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11.80
Description
진지한 듯 유쾌하고, 무심한 듯 애정 가득한 동물 에세이
일본의 대작가 엔도 슈사쿠 특유의 유머가 넘친다!

“동물은 친구였고 때론 친구 이상의 특별한 존재였다”

최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영화화해 다시금 주목받는 『침묵』의 작가 엔도 슈사쿠. 일본 지성을 대표하는 엔도 슈사쿠의 글에는 주인공으로 ‘동물’이 자주 등장한다. 개, 고양이, 원숭이, 너구리, 구관조, 송사리, 물벼룩까지. 그 작품들을 다 모으면 『파브르 곤충기』가 아닌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가 완성된다. 물론 생물학적인 ‘동물기’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엔도 슈사쿠의 향기가 배어나는 문학적인 ‘동물기’다. 그의 삶은 어려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여러 동물과 우연히 만나 이름을 주고 사랑을 쏟으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지만 또 가슴 아픈 이별도 겪는다. 동물의 눈 너머로 “인생을 슬픈 눈초리로 바라보는 하나의 존재를 의식”하는 엔도 슈사쿠. 그 존재에 “어떠한 이름을 붙일지는 여러분의 자유”라고 쓰고 있지만, 이 하나의 존재야말로 엔도 슈사쿠 문학의 핵심이다. 개나 작은 새는 그저 개나 작은 새가 아니다. 우리를 감싸고 또 우리를 멀리서 지켜주는 존재의 작은 투영이다.
저자

엔도슈사쿠

1923년3월27일도쿄에서태어났다.야스다(安田)은행에근무하는아버지의전근으로만주에서어린시절을보냈으나,10살때부모의이혼으로어머니와함께귀국하여고베에서살았다.어머니를따라성당에다녔으며,자신의의사와는상관없이세례를받았다.1949년에게이오대학불문과를졸업했으며,해전후최초의유학생으로도불하여리욘대학에서프랑스카톨릭문학을공부했다.1996년생을마쳤다.1955년'백인'(하얀사람)으로제33회아쿠타가와상을수상했으며,여러차례노벨문학상후보로거론되었다.'바다와독약'으로신쵸샤문학상과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1966년'침묵'으로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하였다.대표작<침묵>은동.서양문화의차이나신학으로해결하기난해한문제등을밀도높게다루었다는극찬을받았으며,25개국언어로번역되었다.주요작품으로<하얀사람>,<바다와독약>,<예수의생애>,<여자의일생>,<깊은강>,<그리스도의탄생>등의소설과<나를사랑하는법>,<자신만들기>,<심술궂은인간에게>,<이상한자신을사랑하라>등이있다.이밖에도<삶을사랑하는법>,<회상>을비롯한다수의인생론과수필집을펴낸바있다.

목차

Ⅰ개는인생의짝꿍
오직한명의말벗
검둥이와의이별
개를기르지못하는불행
개에게배우다
개는인간을사랑한다
개는주인의병을걱정해준다
속옷도둑과똥개
‘흰둥이’와‘먹보’와의나날들
글자쓰는개의슬픔
먹보야,어디에갔니?
이상한개의두집살림
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Ⅱ고양이는흥미로워
아시나요?고양이집회
기특한고양이아내
가엾은암고양이의최후

Ⅲ원숭이는연인
새빨간얼굴의원숭이는……
원숭이의로맨티시즘
원숭이가나에게로왔다
왠지원숭이는내게반해버린다
원숭이와의슬픈추억

Ⅳ내전생은너구리
당신은여우형인가,너구리형인가
너구리일가
자화상:너구리가붙어있는

Ⅴ내대신죽은구관조
구관조와고독한작가
수술이후……구관조는?

Ⅵ외로운새들
소아적호기심
작은새의눈
집오리는날씨상담새

Ⅶ삶을채색하는생물
왜판다만인기가있을까
말이깔볼때
한마리의송사리
바이러스는인류의자기조절자
벌레의웃음소리

Ⅷ식물도마음이있다
시들었을줄기에서
나무들과이야기할수있다
생명의온기
식물의신비한힘

끝내며내세에는사슴이되렵니다
후기슈사쿠문학의원점,동물_가토무네야
해설동물은남편의형제였다_엔도준코

연보
출처

출판사 서평

엔도슈사쿠의첫마음,첫이별“검둥이만은내외로움을알아줬어”
엔도슈사쿠의동물이야기는어린시절한마리개와만나면서시작된다.어렸을때중국다롄에서기른만주견‘검둥이’.아이에게도부모한테말할수없는감정이있다.공부도못하고느릿느릿한아이에게는말론표현할수없는고민이나슬픔이있다.소년엔도슈사쿠는자주검둥이에게말을걸었다.“아직집에돌아가기싫어”,“학교는재미없어”같은.그러면검둥이는소년을잠자코바라봤다.눈물이맺힌듯한눈을하고서.“어쩔수없잖아요?이세상은참지않으면안되니까요.”엔도슈사쿠는말한다.소년소녀시절,부모나형제말고‘사랑하는’것을배우는상대는그와그녀의개라고.그에게첫이별을알려준이도검둥이였다.부모의이혼으로인해일본으로돌아오면서작별인사도변변히못한채검둥이와헤어진것에대한속죄의마음은엔도슈사쿠문학의중요한원점가운데하나다.

