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3 (콜럼버스가 문을 연 호모제노센 세상)

1493 (콜럼버스가 문을 연 호모제노센 세상)

$27.52
Description
“찰스 만이 아니라면 그 누가, 이토록 방대한 지식을
이토록 명쾌하고 흥미롭게 들려줄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너머,’ 콜론의 탐험대를 필두로 유럽 식민개척자들이 아메리카 땅에 발을 디딘 이후 광범위하고 전복적인 양상으로 전개된 인류의 경제· 생태적 변화와 그 결과 탄생한 ‘호모제노센Homogenocene(균질화·동질화된 인류 삶을 의미하는 신조어)’의 기원에 대해 쓴 역작이다. 흔히 학자들이 ‘세계화’ 혹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부르는 21세기의 경제·생태 시스템은 장구한 인류사의 맥락에서 볼 때 매우 급작스럽게 출현했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그것은 오랜 세월 지구상 부의 절반 이상을 독점하고 있던 아시아, 특히 중국의 무역권에 한 자리 끼어들고 싶었던 유럽인의 욕망이 분출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같은 것이었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술가 찰스 만은 이 책 《1493》을 통해 중국을 찾아 떠났던 콜론이 히스파니올라 섬에 상륙한 이후 얽히고설켜 맞물린 경제·생태계 변화가 근대 사회를 어떻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몰아갔는지를 우리가 지금껏 몰랐던 다양한 사실들을 끌어들여 흥미롭고 역동적인 스토리로 엮어낸다. 흡사 정신착란처럼 진행된 대혼돈 과정에서 주연이거나 조연 혹은 희생자가 되어야 했던 세상 만물들, 때로 페루 연안 구아노 섬의 새 배설물이, 때로 전염병 바이러스가, 때로 노예무역선에 내던져진 아프리카 군인 출신 포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도록 만드는 이 신기한 책을 두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사유의 신기원을 열어젖힌 한 편의 위대한 복음서’라는 상찬을 보냈다.
저자

찰스만

저자:찰스만
저명한르포작가이자세계적인베스트셀러《1491》의저자이다.미국암허스트대학교에서수학과생물학을전공했다.베스트셀러저술가로이름을날리기전에는〈애틀랜틱〉과〈사이언스〉등에서기자로활동했다.학자들조차혀를내두를만큼꼼꼼한취재력,방대한지식을쉽고생동감있는언어로풀어내는능력은이시절에다져졌다.미국물리학회가수여하는저술가상을비롯해앨프리드P.슬론재단(AlfredP.SloanFoundation)과래넌재단(LannanFoundation),내셔널매거진저술가상등을수상했다.〈포춘〉〈뉴욕타임스〉〈배너티페어〉〈워싱턴포스트〉에글을기고하고있다.저서로《제2의창조》《1491》《1493》이있다.《1491》과《1493》은출간되자마자전미베스트셀러에오르며여러미디어와서점들이선정하는‘올해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

역자:최희숙
전북대학교영어영문과를졸업했다.20년가까이출판에이전트로일하며영미권도서를소개해왔다.번역한책으로《하룻밤에끝내는기적의팀워크》가있다.

목차

프롤로그ㆍ008

도입부호모제노센세상에서
1장두개의연결고리025
터진판게아를재봉합하다ㆍ등대를향해ㆍ은을실어나르는바닷길ㆍ막판추가시간에뒤집힌지구의부

1부대서양항해
2장타바코해안089
아메리카에새로유입된토양밑바닥의유기체들ㆍ유럽과딴판인아메리카산천ㆍ도처에도사린위험요소들ㆍ아메리카로날아온유럽의꿀벌들ㆍ무한하고끝없는,부를향한갈망
3장악마의기운154
착취국가의탄생ㆍ시즈닝,공동묘지로가는정거장ㆍ영국,노예제로180도방향전환하다ㆍ미국남부캐롤라이나식민지와그곳인디언들ㆍ타라의대저택과말라리아ㆍ황열병ㆍ전쟁과모기

