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덕후라고?

내가 덕후라고?

$11.09
Description
‘덕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김유철, 김혜정, 박경희, 윤혜숙, 장미, 정명섭, 주원규 이렇게 일곱 명의 개성 강한 작가들이 모였다. 『내가 덕후라고요?』는 『여섯 개의 배낭』 이후 정명섭 작가가 새로 합류해서 같이하게 된 두 번째 공동 작업이다. 이름만 함께 실은 공동 작업이 아닌, ‘덕후’라는 테마가 가지는 함의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초고 작업 이후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작품을 꼼꼼하게 읽고, 합평 과정을 거쳐 나간 진정한 ‘공동 작업’의 결과물이기에 어떤 테마 소설집보다 작품들 간의 구성력이 돋보이는, 테마가 잘 구현된 소설집이라 할 수 있다.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에 첫 번째 독자가 되어 먼저 읽었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어놓고 주고받으며, 작품의 방향을 완전히 새로 잡기도 하면서 ‘덕후’의 이야기를 완성해갔다.
저자

김유철

2009년〈부산일보〉신춘문예,2010년문학동네작가상을수상했다.장편으로『사라다햄버튼의겨울』,『레드』,『레드아일랜드』를출간했으며지금도꾸준히소설을쓰고있다.

목차

작가들의말_덕후,맞습니다4
고양이번역기_김유철작가의말8
2037,답이없는내인생_장미작가의말30
블랙버젯을쫓다_윤혜숙작가의말54
음모의방_주원규작가의말90
장폴고티에를향하여!_박경희작가의말120
존비_정명섭작가의말152
퍼니랜드_김혜정작가의말180

출판사 서평

소설집,‘덕후’를테마로하다
‘덕후’가핫하다.덕후라는낱말이무엇을뜻하는지모르는사람이없을정도로요즘흔히듣는말일것이다.인터넷페이지의오픈사전을찾아보면‘덕후’란“일본어오타쿠(御宅)를한국식으로발음한‘오덕후’의준말이다.오타쿠의의미로도사용되지만,어떤분야에몰두해마니아이상의열정과흥미를가지고있는사람이라는긍정적인의미로도쓰인다.”라고설명이돼있다.‘덕후’라는신조어가등장하면서부터새로운문화까지생겨났다.‘입덕’(어떤분야의오타쿠가됐다는뜻).‘성덕’(성공한덕후),‘덕질’(자신이좋아하는분야에심취하여그와관련된것들을모으거나찾아보는행위)이라는특정단어가생겨나소통될정도로‘덕후’는그야말로우리시대의한단면을설명하는‘키워드’가되었다.이러한문화적현상을청소년아이들과함께고민하고이야기해보고자한다.‘문학’이라는형식으로써말이다.

‘덕후’들의진정한‘공동작업’
‘덕후’의이야기를하기위해서김유철,김혜정,박경희,윤혜숙,장미,정명섭,주원규이렇게일곱명의개성강한작가들이모였다.『여섯개의배낭』이후정명섭작가가새로합류해서같이하게된두번째공동작업이다.이름만함께실은공동작업이아닌,‘덕후’라는테마가가지는함의에대해함께의견을나누고,초고작업이후한자리에모여서로의작품을꼼꼼하게읽고,합평과정을거쳐나간진정한‘공동작업’의결과물이기에어떤테마소설집보다작품들간의구성력이돋보이는,테마가잘구현된소설집이라할수있다.작가들은서로의작품에첫번째독자가되어먼저읽었고,자신들의이야기를꺼내어놓고주고받으며,작품의방향을완전히새로잡기도하면서‘덕후’의이야기를완성해갔다.

‘덕후’들이빚어내는삐뚤빼뚤한‘덕후’이야기

김유철의「고양이번역기」는주인공‘주’가학교를그만두며‘학교밖청소년’으로지내는시간들을그린소설이다.소설속의‘주’의부모님은여느부모님과는달리‘길’에서벗어나는‘주’를나무라지않고,있는그대로보아주고지지해준다.작품뒤에덧붙인작가의말을보면,독자들은주인공‘주’도,‘주’의부모님들이주를보는담담하지만어찌보면유별나게‘주’를사랑하는이상적인듯한시선도이해할수있을것이다.‘나’의길을찾아‘내방식’대로가고자하는청소년에게“하고싶은일이있으면망설이지말라고.인생은우리가생각하는것보다길지않으니까마음이이끄는대로뭐든시작해보라고”응원하는김유철의마음이고스란히느껴지는작품이다.

장미「2037,답이없는내인생」은‘덕후’에열광하는우리문화를문학적으로‘낯설게’하고다시한번뒤집어보는소설이다.2037년이라는미래사회를배경으로하는장미의작품에서는더이상두루두루모든분야의성적을잘받아야만대학을가는시대가아니다.한가지의덕질로‘성덕’이되는삶이면충분히성공한사회로시대가바뀌어있는것이다.이런때에,사회와시스템에적응하지못하고한가지덕질에싫증이난주인공이등장한다.‘만화’덕후로교육받고그시스템에적응해오던주인공이돌연‘힙합’에꽂혀방황하는모습에서작가는묻는다.‘네가진짜로하고싶은게무엇’인지를.그러면서용기를북돋는다“하고싶은일이있으면하고,관심가는게생기면해보고,그러다가관심이다른데로옮겨가면또잠시동안은새로운것에빠져서,사명이나목표도없이그야말로헐렁헐렁하게.싱겁고,밋밋하고,자유롭게”자기자신을찾아가라고말이다.

