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서 분단을 다시 보다

경계에서 분단을 다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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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계란 끝과 끝이 만나는 지점이다. 그곳은 열려 있을 수도, 닫혀 있을 수도 있다. 열려 있는 곳에서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지만, 닫혀 있는 곳에서는 그럴 수 없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곳에서는 교류와 소통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갈등과 대립이 있다. 우리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삼면에서 교류와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막혀 있는 한 곳은 역시나 갈등과 대립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이 특히 심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여러모로 제기되어 왔지만, 체제나 이념의 우월성을 내보이는 명분용의 쓸모 외에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경계에서 분단을 다시 보다〉는 경계 연구를 토대로 긴장과 대립,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분단 체제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

최완규

최완규(신한대학교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원장)

목차

탈분단경계연구총서를내며_최완규
엮은이의말

I.냉전,분단,경계

1.21세기경계연구의새로운과제_데이비드뉴먼
2.동아시아접경지역경제특구와영토화와탈영토화의공간정치_박배균
3.한국학의자기분열:공간적경계에서한국학의분단적사고로_발레리줄레조
4.역사의상처에서새로운유럽의실험장으로:독일-폴란드의사례로보는두개의한국_니콜라이토이플

II.반도에서경계의중층성

5.남북한의경계허물기:강,바다,그리고죽은자_도진순
6.북한여성월경자들이경험하는북·중접경지역_김성경
7.경계를넘나드는자연·과학·기술_최용환
8.샴쌍둥이국가:경계상분리와합체성에대한문제_프랑크비예
9.금지된국경지대의생태공간:DMZ와러시아극동지역의안보와자연_박현귀
10.다른방식으로번역하기:틈새/망령/균열로서의경계_제인진카이젠

출판사 서평

경계

국민국가의탄생이후경계와경계지역은나(우리나라)와남(다른나라)을명확하게구분해주는역할을해왔다.원래경계와경계지역은이동과교류를차단또는억압하는장벽이었고,동시에경계의당사자들끼리다른상대방을감시하고상호도발을견제하는안보의보루였다.따라서경계는대체적으로폐쇄와대립및갈등현상과동일시되어왔으며국가안보의최전선으로인식되어왔다.하지만세계화와초국경네트워크의확대가본격화되는과정에서국민국가의위상과역할이변화되고,그결과일부경계와경계지역은서서히폐쇄와대립과갈등에서개방과접촉및교류협력의선과장으로전환되기도했다.하지만미국에서트럼프대통령이집권하면서노골적으로드러난것처럼,일련의반동적사건들로인해오히려경계가다시폐쇄되는사례도증가하고있다.
이처럼범세계적차원의경계와경계지역들은어떤지역에서는새롭게경계가개방되고,경계의상대지역을자유롭게왕래하면서소통하고관계하고융합하고있다.반대로또다른지역에서는개방되었던경계가오히려폐쇄되고있다.그여파로이동과소통이차단되고긴장과갈등이고조되고있다.

분단에서탈분단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계기로다시남북의화해무드가조성되고있다.그동안북한의핵실험문제로인해고조된긴장감이조금은완화되고있지만,여전히우리의주변상황은언제어디서전쟁불사를외치며긴장과불안을고조시킬지알수없는상태이다.이는무엇보다도세계에서가장대립적이면서폐쇄적인경계중의하나인휴전선을사이에두고남북한이서로를악마화하고적대적정체성을강화시키면서자신의체제와이념의정당성을확보해왔기때문이다.
지금까지한반도의통일문제는남과북모두에서자신의체제와이념을상대방에게강요하는이른바평화적흡수통일론중심으로다루어져왔다.하지만상대방의타자성을인정하지않으면서어떻게평화적으로흡수통일을성취할수있는가에대한답을제시하지못하는한이러한통일론은허구로흐를가능성이크다.결과적으로흡수통일론은통일은커녕남북한간의불신과긴장,갈등과대립만을고조시키면서전쟁을자초할수있다.따라서우리는분단을넘어탈분단으로나아가야한다.
여기서탈분단이란분단을극복하고통일을성취한다는뜻보다는분단체제가지속됨으로써감수할수밖에없는여러가지모순들,즉국가중심의안보만능주의로인한기본권과사상의자유제한,상시적인긴장과갈등및전쟁위험으로인한고통,한반도주변당사국들의간섭과이들에대한의존으로인한자주권의제한,과도한군사비지출로인한경제발전제약등을우선적으로해소하는것이다.한마디로단일국가방식의통일을지향하기보다는남북한모두타자와의관계에서나와타자를적대적기준으로구분하지않는평화공존체제를정착시키는것이다.
분단에서탈분으로의패러다임전환을위해서는발상의전환이필요하다.우선상대방을늘자신을위협하는절대적타자로만간주하지말고화해와협력의대상으로볼수있어야한다.물론체제와이념등국가정체성이완전하게다른상황에서상대방을용서하고화해하고공존하는일은매우어렵다.분단이후남북한의수많은사람들은씻기어려운고통과죽음의트라우마가있다.한국전쟁의참혹함,빈발했던북한의대남테러,간헐적으로지속되는쌍방간의충돌로인한상처등뼈아픈기억들은쉽게잊을수없다.그러나이러한비극을되풀이하지않기위해서는과거의고통과상처를기꺼이용서하고극복하는용기가필요하다.

평화와공존을위한경계넘기

우리는불안정하고불공평하고폭력적인근대의정치적퇴행에서벗어나새롭고보다평화로운정치적사고를모색하여야한다.따라서세계에서가장폐쇄된경계중의하나인휴전선도오로지극복내지제거해야할경계로만보지말고정상국가간의국경선으로인정할필요가있다.휴전선을제거의대상으로간주하면남북모두흡수에대한두려움때문에경계는계속경직될수밖에없고,긴장과갈등,전쟁의위험도그만큼고조되기때문이다.이는분단을옹호한다는오해를받을수있지만,휴전선을국경으로인정하면오히려소통과교류협력의공간으로탈바꿈시키기가용이해진다.그렇게되면남북한의휴전선은경계넘기의장으로바뀌면서평화를제도화하고,나아가경계를재획정할수도있다.궁극적으로는경계지우기를통한통일의길로도접어들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