2부태평양을항해하다
4장돈을실어나르는바닷길231
정화의무적함대가조금만더나아갔더라면ㆍ“상인이해적이고,해적이상인이되어…,”ㆍ중국왕조의고질적인동전품귀현상ㆍ역사상최대의잭팟포토시은광ㆍ돈이될만한모든것을배에실어서….ㆍ스페인과중국의이해불가한마닐라동거
5장상사병풀,외국덩이작물,옥구슬쌀301
은밀한여행자ㆍ중국의맬서스,홍량길ㆍ산들은죄다벌거숭이가되었다ㆍ다자이가남긴유산

3부유럽,세상의중심으로올라서다
6장농업,산업이되다353
감자전쟁ㆍ감자,멜서스의트랩에서유럽인을구조하다ㆍ질소비료구아노의시대ㆍ대기근,유럽을박살내다ㆍ아일랜드가병충해에취약했던이유ㆍ해충과의전쟁
7장검은금의세상423
벌레와새가없는숲ㆍ천연고무가산업용품으로거듭나기까지ㆍ욕조안의여인ㆍ위캄이만들어낸세상ㆍ지구반대쪽에이식된고무나무

4부세상을바꾼어느아프리카인
8장차원이다른인종의뒤섞임493
조니굿루킹ㆍ좋지않았던시작ㆍ신세계의탄생ㆍ가문의영예ㆍ칵테일도시
9장도망자들,지역공동체를만들다577
칼라바르에서ㆍ아프리카인의팔마레스왕국ㆍ파나마지협의머룬들ㆍ가장순도높고고귀한투쟁ㆍ아메리카에입혀진머룬문화ㆍ도나로사리오가구축한세상

종장현대인의삶
10장불랄라카오에서673
몰지각한인간ㆍ필리핀이푸가오다랑이논에서ㆍ배위에서

참고문헌ㆍ698
찾아보기ㆍ765

출판사 서평

배에서내려해변에발을디뎠을때비가억수같이쏟아지고있었다.
일행은삼일열을심하게앓았다.

1492년10월12일,크리스토퍼콜럼버스가히스파니올라섬(현재의도미니카공화국)에첫발을디딘직후기록한항해일지의한구절이다.‘삼일열tertianfever’은좀오래된말로,48시간을주기로반복되는열과오한발작을의미한다.콜럼버스는자신의원정대원들이뼛속까지파고드는오한과열병에시달리다속절없이죽어간원인을원주민여성들탓으로돌렸다.‘여기는여자가많은데,이들은(말하자면타이노원주민여자들은)조신하지않고깔끔치도못했기때문에그들(말하자면남자원정대원들)에게문제가생기는것도당연하다.’이질환을성병의일종으로간주한것이다.

자기가무슨일을해낸건지,
콜론은죽는순간까지상상조차못했다

오늘날질병학자들은콜론의언급에코웃음을친다.이병은당시스페인에서유행하던말라리아였으며,병원균운반자들역시콜론의배에탄항해사중하나였을거라고학자들은추정한다.인간의몸속에서수개월동안잠복할수있는말라리아병원균은보균자의피를빨아들인한마리모기에의해한순간광범위하게퍼져나간다.불운하게도콜론무리가발을디딘섬에그런유형의모기는널려있었다.게다가속속드러나는최신연구에따르면,1492년이전의아메리카에는말라리아와천연두,황열병,독감등이아예존재하지않았다.유럽인들이상륙한직후부터인디언마을을융단폭격하듯집어삼킨이몹쓸전염병들로인해아메리카대륙원주민의70퍼센트이상이목숨을잃었다.
그뿐인가?배를타고항해에나선건사람만이아니었다.소,양,말등가축은물론이고사탕수수,밀,커피,감자,담배같은식물들도이여행에동참했다.의도치않은동반자였으나동식물못지않게중요했던존재들이있었으니지렁이,바퀴벌레,꿀벌같은곤충과온갖병원균등수천의미생물체들까지눈을동그랗게뜨며줄줄이새로운땅으로쏟아져들어갔다.향후식민개척자들을따라지표면여기저기로힘차게행군한이들은그곳의토착생명체와상호작용하면서생태학적아수라장을만들어냈고,누구도예상치못한양상으로우리행성의경제·생태시스템을뒤흔들어버렸다.

