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안토니오 그람시 (Antonio Gramsci)
반파시즘의 기조 아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주장한 이탈리아의 지식인이자 정치인으로 이탈리아 공산당 설립자 중 한 명이다.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권에 의해 불법정당 활동이라는 죄목으로 구속되었다. 재판 당시 그람시를 기소한 검사는 그람시에 대해 “20년 동안 두뇌를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그람시는 20년 4개월 형을 선고받았고, 감옥에 갇힌 지 11년째인 1937년 세상을 떠난다. 1891년 이탈리아의 사르데냐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사고로 등이 굽는 장애를 얻었으며, 장성한 뒤에도 크고 작은 병에 시달렸다. 토리노 대학교에 입학해 언어학과 철학 등을 배웠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중퇴하고 말았다. 1913년 이탈리아 사회당에 입당하여 본격적인 사회주의 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어용화 되어가는 사회당에서 나와 1921년 이탈리아 공산당을 창당한다. 1924년 하원의원이 되었고, 1926년 1월 공산당 총서기가 되어 이탈리아 공산당을 지도한다. 그러나 그해 11월 무솔리니 정부는 파시스트 국민당 이외의 모든 정당을 불법단체로 규정한 새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그람시는 경찰에 체포된다. 20여 년 형을 받고 감옥에 갇혀 있는 기간 동안 역사와 현실 정치에 대해 노트 30권에 이르는 글을 남겼다. 이것은 이후 《옥중수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이탈리아의 역사와 정치 상황, 그리고 그람시의 마르크스 이론 해석과 역사관, 철학 체계를 파악할 수 있다.
1장 헤게모니 해체 01 의심 없이 받아들인 낡은 상식이 당신의 목줄을 쥔다 17 02 지배 세력은 물리적 폭력 대신 문화적 세뇌를 택했다 23 03 남들이 정해 준 성공 궤도에서 가차 없이 탈선하라 29 04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자는 타인의 생각에 지배당한다 35 05 견고한 일상의 감옥을 인식하는 것이 모든 해방의 시작이다 41
2장 진지전(陣地戰) 01 거대한 벽에 계란을 던지는 무모한 정면돌파를 멈춰라 49 02 세상을 당장 뒤엎을 수 없다면 묵묵히 당신만의 참호를 파라 55 03 일상의 아주 작은 틈새부터 치밀하게 잠식해 들어가라 60 04 섣부른 분노에 휩쓸린 투쟁은 낡은 룰에 갇히는 지름길이다 66 05 가장 차갑고 길게 싸울 수 있는 자만이 최후의 영토를 얻는다 72
3장 지성의 비관 01 막연하고 섣부른 희망은 현실을 가리는 가장 위험한 마약이다 79 02 당신을 에워싼 가혹한 조건들을 뼈저리게 직시하라 85 03 맹목적인 긍정이 아니라 날카로운 분석이 생존을 결정한다 92 04 바닥을 인정해야만 바닥을 딛고 반격할 힘이 솟아난다 98 05 잔혹한 세상의 법칙을 냉정하게 해부하고 해체하라 104
4장 의지의 낙관 01 이성은 한계를 말할지라도 의지는 기어코 한계를 부순다 113 02 무력감과 극단적 허무주의에 잡아먹힌 자아를 도륙하라 120 03 감옥의 쇠창살 속에서도 미래를 기획하는 압도적 에너지 126 04 비관적인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은 행동이다 132 05 사지(死地)에 갇혔더라도 기어코 살아남겠다는 독기를 잃지 마라 138
5장 철학의 교체 01 과거의 정답이 오답이 된 시대, 당신의 철학을 교체하라 147 02 책상물림의 관념을 버리고 진흙탕 현실의 지식인이 되어라 154 03 낡은 상식을 잿더미로 만들고 오직 나만의 룰을 세워라 160 04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만이 시대를 지배한다 168 05 무기력한 희생양의 가면을 벗고 시대의 주권자로 군림하다 174 에필로그 육신은 감옥에 갇힐지라도 사유의 영토는 결코 빼앗기지 않는다 180
시대철학 시리즈는 한 시대를 움직인 인물의 삶과 생각에서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철학을 길어 올리는 기획입니다. 다섯 번째 인물로 그람시를 고른 까닭은 그가 가장 불편한 질문을 끝까지 붙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한 정답이 더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데도 같은 정답이 교과서처럼 되풀이되는 지금, 우리가 흔들리는 이유를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기준의 출처에서 찾아보자는 제안이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책은 그람시의 이론을 해설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토리노 공장 점거의 패배, 리옹 테제, 우스티카섬의 44일짜리 학교, 사면 청원서를 끝내 쓰지 않은 선택처럼 그의 삶의 장면을 따라가며 개념이 몸으로 겪은 경험에서 나왔음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각 글마다 오늘의 독자가 직접 해 볼 수 있는 작은 실천을 놓았습니다. 목표 하나의 출처를 적어 보기, 나를 부르는 말을 받아 적기, 넘지 않을 선 하나를 미리 정해 두기 같은 것들입니다. 낡은 기준에 자신을 재며 자책해 온 분, 열심히 했는데 약속된 결과가 오지 않아 막막한 분, 분노나 냉소 말고 다른 방식으로 버티는 법을 찾는 분께 권합니다. 그람시의 사상을 처음 만나는 독자도 일상의 언어로 읽을 수 있도록 엮었습니다. 다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했고 편집팀의 해석이 가미되어 있음을 판권면에 밝혀 두었습니다.
책 속에서
한 사람의 몸을 가두는 일은 어렵지 않다. 권력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몸이 아니라 그 몸 안에서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생각이다. - 프롤로그, 4쪽
상식은 진리가 아니다. 상식은 오래 쌓인 것이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진리는 따져 본 끝에 남는 것이고 상식은 아무도 따져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이다. - 1장, 17쪽
목줄은 보이지 않을 때 가장 단단하다.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적어도 그것을 내 몸의 일부로 착각하는 일은 멈출 수 있다. 오늘 떠오른 당연한 생각 하나에 조용히 물음표를 붙여 보기를 바란다. - 1장, 22쪽
참호는 남이 파 주지 않는다. - 2장, 55쪽
긍정은 기분을 바꾸고 분석은 위치를 바꾼다. 적어도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게 해 준다. - 3장, 96쪽
지성이 등불을 밝혀 길 위에 무엇이 어디에 놓였는지 보여 준다면, 의지는 그 길을 실제로 걸어가는 발이다. 등불이 밝다고 발이 저절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발이 부지런하다고 등불이 필요 없어지지도 않는다. - 4장, 116쪽
위기는 대개 예고 없이 찾아오고 그때 새로 선을 긋기에는 너무 늦다. 미리 그어 둔 선 하나가 가장 어두운 날 당신이 끝내 당신으로 남아 있게 해 주기를 바란다. - 4장, 144쪽
공백기에 먼저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 그다음 시기의 상식을 쓴다. - 5장, 165쪽
육신은 끝내 풀려나지 못했다. 그러나 사유의 영토는 한 뼘도 빼앗기지 않았다. - 에필로그, 187쪽
상식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감옥을 부숴라: 안토니오 그람시로 재해석한 21세기, '상식'에 관하여 - 시대철학 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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