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과무위
통상무위는노자의그것을떠올리게된다.하지만신철하교수가보는동학의무위는‘실패한시대인’이었던최제우에게‘체제내에서체제의모순과자신의한계를처절하게고민한바로그깊은좌절의포인트에서그도잘알수없는미지의좌표를향해나아가고자한변곡점으로서무위의리비도’였다.그리고그실체를헤아리기어려운잠재태로서최제우의무위를최시형은능동형의형태로이끌고나아가그것을통해반시대와반생명이압도하는19세기의조선현실에서‘현묘무위’로생명정치를관철시킨것이다.
동학의무위를일목요연하게말할수있는것은아니다.그래서이책은우리민족의수난의역사와함께하고우리민족의한이서려있는민요<아리랑>을통해무위의자질을숙지하고,인민의일상과내면에깊이똬리를틀고있는미륵(彌勒)의질기고오랜흔적들에서,그리고계(契)의현재태에서무위의웅숭깊은진리를재확인하고있다.그리고들뢰즈와스피노자,그레고리베이트슨을넘나들며,또한영화와문학작품들을통해무위의실제적인의미를모색하고있다.한마디로철학과정치,역사,문학과예술을아우르는전체적탐구를통해동학의무위를구성하고있다.
한국정치의미적구성을위하여
그렇다면무위는과거의유물일뿐인가.최제우는19세기말조선권력담당세력의무능과부패,부조리와비전의부재를직시하며새로운인민의삶을위한후천개벽을모의했고,최시형과전봉준은근대적의미의민주주의를넘어서는인민봉기로나아갔다.그들은무위를토착적삶의획기적혁파를위한실천강령으로내면화함으로써노자가구상했던소국과민의이상을이땅에기입했을뿐만아니라한국적민주주의의역사적전통을내재적잠재성으로잉태하게만든것이다.그리고그이상은수난의시간속에서도명맥이끊기지않고3·1,4·19,5·18,2017촛불로그생명력을지속적으로확대-재생산해오고있는무위의정념속에내밀하게숨쉬고있는것이다.따라서무위는현시대의분단체제를극복하고미적으로구성된더나은정치체제로나아갈토대가될수있는것이다.그에대한바람은지은이의다음말에담겨있다.
“무위는동시대종교와정치의전면적해체를향한내면적지침이자,다른목소리(구원)를소망하는모든인민의성화를위한리비도이다.시대의혁명이충동하는분기점에요청되는것은그것을촉발할화두와더불어강력한연대의믿음을공유할수있는초월의메시지일것이다.무위가그역동적기제가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