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그립고 아름다운 (인생 깊은 곳에서 길어올리는 한마디 한마디, 삶글)

이토록 그립고 아름다운 (인생 깊은 곳에서 길어올리는 한마디 한마디, 삶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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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일을 살아가는 힘,
지나온 인생의 길에서 발견하다
『이토록 그립고 아름다운』은 〈길위의인문학〉 자서전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다.〈삶글, 자서전쓰기〉로 삶의 자취를 돌아보고 오늘을 사는 힘을, 다시 새 걸음으로 나아가도록 자서전을 지필하고자 중장년층 참가자들이 모였다.
이번 프로그램은 ‘쓰기’뿐만 아니라 음독으로 ‘읽기’ 감각을 되살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말과 글은 본래 하나이기에 소리 내어 읽는 것이 결국 글을 쓰는 과정이었다. 말로 뱉어낸 것을 듣고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한자한자 써내려간다. 신중히 고민하며 나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늦은 공부 이야기,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이야기, 직장생활이야기, 아내 이야기 등 제각기 다른 주제들이 모여 『이토록 그립고 아름다운』조화를 이룬다.
‘내가 살아온 세상의 이야기는 아직 내 인생사의 일부분일 뿐이다’ 그렇다. 삶글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삶글, 자서전쓰기〉는 이제 첫 걸음이다. 『이토록 그립고 아름다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저자

조기담

1944년고창읍에서태어나대한산악연맹고창군연맹회장으로,산과사진과함께살고있다.

목차

펴내는글004


잊지못할은사(恩師)님과나의좌우서(座右書)-조기담15

모친알아서하시라하게!-김성자21

그힘겨웠던시간들?진윤식37

내인생의한단면(斷面)-김범중55

내노년에해야할숙제?유명숙65

내고향은고창동산물?정승희81

돌아보니어느새?백원구95

어느날잠깐스쳐간?강창엽109

웃음꽃?정기숙121

행복해하는내심장이하얗게변하는날까지사랑해요?조순임135

나의인생?차은정147

출판사 서평

펴내는글

네버앤딩이야기꾼의탄생


들녘풍경이삽시간에달라지고있다.초록이물러가는듯싶더니,어느새연한노랑으로채워진다.진노랑으로,황금의빛깔로절정인듯하더니,며칠반짝거리는순간을놓치면눈을채우던‘황금빛’은풀죽은흙빛으로사위어간다.농부들일손이바빠도이만저만이아니다.황금빛을놓칠수없다.‘부뚜막부지깽이’라도일으켜손을빌어야하는추수시기,한해활기로는둘째가라면서러운시절이다.
색으로치자면우리삶의순간도마찬가지련다.연한녹색빛깔로시작해,초록으로,어쩌다비틀거리는노랑으로,자칫먹빛으로스러지다가도다시초록을되찾기도하고,차차의지와세월이빚은황금빛깔로치장하기도한다.그리고거두어들이는시기,모든빛깔을제몸에새기어색과빛이어떠하든다품을수있는넉넉한그릇이되기도한다.고창군립도서관문화강좌실,열다섯남짓한목소리들이수런수런거린다.‘길위의인문학’프로그램으로진행하는〈자서전쓰기〉에참가해,삶을추수하는사람들이다.

함께읽기,함께쓰기로되살려내는읽기쓰기감각

〈길위의인문학〉프로그램은도서관을통해지역민에게인문학을향유하게하고자신과역사를성찰하고삶의행복에기여하자는취지로진행하고있는프로그램이다.고창군립도서관은올해중장년층을대상으로‘삶의자취를돌아보고오늘을사는힘을,다시새걸음으로나아가도록’자서전글쓰기프로그램을준비했다.지난7월6일첫걸음을뗀자서전프로그램기나긴걸음이이제막바지깊은호흡을가다듬고있다.봄빛은이미사위어하늘과땅을불볕으로덥히던7월,기나긴장마를거치고찾아온8월휴가철의유혹도버티면서,늦도록염천(炎天)9월을무사히지나쳐이어온오랜길이었다.어느덧글쓰기동무가된참가자들의옷도한층두께를더해가고있다.
이번자서전쓰기는오로지쓰기만을공부하는것이아니다.읽기를겸해서그동안잠시잊었던읽기감각을되찾는시간이기도했다.읽기도함께읽기방식이다.도랑가면서소리내읽는방식,오래전음독(音讀)이라는유일한방식으로읽던우리문화유전자속읽기를되살려내는것이다.“처마밑에는낙타털로만든갈색빨랫줄이하늘을향해걸쳐져있습니다.하늘향해걸쳐진낙타줄은사막에존재했던모든생명들을하늘로인도하는길처럼보입니다(엄마와딸,바람의길을걷다,강영란).”차례에맞춰자기목소리로읽어가는고비사막여행기는어느새우리삶의순간순간으로바뀐다.우리엄마,우리딸,고비의풍습과닮은우리옛풍습으로이어져책속작가의목소리는어느새우리목소리로바뀌어있다.

