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의 온도 : 떠난 자리에 오래 머무는 작은 온기들

빈자리의 온도 : 떠난 자리에 오래 머무는 작은 온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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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정환

저자:박정환
다리를떠는버릇이있다.어릴적부터“복달아난다”는말을들으며자랐다.어느날그말이오래마음에남아,정말복이라는것이있다면어떤모습으로어디에머물까를상상하기시작했다.머무는온기에복이라는이름을,떠난자리에고이는그늘에액이라는이름을붙였다.그렇게보이지않는것들을좇다보니한권이되었다.
무언가를쓰는사람이라기보다,오래보는사람에가깝다.무엇이지나갔는지보다무엇이남았는지를먼저본다.
『빈자리의온도』는그조용한시선이모여만들어진,떠난자리에남는작은온기들을따라걸은기록이다.

목차

프롤로그
아직식지않은자리

1부눈에밟히는작은온기들
-복은늘작은것들곁에있었다.

1.떨림을먼저알아채는마음
2.세월이밴외투
3.바다가들어온가게
4.볕이옮겨앉는담벼락
5.허공을좇는눈어두운고양이
6.누군가의이름이불리는곳
7.보일러실에잠시깃든것
8.사라진집으로데려가는냄새
9.마지막눈위의발자국

2부곁을내어주는사람들
-복은다정한곁을떠나지않았다.

1.곧돌아올사람의자리
2.먼저고개를숙이는사람
3.추위를나눠덮던집
4.봄비에함께젖은우산
5.그래도다시오는발걸음
6.말없이더담기는밥
7.이름을잃어도남는다정
8.다음차가들어오기전까지
9.처음앉는의자위에서
10.데려가지못해도,매주
11.처마아래켜둔작은등

3부떠난자리에남는것들
-떠난자리에는복도액도함께남았다.

1.남겨진의자의그림자
2.발소리가잦아드는계단
3.밤이되면들리는목소리
4.아직말하지않은작별
5.아무도앉지않는그네
6.주인을잃은코트
7.새벽두시의단골
8.젖은발자국이마르는동안
9.이름이지워진화분
10.두사람몫의밥
11.더는마주앉을사람이없는
12.빈소옆,끝까지비어있던의자두개
13.햇빛에떠오르는옛간판
14.유리창에비친다른사람의곁

4부아직오지않은것들곁에서
-오지도않은것에도,먼저와있는온기가있었다.

1.눈이오기전,아빠를기다리는아이
2.첫출근전날새벽의빈사무실
3.아직아무도살지않는집
4.산달이가까운부엌
5.망이흩어진자리에복이오던밤
6.어둠속에서,같은방향으로
7.여름저녁,내일올라갈셔터
8.밤새차오르는것들
9.우편함을열지못하는손
10.공항입국장,문이열리기전
11.누군가를향해기운빈자리들
12.새벽응급실,두방향의기다림
13.장마의끝,두개의컵

5부아직여기있는동안
-끝나가는줄알면서도,그온기를끌어안았다.

1.떠나는자식의오늘저녁밥상
2.폐업일주일전,여느때처럼
3.끝인줄몰랐던날
4.여름밤,물이식어가는소리
5.검사결과전날의평범한아침
6.보내지못한안녕
7.곧헐릴집의마지막살림
8.이사가기전날,동네한바퀴
9.노인의마지막또렷한가을
10.면회가끝난보호소의소등전
11.마지막차가사라질때까지
12.공중전화부스안의십분
13.비오는오후의네시십삼분
14.끝내풀지못한매듭
15.헌책방,떠나는책과오는손
16.벤치에건넨따뜻한차한잔

6부보이지않게된자리
-보이지않게되었을뿐,사라진것은아니었다.

1.천장을잊은초여름오후
2.늦여름강가의맞잡은손
3.가을저녁,돌아가는사람들사이로
4.초겨울,다시그국숫집창가

에필로그
사라진계절들의목록

출판사 서평

“보이지않게되었을뿐,
사라진것은아니었다.”

작은그림자로
마음의날씨를읽는법.

살다보면누구에게나빈자리가생긴다.떠나간사람의자리일수도있고,다시돌아오지않을계절일수도있으며,끝내붙잡을수없었던어느시절의풍경일수도있다.우리는대개그런것들을잃어버린것이라말한다.하지만『빈자리의온도』는다른질문을던진다.정말사라진것일까.혹은보이지않게되었을뿐,여전히우리곁에남아있는것은아닐까.

국숫집의김,골목의볕,보일러실의길고양이,시장의반찬가게,버스터미널의빈의자같은작고평범한풍경들이등장한다.그러나저자는그익숙한장면들속에서사람들이쉽게알아채지못하는감정의흔적을발견한다.누군가를기다리는마음,먼저고개를숙이는배려,끝내말하지못한작별,그리고오래도록사라지지않는그리움이이야기곳곳에스며있다.

복은따뜻한국물곁에머물고,오래입은외투에기대어쉬고,누군가의이름이불리는곳으로날아간다.액은상실과부재의자리를지키며떠난것들을기억하게한다.눈에보이지않는것을빌린이섬세한은유는삶을바라보는새로운시선이되어깊은여운을남긴다.그리고이야기가깊어질수록,머무는복과떠나는액사이에서또다른결의온기들이모습을드러내기시작한다.

검사결과를기다리는가족,곧폐업할가게,떠나는자식의마지막저녁밥,헐릴집의마지막살림,더는답이오지않는단톡방등누구나한번쯤경험했거나언젠가맞이하게될순간들이이어진다.그래서우리는타인의이야기를읽으면서도어느새자신의기억을떠올리게된다.잊었다고생각했던얼굴과장소,그리고이름들이조용히마음속에서다시살아난다.

『빈자리의온도』는떠난사람을이야기하지만남아있는사랑을보여주고,지나간시간을이야기하지만,지금의삶을더선명하게바라보게만든다.이책은우리에게묻는다.정말사라진것은무엇이고,여전히남아있는것은무엇인지를.그리고한번도착한다정함은생각보다오래우리곁에머문다는사실을,조용히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