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계화가초래한분열과왜곡된경제
1980년대이후가속화된세계화는국경을초월한무역과금융의통합으로전세계에혜택을가져다줄것으로기대되었다.그러나이경제적통합의혜택이불균등하게분배되면서,개발도상국들에서는과도한부채로인한금융위기가발생했고,선진국에서는전통적인제조업체들이궤멸하며일자리가파괴되는뼈아픈결과가나타났다.함께번영한다는양의게임(positive-sumgame)이었던무역은이제한국가의이익을위해다른국가를희생시키는제로섬게임(zero-sumgame)으로변질되었으며,효율성만을좇던글로벌공급망은기후변화와같은외부충격앞에그취약성을여실히드러냈다.
이러한경제의파편화속에서도기이하게유지되는것이바로‘달러패권’이다.역설적이게도잦은금융혼란속에서전세계는안전자산인미국달러에더욱의존하게되었고,달러는국제금융시장에서대체불가능한안정제역할을하고있다.그러나이막강한달러패권은전세계경제를변덕스럽고때로는원칙없는미국의경제및금리정책에무방비로노출시킨다는치명적인비용을수반하며,글로벌금융환경의잠재적위험요인으로작용하고있다.
신기술의발전또한이경제적딜레마를심화시킨다.인공지능(AI)과디지털화폐(CBDC)등의혁신은막대한생산성향상과경제적기회를약속하지만,이를통제할규제나안전장치가부재한상황이다.이로인해신기술은부와권력을소수에게더욱집중시키고,이미경제적기회에서배제된계층을더욱소외시키며양극화를증폭시키는양날의검이되고있다.
[2]민주주의의후퇴와제도의붕괴
불평등한경제구조에대한시민들의누적된불만은전세계적으로끔찍한정치적후폭풍을불러왔다.대중의분노에편승한포퓰리스트지도자들이민주적선거를통해속속권력을장악했고,이들은타자에대한공포나편가르기본능을노골적으로자극하여자신의권력을공고히하고있다.경제적소외의원인을세계화나외국인등외부의탓으로돌리는이들의선동은국내정치를극단적으로양극화시켰다.
더욱뼈아픈것은이과정에서한국가의안정과번영을지탱하는핵심‘제도’들이심각하게훼손되고있다는점이다.정부권력을견제하고투명성을보장해야할독립적인사법부,중앙은행,그리고자유로운언론은포퓰리스트지도자들의끊임없는공격을받으며제기능을잃어가고있다.제도적틀이무너지면서소수의권리를보호하고다수의이익을조율하는민주주의의교정메커니즘마저마비되고있는실정이다.
정부와제도의역량이약화됨에따라국가들은불확실하고위험한세계에대처할유연성과민첩성을상실하고있다.코로나19팬데믹당시중국이보여준경직된정책의실패가방증하듯,투명성이결여되고비판을수용하지못하는권위주의적대응은초기에는통제력을발휘할지몰라도결국막대한경제적,사회적비용을초래한다.국내의정치적기능장애와제도의붕괴는결국그국가를넘어국제관계의불안정을심화시키는핵심원인으로작용하고있다.
[3]패권경쟁과길을잃은국제거버넌스
국내정치와경제의혼란은고스란히지정학적전장으로옮겨붙었다.특히세계의양대강국인미국과중국은자국의영향권을확대하고상대의부상을억제하기위해대놓고힘겨루기를하고있다.이들은관세폭탄과첨단기술제한등노골적인산업정책을무기화하여무역을지정학적수단으로전락시켰고,이러한초강대국간의공격적인쟁투는자유롭고개방적인무역질서를근본부터붕괴시키고있다.
이러한격랑속에서세계질서를조율해야할국제기구들은철저히무기력한모습을보이고있다.IMF나WTO와같은다자기구들은세계경제의큰축으로성장한신흥강국들의영향력을제대로반영하지못한채여전히소수선진국의입김에휘둘리며정당성을의심받고있다.기득권을놓지않으려는서방과자신들만의대안적기구(AIIB,NDB등)를세우며영향력을확대하는중국사이에서,국제거버넌스는질서를창출하기는커녕파괴적인경쟁의장으로전락해버렸다.
초강대국들이벼랑끝대치를이어가는가운데,인도와브라질,인도네시아같은중견국들은어려운선택에직면했다.이들은어느한진영에휩쓸리는것을피하고자특정시점과사안에따라입장을달리하는이른바‘사안별동맹’이나‘줄타기’전략을택하고있다.그러나이러한계산적인각자도생의태도는당장의국익에는부합할지모르나,기후변화등인류공동의목표를해결하기위한국제적연대를방해함으로써결과적으로세계전체의구조적불안정을부추기고있다.
이처럼경제의양극화,정치제도의부패,그리고지정학적갈등이서로꼬리를물고증폭되는기이한형국이바로저자가진단하는‘파멸의고리’의실체다.그러나저자는이것이인류의피할수없는운명은아니라고단언한다.분열과붕괴를넘어조화롭고번영하는세계로나아가려면공정하고투명한규칙기반의제도를대내외적으로복원해야하며,단기적이익의유혹을뿌리치고용기있게협력을이끌어낼진정한리더십이절실하다.위기에휩쓸리지않고새로운국제질서의향방을예리하게꿰뚫어보고자하는독자라면,세계를지배하는힘의이동을완벽하게조망한이책에서가장확고한지적나침반을얻을수있을것이다.
추천사
세계질서가재설계되고있다.세계화시대는이미종식되었고,지경학적분절화시대로전환되었다.국제법,국제기구,국제질서가무시되고있고,전쟁이일상인시대를살아가게되었다.우리가살아가는세상이송두리째바뀌고있는데나는그대로살아갈것인가?이책은내일의숙제를이해하고,새로운공식을고민하게해줄것이다.
-김광석(YT〈경제읽어주는남자TV〉한양대교수)
우리는지금전례없는혼돈의시대를살고있다.세계화는번영을약속했지만,정작불평등을심화시키고정치적갈등을키웠으며,국제질서의기반을흔들고있다.저자는이책에서그근본원인을‘둠루프doomloop’(파멸의고리)라는하나의개념으로날카롭게포착한다.낡은해법으로는빠져나올수없는시대,이책은새로운사고의출발점이될것이다.
-박정호(YT〈박정호교수의여의도멘션〉명지대교수)
저자는세계경제의파편화를이끄는힘들이무엇인지진단한다.야심차게넓은범위를다루는서사안에서,한때는더훌륭한통합과조화를향했던듯한세계가이제그이음새가닳아해지고있는모습을보여준다.통화와무역에서AI와국제적동맹에이르기까지,이책은지도자든시민이든가리지않고사유에영향을줄,정신번쩍드는여행의기회를제공한다.
-로버트E.루빈(미국외교협회CFR명예공동의장및전미국재무장관)
경제학,지정학,그리고기술적변화가지구전역에걸쳐어떻게상호작용하며무질서를증폭시키고있는지에대해깊고통찰력있는설명을제공한다.이러한역학을이해하는것은더나은것을재건하기위한전제조건이다.(…)다가올격동의시대를이해하고그조형에일조하고자하는이들을위한필독서다.
-재닛옐런(전미국재무장관및전연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