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멍의 천국 (반양장)

어멍의 천국 (반양장)

$12.00
Description
홀로 길을 걸을 때
내 앞에 다가와 서는 그대여.
갈 곳 모르는
내 발길을 인도하는 그대여​.

언 땅 아래
고개를 드는 풀잎,
물결 위에
점점이 퍼지는 햇살,

긴 기다림의
숨을 토하는 나무,
어딘지 알 수 없는
적막을 헤매다 마주친​ 등불,

길을 잃은 내게 다가와
잠시 발길을 불러 세우고​
내 슬픈 등을 어루만져 주는
그대를 가만 들여다보네.

2024년 12월 강순덕

※ 젊은 비바리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림자처럼 사시다가 성산포 푸른 파도, 따뜻한 햇볕을 따라가신 어머니 영전에 바칩니다.

_「시인의 말」 전문
저자

강순덕

윤슬
시인,수필가,소설가,계간『문학의봄』편집주간

2013년계간『문학의봄』신인상등단
2014년시집『노을에반추하다』출간
2015년문학의봄작가회작품상대상(시「바다의편지」)
2016년시집『바람을밀고가는새』출간
2016년추보문학상작품상(시「마음풍경」)
2018년시집『그리움의무게』출간
2018년동서문학상맥심상(단편소설「사라진별의꿈꾸는별」)
2019년수필집『민들레가순례를떠나는시간』출간
2020년시집『별똥별내리는새벽길에서』출간
2020년해양문학상장려상(단편소설「물마중」)
2021년독도문예대전특선(시「강치아리랑」)
2022년소설동인회소설작당선집『고양이가+쥐를+먹는다』출간

목차

시인의말

제1부성산포소식

비대면면회
눈물봉투
성산포소식1
성산포소식2
앵두의추억
간병일기
자매의시간
어떵헐꼬
꽃보다울어멍
우리가家
세상의꽃들
선이골에서
어멍의천국
꽃잎편지

제2부담쟁이생각

사려니숲에가면
나무는혼자서서
보문사와송瓦松
보문사노송老松
오월의나무아래에서
담쟁이생각
우듬지
나무의부활復活
낙엽의서書
자작나무숲에서
덕유산德裕山에서
용궁사느티나무
가을만찬
버들꽃
선이골불두화

제3부혼자서둘이되는법

사랑의유전遺傳
꿈꾸는아이야
오월의단풍잎
첫돌스케치
아가의노래
옹알이
혼자서둘이되는법
우리들의블루스
홀씨의노래
정서진노을길에서
예단포노을앞에서
파꽃
안개를걸어가는동안

제4부저산너머

비가지난자리
낮달
저산너머
청춘
박태기
코스모스
어떤기다림
소주한잔의거리距離
코로나의봄
봄꽃편지
눈사람세우기
주홍의시柿
봄의눈雪
운염도
덕적도갱

제5부연꽃의향기는사라지지않는다

강산들
사월의편지
오월편지
연꽃의향기는사라지지않는다
찔레꽃머리
광치기영가靈歌
페미니스트가뭐길래
강치아리랑
촛대바위
이태원애가哀歌
유월의길
별꽃
가시엉겅퀴
남천꽃필무렵
풍란의애도

출판사 서평

강순덕시인의제5시집『어멍의천국』

낯설거나어렵지않은단어와문장으로쓴쉬운시집,
그러나풍기는문향(文香)은결코가볍지않은작품집

강순덕시인의신간『어멍의천국』은작가의다섯번째시집이다.쉼없이읽고찾아다니고생각하고쓰는강시인의부지런함은그의작품속에서깊은빛을발한다.어머니와의일상에서부터손녀,역사속아픈이야기와특별한의미를지닌전국의명소,들판에핀꽃들에이르기까지강시인이다루는소재는대단히넓은스펙트럼을갖고있다.

제주도를고향으로둔문인인강시인의작품에는바다냄새가물씬난다.젊은날해녀로물질을하면서어려운살림을꾸려갔던어머니가강순덕문학의원천이기때문이다.『어멍의천국』은딸과함께만년을보냈던어머니가신산했던젊은날을가만가만더듬으며살았던정서를눅진하게담아내고있다.

…찬바람이부는데/엄마는다시보따리를쌌다/어떵헐꼬어떵헐꼬…/갈곳모르는마음이/넘어져서는일어나지않았다…「어떵헐꼬」中

강순덕의시는쉬운언어를동원한다.전혀낯설거나어렵지않은단어와문장으로시를쓴다.그러나그의시가풍기는향기는결코가볍지않다.일상의아기자기한에피소드보다는인간으로서의고뇌와외로움,사물에대한깊디깊은관찰,그리고역사와사회현상에대한냉철한의식이창작의출발점이요줄기인탓이다.제주도4.3항쟁을소재로한작품에어리는핏빛아픔이고스란하다.

…포승줄로엮인사람들이/시흥리에서온평리오조리까지/젖먹이를업은아낙에서노인까지/터진목에서광치기해변까지/피흘리는파도가펄떡거렸다…「광치기영가靈歌」中

역사와사회현상에대한강순덕시인의작품들은유독강한힘이내재해있다.웅변이아니면서도함성처럼느껴지는대목도적지않다.강작가는조용한성품이지만그의시에서느껴지는역사와사회병리현상에대한뜨거운비판과오열은내면의열정을충분히느끼게한다.

…검은닌자들이사납게달려들어/아비와어미를무참히짓밟고/죽도竹刀로찔러죽였는데/내고향독도獨島를다케시마竹島라부르지마라​…「강치아리랑」中
…그대는떠나고내가남았습니다/차라리내가떠나고그대가남기를바라는마음으로/울면서그대의심장을흔들었지만/서로의눈동자를바라볼수없는곳으로/그대는새처럼날아갔습니다​…「이태원애가哀歌」中

대자연에관한관조와기쁨,그리고깨달음의언어또한강순덕시인의시에서빼놓을수없는요소다.풀한포기,나무한그루에서도사람의지혜를놓치지않으려는사색의깊이를넉넉히느끼게한다.

…쓰고떫은시간을비우고/달게익어가는투명한감처럼/엎치락뒤치락잠못드는밤이지나야/우리도비로소익어갈테지…「주홍의시柿」中

강순덕시인의다섯번째시집『어멍의천국』은시와수필,소설의영역을넘나들면서신앙처럼평생문학공부를해온부지런한한시인의감동적인중간보고서같은작품집이다.또다른차원의문학세계를열어갈작가의미래를함께예감하면서독자들이더불어행복해질수있는훌륭한시집이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