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 정진C의 아무런 하루 : 일상, 영감의 트리거

미술가 정진C의 아무런 하루 : 일상, 영감의 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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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상, 그 영감의 순간들
“나의 작품에서 중요한 건,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화가 마그리트의 예술에 관한 철학. 그에게 있어, 보는 것, 시각적으로 묘사되어질 수 있는 것, 그것이 사유이다. 

YAP(Young Artist Power) 분들과의 인터뷰 기획으로 인연이 된 정진 작가의 작업 노트에 있던 글들을 정리해 출간해 보자고 제안을 드린 기획이다. 영감을 온전히 믿지는 않는다는 그녀에게, 영감의 순간은 생각을 촉발하는 트리거(trigger)에 불과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앞뒤의 지속적인 시간들이다. 저자에겐 그 시간의 해석 방법이 글쓰기이다.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가볍게 읽히지는 않는다. 문장 부호들까지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는 글들이다. 함축적 의미와 작가 자신만의 미학으로부터, 편집의 일반성은 잠시 접어 두어도 좋을 만큼, 예술에 관한 글인 동시에 생각에 대한 글이기도 하다.

저자

정진

대기업을퇴사하고로드아일랜드로미술유학을떠났다.
2011년졸업후,계속전업작가로활동중이다.
지극히개인적인기준과방법으로,세상의질서와인간의본성을연구하며글쓰고미술한다.

“글을쓴다는것과미술을한다는것이교차하며서로에게힘이되는것이,내게는환희(歡喜)하다.”

www.JungJean.com
@jungjean_jungjean

목차

프롤로그

1.밤12시
2.마음풍경
3.영역인간
4.남겨진감정들
5.낮12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일상,그이상의순간들!

“나는사물들안에필연적으로존재하고있는것을아름답다고보기위해더많이배우고자한다.그러고나면나는사물들을아름답게만드는사람들중한사람이될것이다.”

니체의<즐거운지식>에적혀있는구절이다.‘자신의삶을예술작품으로생각해야한다’는니체의테제는,자신의삶을예술로바라볼수있을심미안을먼저갖춰야한다는전제이기도하다.우리네삶이란게그자체로야뭐특별할것이있겠는가.사랑이란것도그사람이특별해서가아니라그사람을특별하게바라보는내시선이원인인것처럼,삶역시어떤시선으로바라볼수있는가의문제이다.그것자체가특별한게아니다.의미를담고서바라보는,그시선끝에맺히는모든것들이특별하다.
하이데거는예술의의미를그런비일상성에서찾는다.신발장한구석에서방치되어있던낡은구두가화폭에담겨질땐예술이되듯,일상을일상의순간들로부터떼어내어비일상적으로담아내는그모든것들이예술이다.예술가들은특별함을찾아나서는모험가가아니다.사유의형식을통해일상속에묻혀있는특별함을발견해내는,어쩌면철학도.일상에서마주치는예술적순간들로부터,성냥팔이소녀의환상처럼피어오르는그것들을각자의예술형식으로표현해내는,어쩌면문인.

책속에서

물체를자극하면,물리적변화가일어나는시점이온다.정서적변화도다르지않다.‘어느날,갑자기’에도,트리거는필요하니까.누군가는홀로그것을찾아내지만,대부분의우리는관계안에서그것들을발견한다.실은,그안에파묻혀사는듯하다.-p18

사람들은주변으로부터자신을보호하며진화해왔다고한다.서점에가면인간들이지금껏어떻게살아남았는지를분석해놓은책들을종류별로볼수있는데,개중흥미로운것은즉각적으로범주를만들어적용하는일.즉,머릿속으로카테고리만들기.선입견이다.-p29

어른이되는어느시점에서,나는모두가사랑하는그런사람으로는살아갈수없다는것을눈치챘다.자신에게실망이야하겠지만,마음이자유롭다.어차피자유는어느정도의포기를동반하니까.적당한인간이라는것.그것은얼마나어려운일인지…-p55

