을가능하게하는수준이어야”한다는것이다.
이책은그러한노동관에동의한다.그리하여주4일,하루4시간정도만노동하면충분하다는지금사람들이듣기로서는다소파격적이라할만한주장을펼친다.물론인간다운삶을누릴수있는적정한임금과노동환경이보장된다는조건하에서다.이를위해필요한것이바로기본소득과생태적직업환경이다.이책의마지막17장에서는노동유토피아를실현할수있는가능성이자조건으로서의기본소득을비중있게다룬다.기본소득의역사와그것에대한진보와보수,중도진영의다양한주장,전세계의기본소득시행현황등에대해검토한다.여러가치와의조화를이루는가운데“노동과복지를결합하는기본소득제도의한국적발전이요망”된다는것이다.

책속에서

인류사상사에서그런유토피아를추구한사람들은소수입니다.그들이제대로소개되지못했던우리의빈약한사상계에참된노동민주주의의사상을더하여모두의삶이즐겁게꽃필수있기를바랍니다.극단에치달은경쟁으로인해노동이나에게서분리되고나로부터소외되어극소수의행복을극대화하기위한사치가되는현실을이제는극복해야합니다.그처럼소외된노동은인간고유의능동성과창조성을죽이고,체념과무책임에젖은인간만을양산합니다.그로써민주주의의실질적실패를초래하고결국파시즘이나전체주의를결과합니다.지금우리는그런비통한현실속에살고있습니다._「머리말」에서

과연인간을‘단군이래나태했던한민족이박정희에의해갑자기근면하게되었다’는식으로이해해도되는걸까요?정말로근면해졌다해도독재에의해강요된것은아닐까요?히틀러에의해독일인들은제1차세계대전으로파괴된경제를부흥하고결국제2차세계대전을일으켰습니다.그것과박정희의독재에의한경제개발이뭐가다를까요?모두독재에의한강제동원이아니었을까요?_「5·16쿠데타와노동」에서

그들이보기에‘열심히일하지않는’사람들은반국가적이고반사회적이며반도덕적이고반인간적인존재입니다.그리고열심히일하지않는가장큰이유는개인적인품성이게으르기때문이라고봅니다.즉실업이사회경제적이유나정치적상황에의한것이아니라민족성이나개인의인격문제라고보는것입니다.국민의자격이나능력을국가적복지가아니라개인적고용의차원에서판단하는관점입니다.게을러서취직이안된다는것이지요.이러한생각은뒤에서볼히틀러의『나의투쟁(MeinKampf)』에나오는노동및노동조합에대한우익적관점과같습니다.그뿌리는노예를선천적존재라고본아리스토텔레스이후대부분의철학자에게있습니다.예외는디오게네스,블레이크,톨스토이,모리스,졸라등에불과합니다._「보수우익의노동관」에서

노동이란인류의반이상을차지한노예나농노가하는짓이라는노동관이오랜역사를통해형성되어인류역사의주류가되었습니다.그노예는대부분외국인이었기에외국인혐오라는인종차별과도결부되었습니다.다행인지불행인지한반도에서는외국인이아니라동족을노예로부렸으니인종차별이라는것만큼은없었다고들하지만천만의말씀,소위선진국처럼조금잘살게되면서당장외국인노동자들이밀려와최하위노동자계층을형성했고,그들에대한인종차별이극심하게나타나고있습니다._「지금은노동자시대입니다」에서

노동에는여러종류가있습니다만,크게는남을위한노동과자신을위한노동으로나눌수있습니다.고대의노예나중세의농노가하는노동은대부분남을위한노동이었지만,그래도자신을위한노동도있었을것입니다.더욱이근대이후노동자는노동시간이정해져있으므로사용자를위한노동외에자신을위한노동이가능합니다.이러한노동외에도노동자의자율적인활동이있을수있습니다.노동자스스로즐겁거나관심이있어서선택하는자기주도적인활동을말합니다.
여기서주의할점은남을위한노동이노동의대부분을차지한다고해서무의미하다고생각해서는안된다는점입니다.고대철학자들은노동을무의미하고천박한것으로보고,노예나할짓이라고경멸했습니다.지금도소위3D업종이라며경멸당하는노동이있습니다.그러나세상에그어떤노동도인간이하는이상경멸당할이유는없습니다.물론살인을위시한반인간적인범죄행위를노동으로수행하는경우는예외로보아야합니다.그러나이외에는어떤이유에서도노동을멸시할수없습니다._「노동」에서

폴라파르그(PaulLafargue,1842~1911)의『게으를수있는권리ledroitalaparesse』(1883)에나오는말입니다.여기서라파르그는“노동에대한사랑”을“기이한망상”에사로잡힌“정신적일탈”이라고비판하면서성직자나학자등이그것을조장했다고비난합니다.뒤에서보듯이루터나칼뱅등의성직자들이노동을신성하다고예찬한것은사실이지만,그렇다고해서노동을완전히멸시할수는없습니다.나는노동이신성하다고예찬할생각은없지만,무의미하다고멸시할생각도없습니다.물론무의미한노동도있을수있지만,유의미한노동도얼마든지있습니다.인간은자신의노동이유의미한것이되도록노력하고,자신을위해노동하고활동하기위해노력해야합니다.우리에게필요한것은그러한노력이지‘게으를수있는권리’가아닙니다._「노동」에서

