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인간 : 호모 라보란스의 1만 년

일하는 인간 : 호모 라보란스의 1만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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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서담

저자:이서담
서울대학교법과대학을졸업하고IT와문화콘텐츠사업가,정무직공무원,NGO활동가로일했다.직업의이름은그때마다달랐지만,그일들의바탕에는대부분공공성이자리잡고있었다.인간은왜일하는가,일의의미는무엇인가,직업과일은어떻게다른가.이책은저자가자신의삶을되돌아보며던진그질문에서출발해,1만년에걸친인류의일로시야를넓혀나간사색의결과물이다.

목차

프롤로그
인간은왜일하는가?

1부-문명의기초를놓다

제1장.농부
수렵채집인의후예에서스마트팜의선구자까지,흙에서문명을일군사람들

제2장.대장장이·장인
철기시대의슈퍼스타에서3D프린팅시대의귀환까지,세상을벼려온손

제3장.상인
낙타등의비단에서플랫폼알고리즘의최저가까지,세상을이어온자들

제4장.군인·경비원
창을든시민에서알고리즘을감시하는조종사까지,지키는자들의역사

2부-지식과권력을다루다

제5장.종교인
고대문명의만능설계자에서알고리즘시대의영적가이드까지,성과속을잇는사람들

제6장.점쟁이
별과내장을읽던고대의예언자에서알고리즘시대의불안상담가까지,불안을다루어온자들

제7장.의사
주술사의약초주머니에서알고리즘진단의시대까지,병과죽음에맞서온사람들

제8장.법률가
부족장로의중재에서리걸테크의알고리즘까지,규칙을해석해온자들

제9장.교사·교수
플라톤의아카데메이아에서AI튜터시대의학습설계자까지,다음세대를길러온사람들

3부-몸으로세상을움직이다

제10장.선원·항해사
오스트레일리아를향한뗏목에서자율운항선박의모니터까지,바다를건너온자들

제11장.집배원
파발마의모래바람에서라스트마일의로봇알고리즘까지,소식을실어나른사람들

제12장.운전기사
마부의채찍에서자율주행의알고리즘까지,사람을태우고달려온자들

제13장.청소부·위생노동자
클로아카막시마의오물에서순환경제의자원회수까지,도시를떠받친보이지않는손

제14장.매춘부
신전의여사제에서디지털플랫폼의노동자까지,침묵과낙인과저항의역사

4부-삶을가꾸고기리다

제15장.이발사·미용사
사혈침의붉은붕대에서뷰티테크의가상화면까지,사람을가꾸어온손

제16장.요리사·셰프
귀족의하인에서미디어스타까지,불을다루는자의역사

제17장.재봉사
궁정장인에서패스트패션의그늘,그리고슬로패션의부활까지,실과바늘의역사

제18장.배우·연예인
고대제의연행자에서버추얼아이돌까지,무대위에서살아온사람들

제19장.장의사
죽음의의례에서마지막서비스업까지,곁을지키는자의역사

5부-세상을기록하고전달하다

제20장.작가
점토판의필경사에서AI공동창작의시대까지,글로세상을남긴자들

제21장.기자·언론인
왕실관보에서가짜뉴스시대까지,진실을추적하는자들

제22장.통역사
파라오의사절에서동시통역부스와기계번역의시대까지,두세계사이에선사람들

6부-돈과자산을다루다

제23장.금융인
신전금고지기에서핀테크·암호화폐까지,돈을다루는자들

제24장.부동산중개인
정보독점자에서플랫폼시대의생존자까지,땅과집사이에선자들

에필로그
직업은사라져도일은남는다

출판사 서평

옥스퍼드가틀렸다-우리는왜직업의미래를자꾸잘못예측하는가

2013년옥스퍼드대학은향후20년안에미국일자리의47%가자동화로사라질것이라예측했다.10년이지난지금,그예측은빗나갔다.사라진다던직업중상당수가살아남았고,누구도예측하지못한직업들이새로생겨났다.예측은왜잘못되었는가?

저자는그답을1만년에걸친‘일의역사’속에서찾는다.우리가직업의미래를예측할때보는것은그일을부르는이름,사용하는도구,일하는장소등직업의‘겉모습’이다.그러나그겉모습아래에는시대가바뀌어도변하지않는‘일의본질’이흐르고있다.이름과형태에시선을두는한,우리는변화의본질을놓치게된다.

직업(Occupation)과일(Work)

직업(occupation)은일의외피이고,일(work)은그안에흐르는인간행위의본질이다.대장장이는사라졌다.그러나단단한금속을다루어인간이쓸수있는도구로빚어내는일은,오늘날반도체공정엔지니어와3D프린팅장인의손에서계속되고있다.집배원이손편지를나르던시대는저물었다.그러나메시지를빠르고정확하게전하는일은,택배기사와디지털플랫폼알고리즘의일로이어졌다.직업이라는외피는시대의기술과제도에따라끊임없이갈아입혀지지만,그안에서인간이해온일은그대로남아있다.

직업과일의구분이책전체를가로지른다.그리고이구분에익숙해질때,독자는자신의일에대한새로운시야를얻게된다.“내직업이살아남을것인가”라는질문은“내가하는일의본질은무엇인가”라는더근본적인질문으로바뀐다.