이성과감정.인간을이루는근본요소는모순된둘이다.인간은이성적이다.인간이라그렇다.인간은감정적이다.인간이라그렇다.모순된저둘이만나야만,인간이라한다.그런데어떻게우리가,모순되지않은존재로살아갈수있을까.-p63

갑질.을질.본인이갑이나을이라고생각하는사람들이자신의우월감이나열등감을상대에게표현하는방식.스스로를갑이나을이라규정할때할수있는행동이다.서글프다.사람들은왜자신의우월감과열등감을무시를통해표현할까.타인을무시하는것이자신을높이는무기라고생각하는것은,자신의무지를드러내는최고로효과적인방법일텐데.-p99

누가울면따라운다.그것이창피하다.고치자!매몰차게가열하게.그리고이제는따라울지않는다.그랬더니,울어야할때울지못하고읽고쓰고미술하며운다.홀로운다.이게,뭐하는짓이야.인간답게산다는것은,인간과함께산다는것인데.나는다시따라우는사람이되고싶지만,그게,어떻게하는거였지…-p102

생각하는인간으로서의미술가,그촉발제.작가에게생각의트리거는영감이라불린다.그리대단한것이라생각지는않는다.나는그것을완전히믿지는않는다.그것은두가지길로찾아온다.하나는,지속적이고반복적인생각이어느순간어떤사물이나상황에순간적으로대입되는것.다른하나는,순간튀어나오는생각의파편.그것들은빛이날때까지다듬어야만무엇이된다.결국영감보다중요한것은그앞뒤의지속적인시간들.준비된사람에게만보인다.그것을가꾸는사람만이,그것을현실로만든다.-p112

죽음은간단하다.생명을끝내는일.그런데그것을바라보고해석하는일은언제나복잡하다.인간의특성인가.누군가는이렇게이야기한다.죽는것보다,살아숨쉬고움직이는데생각까지하는것이기이한것이라고.우리는이렇게신기한죽음과더신기한살아있음,그사이를산다.-p141

예술가가감정만을전달하는사람이라생각해본적없다.물론,그런예술은잘못되지않았다.다만,내가그런미술가가아닐뿐이다.일반적으로사람들이미술가나그들의작업을보며,무언가를느껴야한다는강박을가지고있다는것을안다.감정을느끼는것도좋지만,생각하기를바란다.나의작품이방아쇠가되기를소망한다.당신의어떤생각을죽이는,당신의어떤생각을깨우는.-p148

잃어버렸다는것은의지가없는상태의없음이고,버렸다는것은의지를가진상태의없음이다.둘의공통점은현재내게는없다는것.우리는꿈,삶,물건,사람,감정등의일부를시간과함께하얗게잊곤한다.그것은마치마법같아서갑자기없는것이된다.그렇게없는것,잊혀진것은어떤의미가있나.-p204

어른은시간이지나면저절로되는것이지만,좋은어른이되는것은어렵다.쉽지않은것이아니라,어렵다.괜찮은어른없다욕하는너도,그저그런어른으로자라거나,이미그런어른일확률이높다.-p218

대부분의젊음은즐겁고답답하다.열정에즐겁고미래가답답하다.아마도어른들에게답을구하고싶겠지만,그대답이마음에들지않을것이다.시시하거나세속적이다.그러니더이상묻지않는다.-p236

예술이‘가장’고결한직업이라믿지않는다.펜이칼보다‘더’강하다믿지않는다.지금가진그의것이‘영원’할것이라믿지않는다.나를믿어!하는대부분의‘말’들을믿지않는다.어쩌면믿음은속함과비슷하다.소속감을주고안도감을선사한다.쓸모있는사람이라는믿음도준다.믿을권리가있다면,믿지않을권리도있을것이다.믿지않으면분주하고외롭지만,그렇게나쁘지만도않다.-p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