마구똥을싸고속옷을물어와도개를향한사랑은멈추지않으리
첫개검둥이이후엔도슈사쿠는우유가게에서끊어질듯꼬리를흔들어대던눈곱투성이의잡종강아지‘흰둥이’,작가친구한테받은혈통서붙은시바견수컷꼬맹이‘먹보’,어느날집에들어온마치단안경을쓴듯한기묘한얼굴의들개‘선생’등여러종류의개를길렀다.그만큼이책에는개와얽힌추억담이가득하다.한커피브랜드광고에그와함께출연해인격이아닌견격의훌륭함으로일본인을홀딱사로잡은흰둥이와의나날은가슴따뜻한감동드라마를보는것같다.또무뚝뚝한얼굴로집에서탈주해밤놀이를즐기거나어딘가에서여자속옷을주워물고돌아오거나아무데서나볼일을보는등늘말썽을피우던먹보와의나날은요절복통코미디를방불케한다.하지만아무리개가폐를끼친다고해도선천적으로동물을좋아하던그는개를기르는일을그만두지않았다.심지어죽는순간,그들의눈동자가생각나리라고고백한다.

동물은그냥동물이아니야,인간을멀리서지켜주는존재의투영이야
소년의‘말벗’으로서의개.이구도는다른동물의경우에도변하지않는다.이책에수록된그에게반해버린프랑스리옹에서만난원숭이이야기도,대수술을받은자신을대신해죽은구관조이야기도마찬가지다.동물은언제나엔도슈사쿠의말벗이자이해자이자인생의희로애락을공유하는친구였다.말을하지못하는만큼한층더사랑스러웠고세심하지도못한주제에남의일에곧잘참견하는꺼림칙한생물보단훨씬마음편한동반자였다.기르던십자매한마리가병에걸려자신의손안에서숨을거둘때,엔도슈사쿠는십자매의눈을보며십자가에서숨을거둔예수의눈을떠올린다.동료가모두죽고한마리만살아남은송사리를바라보며그는자신의처지와같다고느낀다.그에게있어개나작은새,너구리는그저동물이아니었다.인간을감싸고또인간을멀리서지켜주는존재의작은투영이었다.

“그대여,건강하게자라주게나”동물과식물에게사랑받는법
엔도슈사쿠는동물은물론식물을접할때도저마다의속삭임을듣기위해애썼다.글쟁이특유의관찰버릇과소아적호기심을바탕으로모든자연을궁금해했다.삼각이나사각이아닌둥근둥지를만드는지혜를어치는어디에서얻는걸까,꽃은왜아름다운색과향을만들어내는걸까,왜뱀이나두꺼비는디즈니에게외면당할까,동물이그렇듯식물도인간의언어를이해하는걸까등등.그는동물과인간,식물과인간사이에는뭔가눈에보이지않는공통리듬이있다고생각했다.모든생물을에워싼생명의세계에는사랑과죽음이라는공통리듬이있어식물도동물도본능적으로반응한다고말이다.그래서그는매일식물에게말을걸었다.“아름다운꽃을피우렴.”상냥한말을물뿌리개에담긴물과함께받은꽃이한층아름다운꽃을피우리라기대하면서.

전생은비둘기,다음생에는사슴.다시태어나서뵙겠습니다
종교와인간에관한진지한성찰을다룬소설과달리엔도슈사쿠의에세이는그답지않다고느낄만큼가볍고느긋하며엉뚱하고유머러스하다.“그와의인터뷰는처음부터끝까지얼토당토아니한농담으로가득했다.그가전화번호를알려주면서내일전화해달라고하길래다음날전화했더니가스영업소였다.”「마루코는아홉살」의원작자사쿠라모모코가자신의글에다썼듯엔도슈사쿠는원래유쾌하고재치있는입담의소유자였다.이러한그의성향은이책에서확연히드러난다.기르던개가새끼고양이를잘보살피자“저둘사이에아이가생길지도몰라.그러면‘야멍’이라는이름을붙이고한바탕돈을벌어야지.놀면서도걱정없이생활할수있을거야”라고이야기하거나판다의교미를적나라하게보도하는방송을보고“판다의사생활을지키는모임을만들자”고술자리에서한바탕연설을늘어놓는다.그절정은인도에갔다가세계제일이라고자칭하는점술가로부터“내세에사슴으로태어난다”는말을들은뒤만약훗날나라공원에서사슴이된자신을만난다면사슴전병을많이던져달라고독자에게부탁하는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