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 안골에는 누가 살길래 (서울 떠난 김선생, 스무 해 시골교회 사역 이야기)

산 너머 안골에는 누가 살길래 (서울 떠난 김선생, 스무 해 시골교회 사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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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두려움 대신 사랑을 택한
어느 신앙인의 삶
기독교의 뜻깊은 절기인 부활절을 맞아 예수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살아낸 한 성직자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산 너머 안골에는 누가 살길래』는 서울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저자가 장애를 겪는 목사 남편과 충남 예산의 오지마을 안골에 정착해 작은 교회를 세우고 이웃과 함께해온 사역을 따듯한 글에 담아낸 책이다. 예수의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점점 드물어지는 지금, 소외된 이웃의 고통에 눈감지 않고 성취 대신 존재의 의미에 귀를 기울이는 저자의 이야기는 참 신앙인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저자

김진희

태어나고자란서울을떠난다는건상상도못한일이었다.​
더군다나예산은머릿속지도어디에도없었다.​
그런서울을2001년떠났다.
예산군무봉리안골에서남편과함께교회사역을시작했다.
더이상교실속선생님이아닌
시골교회사모로,두딸의엄마로,
안골하늘숨학교교장으로,
(미루고미루다)무봉리부녀회장으로,
마침내안골교회창립20주년이되는해,
하늘뜻에따라목사안수를받게되었다.​
고독했기에치열했고,눈앞이깜깜했기에기도했고,
내가할수있는게없었기에전적으로하늘에순응했다.
그결과,20년내내기적을체험했고,지금도체험하는중이다.
흙의생명이깃든거친내손을사랑한다.
/
1971년태어남.
감리교신학대학교신학과졸업.
연세대학교교육대학원종교교육학과졸업.
서울숭실고종교교사역임.
목원대학교신학대학원(기독교교육전공)졸업.
저서『일상에서만나는생태교육과영성』.

목차

책머리에4

1부떠남2001-2003

안골에서의첫출발17자연속의삶19야생의삶이시작되다21
서캐와의전쟁23물오른가을경치25첫음악회26
안골엽기퍼레이드282001년을보내며31드디어결정나다34
숭실을졸업하는이들에게36안골에서의첫수련회39
자모회의에가다41분교어린이들을위한음악회후기43
매화꽃이피다46곰두리장애인사무실을다녀와서48
감동적인창립예배51창립예배후52숭실농촌봉사활동을마치며55
네멋대로해라56읍내까지걷다58
2003년다이어리에남긴글61

2부정착2004-2007

2004년첫날의나의바람65사람이꽃보다아름다워67
쥐구멍틀어막기호러쇼72‘우리들의바다’예당저수지75
매일새로운글을쓸수있다면78누가현관에똥쌌어?79
오랜만에80‘지기’의삶83서울정릉감리교회청년부단기선교84
결혼12주년기념88터널92그들을통해내가배우는것들93
배우최민수의인터뷰중에서96봄비가오는이유98꿈을꾸듯살다99
예배당의모습을갖추어가다100육체노동에대하여101
안골예배당,문명을거스르다102모든일에는순서가있다104
성도님을떠나보내며공동식사의중요성을되새기다105
어린아이처럼된다는것108봉헌예배에피소드110내짝꿍112
김장으로일구는하나님나라113
세상의모든질료들을창조적으로이용하는삶115
채원이,어린이집에보내는것을포기하다116밤을까먹으며118
하늘은좋은선생님입니다119아기예수를또다시마음에품으며120
아직끝나지않은길121

3부자연의삶2008-2010

내겐3월이새해다131이제는매일매일133누군가를돕는다는것134
마당이주는카타르시스136수요일저녁137
마을아저씨가내게화를내는이유138나를순화시키는것141
오랜시간이지난후생각이바뀌는찰나143
내일지구가멸망한다고해도145
존웨슬리회심기념주일에있었던일146손에대한단상148
아이가아플때149틈틈이사는법151첫수확153
결혼15주년에받은축시156첫눈159희원이여고시험날162
묵언수행을향하여165새벽미명속침묵하기168등록금이없어169
‘살림’의거대담론170진정봄은예수의부활과함께오는가174
해명하지않고,진실하게,그렇게176세모녀가산으로간이유178
찬란하다,는말의뜻181산초나무182종말이가깝다183아이티185
사순절의시작,성회수요일187마태복음12장7절188
주일은영적충전기190영원한마이너리티193
딸들이내게말하길194연로한성도님의행보195
채원이는뭐가될까?196쪽방촌할머니198
부르더호프공동체의방안엔199적막을사랑200