“찰스만이아니라면그누가,이토록방대한지식을
이토록명쾌하고흥미롭게들려줄수있단말인가?”

이책《1493》은우리가학교에서배운‘콜럼버스의신대륙발견너머,’콜론의탐험대를필두로유럽식민개척자들이아메리카땅에발을디딘이후광범위하고전복적인양상으로전개된인류의경제·생태적변화와그결과탄생한‘호모제노센Homogenocene(균질화·동질화된인류삶을의미하는신조어)’의기원에대해쓴역작이다.흔히학자들이‘세계화’혹은‘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부르는21세기의경제·생태시스템은장구한인류사의맥락에서볼때매우급작스럽게출현했다.조금거칠게표현하자면그것은오랜세월지구상부의절반이상을독점하고있던아시아,특히중국의무역권에한자리끼어들고싶었던유럽인의욕망이분출하고충돌하는과정에서발생한부산물같은것이었다.미국에서밀리언셀러에오른《1491》로학계에충격파를몰고온찰스만은후속작인이책《1493》을통해콜럼버스의아메리카상륙이후수백년간흡사정신착란처럼진행된지구상대격변의현장을직접누비면서,섬세하고역동적인파노라마를펼치듯생동감넘치는문장으로들려준다.대혼돈과정에서주연이거나조연혹은희생자가되어야했던세상만물들,때로페루연안구아노섬의새배설물이,때로바이러스가,때로노예무역선에내던져진아프리카군인출신포로가주인공으로등장해지금껏한번도들어본적없던그들만의목소리를내도록만드는이신기한책을두고사람들은입을모아‘사유의신기원을열어젖힌한편의위대한복음서’라는상찬을보냈다.

전혀의도치않았던‘생태적해방’유럽의패권주의에날개를달아주다

현대인들에게콜럼버스는여러모로탐탁지않은인물이다.오늘날의시각에서그는종종잔혹하고기만적인인물로평가절하된다.무식한뱃놈에다제국주의의앞잡이였고,아메리카원주민에게는어느모로보나재앙을몰고온원흉이었다.하지만콜론을논할때우리는너무도큰사실을놓치곤한다.근현대의다른각도에서,콜론이야말로인류를포함한지구상생태계전반에가장막대한변화를몰고온인물이기때문이다.
그러니까1492년콜럼버스가아메리카에상륙하기이전에태어난아이들에게펼쳐진세상은서유럽과아시아대륙사이에자리잡은이슬람국가에의해교류가철저히차단된상태였다.사실상유라시아사람들과아메리카사람들은서로다른우주에사는생명체들처럼,상대방이존재한다는사실조차모르고있었다.하지만그아이의손자들이태어나서보고경험하게된세상은전혀딴판이었다.볼리비아의포토시광산에서는아프리카노예들이중국명나라의화폐로쓰일은을캐내느라강제노역에시달렸다.스페인과서유럽귀족들은중국남부항구도시워강에서실크와도자기를싣고출발한무역선이마닐라와멕시코를거쳐당도하기를목이빠져라기다리며불평을해댔다.굶주림을숙명처럼안고살던아시아와유럽기층민은안데스원산지인덩이줄기작물들(고구마와감자)덕에아사의위기를넘기고비로소하루세번수저를들수있게됐다.신대륙에서타바코농장으로큰돈을벌었다는벤처사업가들의성공담이변방의섬나라영국인들을술렁이게했다.‘콜럼버스적대전환.’전세계가하나의무역망아래편입되는글로벌라이제이션의닻은그렇게내려졌다.