국내외철학자들이플라톤이나아리스토텔레스의노동에대한정의를다루면서실질적으로는노동을포함하는‘활동’을언급하는사례가자주있음을주의하여야합니다.심지어활동영역의구분을노동분업이라고말하는경우도있습니다.마치플라톤이나아리스토텔레스가현대자본주의의분업을말한것처럼말입니다.그러나그들이말한것은활동이나직업의분화에불과하며노동분업과는상관이없습니다.그러니플라톤이나아리스토텔레스를최초의노동분업이론가라고함은잘못된것입니다._「labor와work」에서

존엄한삶의핵심은존엄한노동,즉‘존엄노동’입니다.본래노동은스스로어떤목표로향하는자발적인노력이기에존엄하고,노동을하면서는그속에몰입하기에존엄하고,목표를달성하여노동을마칠때에는성취감이있기에존엄합니다.그리고그존엄의본질은무엇보다도자유입니다.스스로노동을선택할때자유를느끼고,노동하면서자유를느끼고,노동을끝내면서자유를느끼기때문입니다.지금도그렇게자유롭고존엄한노동이있습니다.그러나대부분의노동은그렇지못합니다._「나는자연인이다」에서

세상에서가장원시적인사람들은소유물이거의없었지만,결코가난하지는않았습니다.빈곤은문명의발명품이며계급간의대조로등장했습니다.우리는구석기시대사람들이가난하다고생각하는경향이있지만,그들이자유롭다면어떨까요?훨씬나중에인류를장악한물질주의적가치와비교하여더자유롭지않았습니까?이러한질문들은노동,여가및문명사이의상관관계에대한의심과추가로사고할여지를남깁니다._「자연인은가난했다?」에서

『논어(論語)』는공자(孔子,기원전551~기원전479)와그제자들의대화를기록한책으로사서(四書)의하나입니다.공자는유가의시조인고대중국춘추시대의정치가이자사상가로,어려서여러가지노동을익혀다재다능했으나,자신은그점을싫어했습니다.천하기때문에다재다능한것이라고보았기때문입니다.그래서그는체제가공인하는예나음악외의능력을부정하고예를사회적귀천서열의수단으로사용하여노동을멸시했습니다._「『논어』」에서

묵자는개인만이아니라국가도노동을경시하면망한다고보았습니다.따라서그는유가의허례허식이백성의이익을저해한다고판단하여유교의예를맹렬히비판하였습니다.공자를포함한사상가들이대부분통치자가백성을이롭게해야한다고주장했으나,묵자는통치자도백성처럼검소하게생활해야한다고주장하면서관습화한예를비판했습니다.묵자는인간적인친소나용모의미추,부귀및빈천을따지지말고오직능력에따라서각자에게적합한직분이주어져야하고,직분은노동의성과에따라재조정되어야한다고보았습니다._「『묵자』」에서

시시포스의형벌은보통‘의미없는반복노동’을뜻하지만,알베르카뮈(AlbertCamus,1913~1960)는『시지프신화(LeMythedeSisyphe)』에서“산꼭대기를향한투쟁만으로도인간의마음을채우기에충분하다;우리는시지프가행복하다고상상해야한다”라고말했습니다.카뮈는시시포스를통해서자신의부조리문학을말하는데,끝없는형벌속에서혼자만의싸움을하게된시시포스는자신이신에게반항할수있는유일한길은더이상무의미함을의식하지않고무한한반복을즐기는것임을알게될거라고했습니다._「고대그리스의노동관」에서

세네카는노예에대한체벌과성적착취와같이특히굴욕적인행동에반대했지만,노예를두는전체사회시스템에대해서는반대하지않았습니다.그이유는두가지입니다.첫째,노예에대한대우가좋아야주인에게충성을다하기때문입니다.특히고문을받을때침묵하게할수있습니다.둘째,우리모두가노예가될수있기때문입니다.결국노예를잘대우하라는것은세상을바꾸는일이없도록하기위해서입니다._「스토아학파의노동관」에서

오언은국가가모든사람에게일자리를제공해야한다고주장한점에서노동권의선구자입니다.그렇게함으로써모든사람이존엄성을가지고가족을부양할수있고,가난한사람들에게굴욕감을줄뿐인자선이억압될수있고,자선을제한함으로써가장궁핍한사람들에대한성직자의권력이약화된다고주장했습니다.생시몽과같은유토피아주의자들처럼오언은바람직하지않은활동과제도들을비판했습니다.사제,변호사,치안판사,군인,정치인,공증인등을기생충들이라고비난하고,종교,법률,결혼,사유재산등을비판했습니다._「오언의노동관」에서

아나키즘의시조라고도하는영국의윌리엄고드윈에게노동은그자체가목적이아니라사회의필수적인기능이었고,그의이상은기술과공동생활을통해노동을최소화하는것이었습니다.그가구상한아나키사회에서개인은두려움이나강압때문이아니라,지역에서자신의역할에대한합리적인이해를바탕으로필요한작업에참여하게됩니다.고드윈은자신의비전을당시의억압적인시스템과대조했는데,그는그시스템이사람들을끊임없이만족스럽지못한노동에몰아넣는다고비판했습니다._「윌리엄고드윈의노동관」에서

톨스토이는스스로구두수선이나풀베기,비료운반,집짓기같은육체노동을즐겨한작가로유명합니다.노동이소설의주제가되는것은주로19세기에와서이지만톨스토이처럼직접노동을한작가는모리스를제외하면그리많지않습니다.그는모리스가말하는노동의기쁨을넘어노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