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엄마의환상이무너진자리에서시작된진짜육아
《엄마라는이름,엄마라는세계》는육아의아름다운순간만골라담은에세이가아니다.이책은오히려엄마가된뒤비로소마주하게되는무력감,불안,죄책감,한계의감각을정직하게통과한다.저자는어린이집교사와연구자,강의자로서아이를오래공부해왔지만,자신의삶으로들어온육아앞에서는그지식이얼마나쉽게무력해지는지고백한다.이출발점이책전체의신뢰를만든다.저자는엄마의자리를이상화하지않고,그자리에서흔들리는한사람의마음을조용히펼쳐보인다.
이책이가진특별한결은저자의복합적인시선에서나온다.어린이집교사로서현장에서아이들을만났던경험,부모교육과발달이론을강의해온시간,시각장애부모와서울시민의육아문화를연구하며만난여러삶의이야기가세아이를키우는일상과자연스럽게겹쳐진다.그래서이책의문장들은개인적고백에머물지않는다.태열,등원거부,양치질,양말한켤레,장난감과어항같은사소한장면들은발달과관계,환경과돌봄,독립과공동체에대한사유로확장된다.일상의작고구체적인장면에서삶의보편적인질문을길어올리는힘이이책의중요한미덕이다.
저자가끝까지붙드는핵심은분명하다.아이를키우는일은아이만성장시키는시간이아니라,부모역시다시자라나는과정이라는사실이다.좋은엄마가되고싶었던열망은때로자신을옥죄었고,아이를위한다는마음은때로조급함과통제가되었다.그러나저자는그실패의자리에서물러서지않는다.아이들의사랑과용서,남편과함께이루는팀워크,이웃과공동체의작은응원,아이가자기세계에몰입하는시간을통해조금씩더나은부모의방향을배워간다.이책이따뜻한이유는저자가자신을변명하지않으면서도끝내자신과아이를다정하게이해하려애쓰기때문이다.
《엄마라는이름,엄마라는세계》는육아를잘해내고싶은마음때문에오히려자주지치는부모들에게깊은위로가될책이다.아이를사랑하지만매일다정할수는없는사람,아이를위해애쓰면서도정작자기자신은뒤로미뤄둔사람,부모가된뒤잃어버린꿈과이름을다시찾고싶은사람에게이책은조용히곁을내어준다.
저자는말한다.완벽한부모는없지만,더좋은방향은있다고.그방향을향해오늘도다시아이곁으로돌아오는마음이야말로엄마라는이름이품은가장깊은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