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 정착 없는 세계의 틈새 메우기

실리콘 : 정착 없는 세계의 틈새 메우기

$16.80
저자

이종숙

저자:이종숙
2013년계간《불교문예》신인상으로등단했다.장편소설『푸른별의노래』,소설집『아유레디?』『스마일마켓』,여행에세이『오늘은경주』,앤솔러지『우리가다녀온자리』외공저가있다.법계문학상,한국소설작가상,직지소설문학상을수상했다.
sum*thing동인

목차

실리콘
미링
헤이,경자씨
손가락
갑천허니문
이주(移住)
묘덕의마음
스마일마켓

해설정착없는세계에서서로의틈새를메우는법_김세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불교계독립운동역사를다룬장편소설『푸른별의노래』를발표하면서꾸준히보듬고살피는불교적삶을형상화한글을발표해온작가의네번째작품집이다.서로를보살핀다는것은사랑의마음에서비롯하고보살핌은보살행과다를바없다.세계곳곳에서정착을꿈꾸는디아스포라의삶의이야기가나지막이들린다.

방글라데시이주노동자아마르와그의여자친구쑥(「실리콘」)이있다.쑥의가족들은결혼을반대하지만,두사람의사랑은변함없이진행중이다.그들에게또다른벽은같은집이면서하나의벽으로나뉜한국인가정이다.각자의음식냄새로불편을겪던중아마르는실리콘으로모든틈새를막기에이른다.

경자씨(「헤이경자씨」)는파독간호사출신으로독일인남편이죽자고국으로영구귀국을선택한다.공항에서맞닥뜨린건마중나오기로한오빠와조카의연락두절이다.그녀의노년을뒤흔드는혈연의배반은목숨을버릴지경까지이르게하지만,산책길에찾은암자에서노년의비구니를만나새로운생활을시작하게된다.

그외6편의주인공들또한디아스포라의삶을살아야하는이의시고떫고씁쓸하지만,뒷맛이남는모습을보여준다.선택의자유라고는없는,그길을선택할수밖에없는삶을살아야하는사람들에게희망은그저위로를가장한허방다리에불과할뿐인가.잃어버린고향의기억을품고떠난자,디아스포라에서아직도착하지않은세계를향해움직이는노마드적존재가될수있을까?
아메리칸드림을꿈꾸며도착한땅에서모든것을잃고다시일어선「스마일마켓」의태오와분단된나라의최북단에살면서언젠가자신이운전하는자동차를타고고향의어른들을만나기를꿈꾸는「손가락」의지상.늦은밤모니터앞청년학예사가그린홀로그램속에서육백년전세상을떠난묘덕의자비심이거푸집속쇳물처럼타오르는「묘덕의마음」.

작가는서로다른쓰임과상처를지닌존재들이어우러질때완전히새로운세계가창조된다고믿는다.새영토에서뿌리내리려는이들을바라보는외부의시선은차갑거나조심스럽거나경멸에차있다.하지만인간이라는존재는누구나어느구석허술한부분이남아있어서한순간야멸찼던눈빛이따스하고몽롱한아지랑이처럼녹아내리기도한다.겹겹이쌓이는시간,지속되는관계가있는한우리에게는높고거대한장벽을무너뜨릴힘이남아있다고믿는마음,이것이모든흔들리는존재들을향한작가의힘찬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