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고독한 날 (정수윤 번역가의 시로 쓰는 산문 | 양장본 Hardcover)

날마다 고독한 날 (정수윤 번역가의 시로 쓰는 산문 | 양장본 Hardcover)

$16.80
Description
일본 미학의 정수 와카, 그 서른한 자의 매력
시를 좋아하는 당신에게 65편의 와카를 드립니다
스물아홉 살의 소문난 바람둥이 청년이 한 여성에게 러브레터, 와카를 보낸다. 상대 여성의 나이는 일흔 살. 여성은 화답한다. 슬기롭고 기품 있게.

“남들 모르게 품고 있는 이 마음 갯바람 아래 / 밤 파도 너울대니 털어놓고 싶어라”
남몰래 연모하는 당신에게 오늘 밤 찾아가 고백하고 싶다며 노래한 남성은 궁궐의 소문난 바람둥이 토시타다(스물아홉 살). 이 와카를 받아친 여인은 평생을 궐에서 보낸 궁녀 기이(일흔 살). 나이 차가 자그마치 마흔한 살이다. 네 이놈, 이 할머니를 놀리는 게냐! 기이로선 그런 마음도 들었으리라. 하지만 그 마음을 품위 있는 시로 승화시켰다.

“소문에 듣던 다카시 바닷가의 놀치는 파도 / 괜스레 다가갔다 소매만 젖겠지요”
당신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숱한 여인들이 소매를 적셨다지요. 놀치는 파도 같은 당신을 상대했다 괜스레 소매만 젖는 일, 저는 됐습니다. 이렇게 짓궂은 호색한의 장난을 우아하게 물리친다. 그 재치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에게 손을 들어줬으리라.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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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수윤

1979년서울출생.작가,번역가.다자이오사무전집을시작으로미야자와겐지『봄과아수라』,오에겐자부로『읽는인간』,이노우에히사시『아버지와살면』,와카타케치사코『나는나대로혼자서간다』,일본산문선『슬픈인간』,사이하테타히『밤하늘은언제나가장짙은블루』등시·소설·산문·희곡에걸쳐일본근현대문학을이끌어온다양한명작을우리말로옮겼다.
어린시절읽고또읽은세계문학전집한질의영향으로문학이인간에게줄수있는아름다운무엇을꿈꾸며살게되었다.대학졸업후여러직장을다니다가와세다대학대학원문학연구과에입학해석사학위를받았다.문학작품을번역하며,꿈속처럼살고사는것처럼글을쓰고있다.지은책으로장편동화『모기소녀』가있다.
여러분야창작자들과5년을함께보낸공동작업실벽에‘日日是好日(날마다좋은날)’이라는액자가걸려있었다.돌아보면작업실을오가며늘좋은날이되기를바라는마음으로날마다고독한시절을보냈다.고독한시간이야말로우리를가장순수한곳으로데려가는것은아닐까.‘日日是孤日(날마다고독한날)’이언제나좋은날의시작이되길바라며,나의첫산문집으로여러분을초대합니다.

목차

서문
1장언어의숲에서
나비와이파리*너의이름은*어느문명*퍼즐과벽*고양이를찾아줘*달의한숨*계절한스푼*러브레터
도쿠리와매화*항해*해후*산들산들*보랏빛*어른의산*호랑이를타고*짝수와홀수

2장번역가의작업실
각오*책의수레바퀴*작업실이필요해*다자이오사무*시인과편집자*기대어*홀로*시행착오*눈한그릇*옹달샘낭독*이미지로번역하기*기다림의미학*울다가웃다가*그겨울‘고요서사’*노트북코*가출

3장고독을응원합니다
아름다운고독*술독이되고파*바람이분다*좋았다싫었다*옥탑방앨리스*위로의김치전*나이듦*새순*짧은밤*촉촉한창문*눈의꽃*광장에서*헤어졌어요*닿지못한편지*깨미와나*이제나저제나*영정

4장슬픔말고사랑
모조리상상*오랜친구*밀회*배신*무례한당신*팔베개*사랑경합*마음의깊이*안녕,쥘?*작은원*
전기장판*레몬그라스*짝사랑*무한한하나*불가능성*마침표

참고한책

출판사 서평

우리에게향가가있던시절,일본에는와카가있었다
와카는특히6~14세기의궁정시를말한다.일본을뜻하는와(和)에노래를뜻하는카(歌)를쓴다.옛사람들은시를노래라고불렀기때문이다.그만큼삶에깊이녹아든예술이었다.지난해바뀐일본의새연호‘레이와(令和)’도900년께완성된가장오래된와카모음집『만엽집』에서왔다.음수율은부드럽게암송하기쉬운5·7·5·7·7서른한자를기본으로한다.서른한자의언어조합에나의마음과나를둘러싼세상을담았다.세계에널리알려진하이쿠(5·7·5음수율)도와카에서왔다.하이쿠를재치의맛으로읽는다면,와카는인정의맛으로읽는다고할까.

