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15.00
Description
한 세대 만에 잃어버린
우리들의 아름다운 신앙의 흔적들
교회가 사회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일까? 대형 교회의 목회 세습과 목회자들의 각종 비리 그리고 입에 담기도 민망한 성추문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오르내리는 요즘 세태를 보면 거꾸로 교회가 언제 사회로부터 존경받은 적이 있었는지, 사람들에게 사랑의 대상이 된 때가 있었는지 묻게 된다. 그런데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물질적 풍요가 넘쳐나지 않던, 그야말로 가난을 숙명처럼 여긴 채 쌀을 되나 말로 사다 먹으며 연탄을 때던 그런 시절이었다.
1960년대와 1970년만 해도 예배당 안에는 종교적 엄숙성과 사람끼리 부대끼는 따스한 온기가 넘쳐났다. 어린아이들도 검정 고무신에 여러 번 기워 누더기가 된 양말을 신고 다녔을망정 예배당에 가면 무릎을 꿇고 앉아 조용히 기도를 드렸다. 흰쌀밥에 고깃국 실컷 먹게 해달라는 기도는 종교적 사치나 맘몬주의가 아닌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가난한 이들의 실존적 기도였다. 아이를 포대기에 둘둘 말아 업은 아주머니들은 예배가 끝나면 눈물 콧물로 얼굴이 범벅이 되었다. 그 와중에도 예배당 구석엔 성미가 쌓이곤 했다.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지만 실은 얼마 전 이야기다. 모든 게 풍요로워진 요즘 한국 교회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30~40년 전 한국 교회와 크리스천들의 신앙생활 모습을 오롯이 복원해 낸 책이 출간되었다. 기독교 작가로 활동 중인 유승준 씨가 펴낸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아바서원)가 바로 그 책이다. 책 속에서 저자는 ‘종탑’, ‘달빛 시계’, ‘한옥 예배당’, ‘마룻바닥과 방석’, ‘신발장’, ‘성미 주머니와 항아리’, ‘산 기도’, ‘찬송가 궤도’ 등 예전 교회에서 볼 수 있었던 신앙의 흔적들을 25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에 따르면 목사님 식구들과 함께 먹던 ‘개떡’은 ‘아무 맛도 없었지만 배가 불러 좋았던 일용할 양식’이었고, ‘풍금’은 ‘동심의 나라로 인도하는 영혼의 징검다리’였으며, 부활절마다 어머니가 곱게 다려 입던 ‘곱디고운 소복’은 ‘고난과 부활에 동참하기 위한 정갈한 준비’였다. 이밖에도 책 안에는 해마다 간발의 차로 놓치고 말았던 산타 할아버지, 새벽바람을 가르며 울려 퍼지던 천사들의 선율 같았던 성탄절 새벽 송, 누구나 시인, 수필가, 연주자가 되었던 아스라한 가을밤 추억이 담긴 문학의 밤 이야기 등이 가득 담겨 있다.
저자

유승준

1964년충남부여에서태어나한국외국어대학교철학과와중앙대신문방송대학원에서공부했다.정신세계사,디자인하우스,청림출판편집주간등을거쳐가나북스대표로일하며오랫동안책을만들어왔다.직접쓴책으로는문학작품에등장하는다양한요리와그것이상징하는세계를탐구한『사랑을먹고싶다』,원작자와의심층인터뷰를통해문학과음식의관계를인문학적으로들여다본『허기진인생,맛있는문학』,영화와소설속에그려진아빠와자녀들의관계를바탕으로부성애에관해조명해본『어쩌다내가아빠가돼서』,유교ㆍ불교ㆍ무속의고장인안동을예수마을로만들어온교회공동체110년의역사를기록한『안동교회이야기』,슬로시티로지정된남도의낙원증도와한국의대표적인여성순교자문준경전도사의일대기를취재한『천국의섬,증도』,사막과튤립의섬임자도를순교와용서의땅으로변화시킨이판일장로와이인재목사부자이야기를소개한『태양을삼킨섬』,생명을걸고조선교회의순결을지켜낸위대한순교자주기철목사와그후손들의삶을추적한『서쪽하늘붉은노을』,재일교포사업가로성공한후조국에돌아와인재를남기는삶을살다간중앙대전이사장김희수평전『배워야산다』,그리고인류역사를뒤바꾼40편의맛있는성경속음식이야기를서양명화와함께감상하는『신의밥상인간의밥상』등이있다.특히『천국의섬,증도』는2009년12월CBSTV에서「시루섬」이라는제목의드라마로제작,방영되어뜨거운반응을얻었으며,『서쪽하늘붉은노을』은광복70주년을맞아2015년12월25일KBS1TV를통해다큐멘터리로만들어져방영된뒤,2016년3월「일사각오」라는제목의영화로개봉되어큰반향을불러일으킨바있다.