묵독을거슬러다시음독으로,소리를통해읽는삶과삶의이야기

두시간프로그램가운데,한시간읽기,한시간쓰기연습으로진행하는동안,그림책의장면과글로부터시작해,짧은문장읽기,여행기,재치가넘치는어린이동화,동시읽기로이어졌다.마음읽기를잘정리한책의서문을읽으며우리마음의단면을슬쩍엿보기도했다..우리지역에서나고자란양귀자소설가의『모순』에등장하는선운사와도솔암풍경을읽어가며,소설속의것과실재를비교해보기도했다.우리에게익숙한공간이어떻게소설속에글속에나타나는가,살피는일도흥미진진이었다.묵독이라는진화한방식으로읽기가바뀌기전까지읽는행위는소리와동행하는행위였다.소리는공간과사람의전제에서가능하다.우리는묵독을발견하고난뒤,시공을압축하는효율을얻는대신읽는행위에서사람과함께하는공간을잃고말았다.소리내읽는동안묵독으로사라졌던공간과사람을호명하게되었다.함께읽기에참여한사람들은같이읽은이야기안에서자신의삶과닿은것들을서로이야기나눈다.자연스럽게사람과사람의삶이만나는순간이다.

말을배우면서시작한쓰기감각을오늘에되살려

훨씬더오래전에멈추고만,쓰기감각을되살리는일도함께한다.먼저말과글은서로다른존재라는‘오해’의빗장을벗기는일부터다.저갑오년‘언문일치’를주창한선조들의일로부터다.언(言)과문(文)은둘이아니다,라는선언으로부터다.갑오년은동학혁명의해다.그러니무려123년전의일이다.그러므로글(문,文)공부하러모인우리들은말(언,言)을배우고,그말을통해누군가와생각을나누기위해애를쓰던지난수십년의일이모두글쓰는공부의바탕이었다는것을알아가게된다.그러는동안,배껴써보기,단문으로글써보기,이미지보고묘사하는글써보기,편지글써보기,인생곡선그리기등다양한쓰기연습을진행했다.그리고이제출판을위한글쓰기,막바지작업에몰두하고있다.그사이두차례특강강사와만났다.책이만들어지는과정이니,삶의굽이굽이를나눠접는책으로만들어보기도하고,문장의짜임을익히기도했다.고창의작은문화예술공간책마을해리를찾아책의바탕을탐색하기도했고,모처럼서해짭쪼롬한바다향에취하기도했다.‘날마다이런공부만하면좋겠네’

쉬지않고삶의메시지를전하는네버앤딩이야기꾼의탄생

출판을전제로글쓰기,이렇게긴여정을통해마지막쓰기단계에다다르자,모두는고민이깊다.단순히쓰기만의문제가아니다.출판이되어,알든모르든누군가와내가쓴글이마주하게된다는부담때문이다.고창군립도서관문화강좌실은팽팽한긴장이감돈다.그동안준비한글을내어놓고서로돌아가며읽는다.글쓴이는빨간색펜을가지고읽기동무,쓰기동무들이자신을위해돌아가며소리내읽어주는‘내목소리’를들으며어색한부분,맥락이끊기는부분을표시한다.다읽고서는서로생각을주거니받거니한다.
“아니,그렇게동서시집살이가심했는데,병간호를지극정성으로하는법이어디있어요.”아들못낳은동서보다시집와먼저아들을낳고모진동서시집살이를견디고견디었는데,그시누이가암에걸리자,정성껏그수발을다한이야기끝에오가는말이다.글이야기보다앞서는것이말이고,삶의이야기다.삶이말이되고글이되었으니,말이다.늦은공부이야기로,어렵고힘들게살았던결혼초기이야기로,직장생활분투기로,아내이야기로,청소년기이야기로,삶의순간을시의형식으로,세상과만나려는예비작가들에게마지막분투를당부한다.‘내가살아온세상의이야기는아직내인생사의일부분일뿐이다’선배참가자가쓴글맺음이다.이번〈삶글,자서전쓰기〉에담기는이야기는아이가첫걸음을떼듯,첫글떼기다.앞으로결코멈추지않는‘네버앤딩’이야기꾼으로세상후배들에게삶을관통하는선배들의메시지를건네시길빈다.

2017년11월책마을해리촌장이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