윤혜숙「블랙버젯을쫓다」에서는‘실종’가족을가진아픔을지니고있는인물들의절실함을‘UFO’라는소재와교차시켜절묘하게그려냈다.아버지가사라진주인공‘나’와언니가실종된‘은하’에게,가족의자발적‘부재’라는믿기어려운상황을견뎌내고,이겨나가게해주는것은,실재를증명하기어려운‘미확인비행물체’뿐이다.확인되지않고,확인할수없는존재에끈질기게매달리는아이들을보노라면,‘가족’구성의상실을받아들이고인정하기어려운아이들의아픔이고스란히전해져온다.작가는숨쉴틈없는우리청소년아이들에게더큰세계,더넓은공간을떠올리고하늘을한번바라보기를바라는마음으로이글을썼다고한다.

주원규의「음모의방」은“지독하게웃기지만웃음속에쓴맛이배어나는”작가특유의강점인블랙코미디가잘그려진작품이다.작가는3년이넘게방안에틀어박혀,일명면벽수행을하며,대한민국과세계에숨겨진‘음모’를파헤치는‘최’와그의친구,그리고‘최’를추적하는대한민국‘검사’의이야기를‘쓴맛’나게그려냈다.‘최’의친구인‘나’와‘검사’의대화가백미인이작품은,2017년초반혼란으로가득찼던우리사회의현실을비틀면서도“넌어떻게생각하는데?”라고독자에게에둘러묻고,누구라도쓸모없는짓으로폄하할만한‘최’의면벽수행이라는것에눈길을두고,마음을쓰는따뜻한작가의시선을고스란히드러낸다.

박경희는「장폴고티에를향하여!」에서작가가꾸준하게관심을가져오고있는‘탈북청소년’의대한민국정착기를그려냈다.주인공‘수려’는엄마가행방불명이되고,아버지병간호를하면서학교를그만두게되는북한에서의어려운환경속에서도‘바느질’에의지해힘든시기를꿋꿋하게견뎌내는아이다.수려에게‘바느질’은엄마에대한그리움도,미래에대한불안도잊게해주는유일한친구였기에,남조선에와서도바느질은떼려야뗄수없는분신과같은존재로자리매김한다.작가는목숨걸고이땅에와당당하게자기길을찾아가는친구들을향한응원가로이소설을썼다고한다.탈북청소년의눈에비친남한의모습과,코스프레에빠진이들을찬찬히관찰하여,우리의모습을낯설게되돌려주는작가의시선이신선하다.

정명섭은「존비」‘좀비’로부터지구를지키고,비상사태에대비하기위한‘프리덤워치’라는조직들의모임을그리면서,좀비라는대상에게우리가느끼는감정이혐오인지공포인지,두려움인지끌림인지질문을던진다.‘존나게약한좀비’라는뜻의별명을가진주인공형진은‘아무런생각을할필요가없고,학교를다니거나공부를할필요가없는’좀비가부러워좀비에관심을갖게되었으나술에취하면‘좀비’처럼변하는아버지가무섭고,혹시나내가좀비가되는것은아닐까겁을내기도한다.형진에게‘좀비’란무엇일까?뒷이야기가궁금해지는작품이다.

김혜정은「퍼니랜드」에서요즘유행하는‘인형뽑기’를‘인형구출’이라는개념으로대체해그것에기대어서나마숨통을틔우는우리청소년들의모습을그렸다.‘한눈팔지말고곧장집으로가서공부해야하는’아이들.‘엄마가짜놓은스케줄에따라움직여야’하는아이들.이아이들이인형을뽑기위해줄을서서기다려가며인형을구출하는행위에는진정‘값진일’을하는듯한‘유능감’이깔려있다.아무것도아닌듯한‘무력감’에시달리며시간을소비하는아이들.자신의능력을단한가지잣대로평가받는아이들.어디에서오는스트레스인지알지도모른채툭툭엉뚱한곳으로발산하고튕겨져나가는아이들…작가는이아이들에게어디한곳이나마갈곳이있다는것이얼마나다행이냐고묻는다.그것이설령인형뽑기인들과연어떠하냐고!

내가진짜덕후라고!
『내가덕후라고?』의일곱덕후들을만들며작가들은과연‘덕후’를가지고어떤이야기들을만들어갈것인가,우리가그릴수있는덕후는어떤모습일까,이시대에덕후란어떤의미일까등등덕후에대한여러다양한의견을나누었다.일상속의수집부터,단순한취미를뛰어넘는관심과‘집착’으로대변되는일반적덕후는물론‘몰입’과‘근성’,‘파고듦’을포함해‘전문성’까지이어질긍정적가치에대한의미또한찾을수있었고,‘외톨이’나‘왕따’가아닌자기자신을채워스스로든든하게홀로설수있는독립된자아로서의가능성도엿보았다.그러나무엇보다도모든작가들이입을모아이야기하는것은지구상의하나의‘우주’로존재하는유일무이한‘나’라는존재의알맹이를찾아정진하는것,내삶의진짜덕후가되어즐겁게살고,당당하고,부끄럽지않은존재가되기를바라는마음그것일것이다.일곱명의작가들이그려낸울퉁불퉁,삐뚤빼뚤한덕후이야기,기대해도좋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