목차

프롤로그ㆍ그때그시절,소박했던예배당풍경과추억들

1부귓가에예배당종소리가아련하게들려오면

ㆍ종탑-시간과공간을연결해주는마음속의메아리
ㆍ십자가-건물이아니라심령에세워야할믿음의징표
ㆍ달빛시계-계산하거나탓하지않는무모함의아름다움
ㆍ한옥예배당ㆍ새로운신앙과오래된전통과의절묘한조화
ㆍ마룻바닥과방석-밤낮없이무릎꿇고눈물로기도하던여인들
ㆍ신발장-검정고무신을벗고처음운동화를신던날
ㆍ성미주머니와항아리-쌀을나누는것은내살과피를나누는것
ㆍ산기도-소나무몇그루는뽑아야기도좀한다는말을듣던시절

2부청아한풍금소리에맞춰목놓아노래하던

ㆍ심방-목사님심방오시는날을그토록손꼽아기다렸던이유
ㆍ전도현황표ㆍ전도왕이되기위한필사적인노력
ㆍ개떡ㆍ아무맛도없었지만배가불러좋았던일용할양식
ㆍ찬송가궤도-악보도볼줄모르면서목청만높이던찬송시간
ㆍ풍금ㆍ동심의나라로인도하는영혼의징검다리
ㆍ부활절달걀-삶은달걀한알이주는뭉클한감동
ㆍ곱디고운소복-고난과부활에동참하기위한정갈한준비
ㆍ여름성경학교-워터파크와에버랜드로변신한예배당
ㆍ우물과수박-얼음,설탕,사이다,수박,더위를쫓는사총사

3부릴케와헤세의시한구절에왈칵목이메고

ㆍ산타클로스의양말ㆍ해마다간발의차로놓치고말았던산타할아버지
ㆍ새벽송ㆍ새벽바람을가르며울려퍼지던천사들의선율
ㆍ성탄절성극-그토록하고싶던요셉역은끝내하지못했으니
ㆍ올나이트와파트너게임-도대체왜나만몰랐던것일까
ㆍ문학의밤-누구나시인,수필가,연주자가되었던아스라한가을밤
ㆍ등사기ㆍ시린손호호불며가리방을긁어만들던주보
ㆍ캠프파이어-밤늦도록타오르는장작불곁에서죄를회개하던시간
ㆍ회지ㆍ꿈과희망을하얀종이위에담아내던청춘의흔적들

에필로그ㆍ내청춘의팔할은예배당에서만들어졌다

출판사 서평

한국교회의잃어버린시절과
‘그교회’를찾아떠나는레트로시간여행

저자는왜이런책을쓴것일까?
“제가주일학교와중고등부학생회모임을다니던1970년대와청년회집회에참석하던1980년대만해도예배당풍경과교회안의모습은지금과참많이달랐습니다.대부분가난했고,모든게부족했으며,세련되지못한어설픔이넘쳐났지만한편으로는때묻지않은소박함이산들바람처럼맑고풍요롭던시절이었죠.형이나누나들이교회를다니던1960년대는더그랬을것이고,어머니아버지가신앙생활을하던일제강점기나6?25전쟁당시는말할필요도없을거예요.고난과핍박이거세게밀어닥치던때였지만그만큼신앙의내면은강철같이견고했으며,교인들사이의친밀함이나신뢰감은피붙이나다름없을정도였죠.
그런데불과30~40년만에우리는이소중한것들을대부분잃어버렸습니다.잊지말아야할것들을잊고살았으며,간직해야할것들을스스로없애버렸어요.마을언덕위예배당에서울려퍼지던종소리는사라진지오래고,성미주머니는각종명목의헌금봉투로대체되었으며,찬송가궤도는강단뒤편을가득매운대형스크린으로뒤바뀌었죠.소담스러운한옥예배당은하나둘헐려버렸고,콘크리트와돌을쌓아올린대형예배당들이우후죽순처럼생겨났습니다.그러는사이교회는특유의공동체문화와끈끈한인간관계가설곳을잃게되었고,그자리를극도의이기주의와익명성이차지해버리고말았던겁니다.
저는교회가사회의소망이고,신앙인들이세상의온기였던그시절로다시한번돌아가고싶었습니다.시간을되돌리거나현재와과거를맞바꿀수는없어도그때의소박했던예배당풍경과신앙생활의추억들을오롯이되살려보고싶었죠.모든것이나를중심으로돌아가는지금의교회안에서예전에그랬듯이우리모두가중심에놓인교회의모습을재현해보고싶었던겁니다.부족하지만이책에담긴옛날이야기를통해우리가한동안잊고있었던,잃어버렸던,허물어뜨렸던,순수하고소박하고꾸밈없는천진난만한신앙생활의모습과예배당풍경을약간이나마회복하고복원해낼수있다면더바랄게없을겁니다.”

가을이시작되는계절,정감어린한권의책을통해잃어버렸던그시절로돌아가그때의순박하고때묻지않았던신앙의원형을약간이라도되살려낼수만있다면얼마나좋을까.그렇게되기만한다면교회가다시사회로부터존경받고,사람들에게사랑의대상이될날이다시올수있지않을까.최소한나와내교회만이라도이런진한울림을제대로느껴볼수있지않을까하는작은바람을가져본다.책안에담긴샤인작가의아스라한일러스트레이션은레트로시간여행에훌륭한동행자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