생존·역할·정체성-일의세층위

저자는일의본질을세층위로나누어분석한다.

첫째,생존이다.모든일의가장기본적인차원이다.사람은우선자기자신과자기가족을먹여살리기위해일한다.1만년전농부가곡식을길러자기식구를부양했고,중세길드의장인이도구를만들어가족을먹였으며,오늘의택배기사가새벽부터짐을나르며생계를잇는다.시대와직업이아무리바뀌어도이차원은사라지지않는다.

둘째,역할이다.일은한사람에게사회안의자리를부여한다.농부는공동체의식량을책임지는자리였고,의사는죽음에서사람을구하는자리였으며,기자는권력을감시하는자리였다.직업은단순한밥벌이를넘어서한인간이공동체안에서차지하는위치이자,다른이들이그에게기대하는책임이다.

셋째,정체성이다.인간은자신이하는일을통해자기자신이누구인지를발견한다.“나는무엇을하는사람인가”라는질문은곧“나는누구인가”라는질문과맞닿는다.일이단순한노동이아니라삶의의미와직결되는까닭이여기에있다.

이세층위는어느직업에서나동시에작동한다.다만시대와직업에따라어떤층위가더두드러질뿐이다.책은스물네개의직업을따라가며각시대가어떤층위를강조했고,기술의변화가그균형을어떻게흔들었는지를짚어낸다.

1만년,24개의직업-일의강을따라가는여정

책은1만년전초승달지대의농부에서시작해서대장장이·상인·군인·종교인·점쟁이·의사·법률가·교사·선원·집배원·운전기사·청소부·매춘부·이발사·요리사·재봉사·배우·장의사·작가·기자·통역사·금융인을거쳐부동산중개인에서끝난다.

각챕터는그직업이처음등장한시점의한장면으로시작한다.초승달지대의첫농부,철을두드리던히타이트의대장장이,실크로드의상인,….독자는한직업이어떻게태어나고,어떻게변형되고,어떻게사라지거나살아남았는지를시간의흐름을따라읽게된다.

영화속한장면으로만나는직업의본질

열두개챕터에는영화속의장면이들어온다.〈인터스텔라〉의농부,〈라이언일병구하기〉의군인,〈패치아담스〉의의사,〈죽은시인의사회〉의교사,〈일포스티노〉의우편배달부,〈라따뚜이〉의요리사,〈그녀〉의작가,〈모두가대통령의사람들〉의기자,〈더울프오브월스트리트〉의증권브로커….

영화속한장면이들어오는순간,책속의글이갑자기손에잡히게된다.영화는책이말하려는일의본질을가장압축적으로보여주는시각적자료다.

미래의직업,그러나일은익숙하다

에필로그에서저자는향후10~20년안에등장할새로운직업10가지를꼽는다.AI협업전문가,AI윤리감사관,기후리스크설계사,공동체디자이너,디지털유산관리사,감정노동전문가,바이오윤리중재자,AI트레이너,사이버보안분석가,AI설계자.

그러나저자는이새로운직업들의일이본질적으로1만년전부터이어져온일과같다고본다.AI윤리감사관이하는일은본질적으로기자가권력을감시하는일과같고,기후리스크설계사가하는일은농부가자연의변화를읽는일과같다.AI설계자가하는일은청동기시대의대장장이가도구를빚어낸일과같다.직업의이름은새롭지만,그안에서인간이하는일은본질적으로같다.

역사를통해도달하는결론

1만년일의역사는,기술이일을양극화한다는사실,그러면서도인간적인것은끝까지남는다는사실,그리고직업은바뀌어도일은사라지지않는다는것을보여준다.

저자는이책을통해,인간은일을통해살아남고,자리를얻고,끝내자기자신이된다.AI가인간의일을대신할수는있어도,인간의삶자체를대신할수는없다고말한다.

기술의진보가눈부실수록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기계의능력이아니라,오직인간만이채울수있는자리다.무언가를만들고,서로를돌보고,세상과관계맺으며의미를부여하는한,미래는두려움의무대가아니라기술이대신할수없는인간의가치를증명하는자리가될것이다.

이사실을이해할때,우리는AI시대의막연한불안에서벗어나변화의한복판에서자기자리를찾을수있다.이책은미래예측서가아니다.그러나역설적이게도,미래를가장잘준비하게하는책이다.왜냐하면미래의일도결국1만년동안흘러온일의강위에놓여있기때문이다.

이책을권하는독자

-인류문명의큰흐름을직업이라는창을통해보고싶은교양독자
-유발하라리의『사피엔스』,데이비드그레이버의『불쉿잡』,리처드세넷의『장인』을흥미롭게읽은독자
-AI시대에자신의직업이어떻게될지막연히불안한직장인
-진로를고민하는청년과자녀의진로를함께고민하는부모

직업과그직업을부르는이름은바뀌어왔고앞으로도바뀔것이다.하지만그이름들속깊은곳에서1만년동안흘러온일의강은,우리가인간으로남아있는한바뀌지도,멈추지도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