가와바타야스나리는왜노벨상수상식에서와카를읊고번역자에게경의를표했을까?

“구름을나와나를따라나서는겨울밤의달/바람이스미느냐눈이차디차느냐”
소설『설국』의작가가와바타야스나리는1968년스웨덴스톡홀롬에서열린노벨문학상시상식에서‘아름다운일본의나(美しい日本の私)’라는제목의수상소감문을읽는다.이소감문에서야스나리는묘에(明?)의와카를읊는다.와카는일본미학의정수라고말할수있다.또가와바타야스나리의소설들은한편의긴와카같다.서양인들이그에게노벨문학상을안겨준것도그들에게는생소했을일본의감각때문이었으리라.와카를읊은후야스나리는『설국』을번역한사이덴스티커가절반의상금의주인공이라며경의를표한다.사실번역가사이덴스티커가없었다면이소설은세계에소개되지도않았을것이고,독자도없었을것이며,당연히노벨문학상을수상하는영광도없었을것이다.(본문234쪽참조)

와카를읽는세가지즐거움
이책은일본문학전문번역가정수윤특유의깊이있는사유와감성으로와카‘65편’을오늘날언어로풀었다.1.천년전시에서오늘의감수성을발견하는재미.2.천년전가인의마음이되어자유롭게상상의나래를펼쳐보는재미.3.일본과한국두나라사이의비슷하면서도다른철학을사색하는재미를준다.더불어원어로읽으면어떤느낌일까궁금한독자를위해일본어원문도함께실었다.

“일본문학예비번역가에게드리는선배의따뜻한조언”

일본문학전문번역가가말하는두개의언어를오가는일이란?
일본문학을공부하고번역가가되기까지의에피소드를통해번역가를희망하는사람들에게번역가란어떤일을어떻게하는사람인가를솔직하고친절하게들려준다.한국어개인교습으로생활비를벌며일본에서유학하는동안겪은일본인과일본문화를정수윤특유의솔직함으로서술한다.3·11동일본대지진의순간,문학의권위따윈인정하지않는다면서도한편으론아쿠타가와상을받으려고떼쓰는다자이오사무등일본작가의뒷이야기들이재미를더한다.어떻게출판사를만나고,어떻게작업실을구하며,사투리를번역할땐어떤점을염두에두며,낭독회는어떻게준비하며,살아있는작가의경우직접작가를만나고,또번역의배경이된곳을찾아떠나기도한다.또번역가가되어만난자이니치작가를보며일본도한국도고국이되지못하는그들의현실에공감한다.이모든번역가로서의경험이곳곳에녹아있는산문이다.

나쓰메소세키는“번역따위하지말고네글을써라”고충고했다는데……
나쓰메소세키가ILOVEYOU를달이아름답네요,라고번역했다는일화는유명하다.영문학교수시절소세키는학생들에게이문장을번역해보라고했는데나그대를사랑하오,당신을사랑하나봅니다등등밖에나오지않자이렇게말했다고한다.“일본인은그런직접적인어휘를쓰지않습니다.차라리달이아름답네요,같은게나을겁니다.”번역가로서도유명했던소세키가왜번역따위하지말라고했을까.하지만정수윤에게번역은늘신선하고창의적인작업이고,번역가는글을만지는사람이다.초벌번역이끝난후재교삼교를보는방법,수정작업중편집자와의관계,자신의글을정확히전달하고싶어하는저자와의의견교환등을거치면서하나의창작물이나오는과정을차근차근이야기한다.

일본문학번역에서가장중요하게생각하는것
일본어는관념어보다표상어가더풍부하다.일본인의언어생활에서빼놓을수없는키고季語즉계절어를보자.계절어란봄여름가을겨울을느낄수있는동물,식물,천문,지리,기후,옷감,음식,색,축제등명사를말한다.계절어사전을들춰보면풍부한시각어휘가펼쳐진다.정수윤은작품을번역할때낱말대낱말로옮기기보다는하나의장면을그림으로이해하며옮긴다.또사투리를번역할때의주의할점등이시와산문은일본문학번역가를꿈꾸는예비번역가에게선배정수윤이전하는지침이자따뜻한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