드디어만난중국과유럽,
지구상모든대륙을하나의교역망안으로편입시키다

애초유럽인들이배를타고먼바다로나선궁극의목적은단하나로모아졌다.그때까지지구에서가장부유하고막강했던나라중국으로가는뱃길을찾아내항구적으로연결될교두보를마련하는것.그토록염원하던중국과의조우는1570년5월어느날아침,느닷없이이루어졌다.아시아무역기지건설을위해필리핀세부섬에파견된레가스피원정대의몇몇무리가민도로섬의마하우하우라는해변마을에정박하고있던중국상선을급습하는일이발생했다.이사건직후중국인들이가장먼저놀란것은서쪽에있어야할유럽야만인들이동쪽에서나타났다는점이었다.게다가중국왕실이애타게찾던중대한어떤것을그오랑캐들이가지고있다는사실에눈이휘둥그레졌다.바로은이었다(당시스페인은병사들의월급및생활비를은화페소로지불했다).얼마후세척의중국상선이필리핀에모습을드러냈다.배에는심혈을기울여고른중국상품컬렉션이가득했다.값비싼실크와첨단기법으로제작된중국산도자기앞에서레가스피는넋을잃었다.은에대한중국의채울길없는굶주림과실크및도자기에대한유럽의끝모를굶주림이마치두조각나있던판게아의절단면처럼절묘하게맞아떨어졌다.이후회가거듭될수록교역량은천문학적으로불어났다.훗날‘갤리온무역’으로불리게될이무역은아시아와유럽,아메리카와아프리카를하나로연결해냈다.단하나의교역망안에이처럼넓은지표면이편입된것은역사상최초였다.이를기점으로이전세상과분명한선을긋는시대,즉근대의동이텄다.
상거래의규모와비례해서로에대한의혹과불신도점점커졌다.은덕택에스페인은말그대로명나라의조폐청이되었다.당연히중국으로서는자국의화폐가오랑캐들의손에맡겨져있다는점이영찜찜했다.중국황제들은즉위하기무섭게서양인의입국금지령을내리기바빴다.개운하지않기는스페인도마찬가지였다.오매불망원했던중국과교역을텄지만품질좋은중국산제품들이들어오면서자국의제조업이붕괴직전의위기로내몰렸다.너무많은은을중국이싹쓸이하는것도문제였다.스페인왕은거듭해서마닐라로출항하는선박수를제한하거나수입쿼터제를도입하고,상인들간담합을통해중국에파는은가격을올리도록지시했다.

오늘날우리의모든일상은‘콜럼버스적대전환’의결과물이다

하지만갖가지식물종이안마당으로들어와뿌리내리는것까지위정자들이막아내지는못했다.아메리카에서들어온고구마와옥수수,감자를심기위해중국변방의빈민들은산림을마구잡이로파헤쳤다.반대급부로산림이황폐해지면서침식과홍수가도미노처럼발생했고,가뜩이나여러문제로삐걱거리던중국제국은급속하게붕괴했다.감자와옥수수는유럽의기근도단기간에해결했다.감자덕에허기를면하고,아메리카에서온은을활용해부유해진유럽은근대농업이라는새로운패러다임을만들어냈다.품종개량과고강도비료,공장생산살충제가떠받치는농업의산업화시대가도래한것이다.단일경작시스템에필연적으로수반되는병충해의위협과살충제개발,변종바이러스가등장하기무섭게더독한농약살포로이어지는악순환은그때이후지금까지전세계농업현장에서벌어지는살풍경이다.

찰스만은콜론의아메리카대륙발견이후얽히고설켜맞물린경제·생태계변화가근대사회를어떻게예측할수없는방향으로몰아갔는지를우리가지금껏몰랐던다양한사실들을끌어들여역동적인스토리로엮어낸다.노예제의위험과야만성을제일먼저경고하고나섰던영국이말라리아와황열병에무릎꿇고흑인노예무역에기댈수밖에없던속사정,신대륙의진짜주인공이었던인디언과아프리칸의수백년에걸친연대,아프리카노예로태어나기독교도가되고스페인정복자로살다간후안가리도의생애와그가예배당뒤뜰에심은세알의밀이바꿔놓은대륙의풍경,천연고무를둘러싸고벌인서구각국의치졸한싸움과그막후조종자인미세물체들의괴력….헤아릴수없이촘촘하고재밌는이야기들로가득찬이책《1493》을읽고난사람이라면냉장고안의상추와빵조각,머리끈,하다못해길가에구르는돌멩이까지이전과달리볼수밖에없다.
콜럼버스적대전환은21세기를사는지금우리의일상을만들어낸출발점이자엔진이었다.텃밭의식물들,거기에붙어사는벌레들,각종생활소품과손안의디지털기기들까지전부,다.하지만한순간이모든것을회수해버릴수도있다.왜그런지알고싶다면이책을읽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