4부열매2011-2017

향후10년의패러다임전환209사랑은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가211
꽃이내마음에조용한혁명을일으키다213하늘이내마음에들어오다214
믿는자식있고예쁜자식있다216편지217고양이새끼들의죽음219
안골에서살고싶어요!!!219딸과의대화222낙엽을쓸며225
장인정신을가진그리스도인227아웃오브마인드의인생229
안골하늘숨학교를시작하며…231
아이들에게너무많은것을가르치지마라234가족이란235
채원이전시회를준비하며…236희원이한예종1차합격날238
무봉리마을학교의시작239
6년간진행된무봉리문해교실졸업식풍경242
개구리똥과쥐똥의차이245혼자서만잘살면246사순절248
우리몸은거룩한성전이다251한여인의홀로서기252
하나님의동행하심을체험하다255
아이들에게손으로만들수있는모든걸가르쳐라258
과연농촌은절망할것인가260탄생의신비와감사261
격랑속의평화263뭔가를잘하는사람들264자연은비교하지않는다266

5부회복2018-현재

남편이다시쓰러진날269‘김진희,고마워’271
사랑이깊을수록슬픔은커진다2742012년4월20일자일기를찾다275
고통은우리를삶의본질로인도한다277사랑이만들어내는선순환279
‘힘내라’는말은더이상쓰지않겠다280진주편지에울었다281
아빠,사랑해요283부모의삶은아름답다285사랑286
빗속에서춤추는법을배워라287할머니가되다288아침단상289
나는왜책을출판했는가?290밤의정원에서바다를만나다292
삶에서깨달은것들293술집보다교회294
감사,그놀라운하늘의법칙294시가흐르는예배296
2021년안골씨앗나눔선교를시작하며297희귀사진298
한해를마무리하며내가나에게300

에필로그305
안골교회가걸어온길309

출판사 서평

전도사님,미친거아니에요?
저자김진희전도사는자신의삶을정의하는한단어로‘아웃오브마인드’(outofmind)를꼽는다.인생의중요한선택의고비마다들어온말이바로‘미친거아니냐’는말이었기때문이다.이른바‘잘나가는’대학을선택할수있었던고3시절하늘의음성을듣고신학대학을택하자주변사람들이제정신이냐고물었다.겨우스물셋나이,지체장애2급에열두살이나많은신학생과결혼하겠다고선언하니이번에도미쳤냐는말이돌아왔다.서울의한고등학교에서멀쩡하게교사로일하다가시골로내려가겠다니역시나미친거아니냐는말이들려왔다.시골오지마을에내려와황토예배당을짓고목회를시작하겠다니어김없이그말을마주하게됐다.“너미쳤구나.”사람들의눈에저자의인생은그저미친짓의연속일뿐이었다.하지만저자는정신에서벗어난뒤에야,즉‘아웃오브마인드’의상태에이르러서야영적인삶을추구할수있었다고말한다.그건미친선택이아니라내면의음성에귀를기울여새로운지평으로나아가는과정이었다고저자는고백한다(「아웃오브마인드의인생」).
시골에서의시작은쉽지않았다.뱀과마주치지않고,쥐를목격하지않게해달라고매일매일기도했다.교회를세우겠다고하니목사안수나받고떠날심산이아니냐는의심을받아야했다.그러나시골에서의삶은저자에게영적깨달음을주었다.뇌출혈로좌반신이마비된남편과함께한시골사역덕분에타인의고통에눈감지않고그것에비추어자신의삶을돌아보는힘이길러졌다.저자는읍내까지12km에이르는길을걸어다니는연습을시작한다.그시도는우리가당연하다고여기는편리함의때를벗겨내는순례이자묵상의여정이었다(「읍내까지걷다」).문화에서소외된지역의장애인들과어린들을위한음악회를열자사람들의마음도열리기시작했다.마침내2002년충남예산의오지마을에안골교회가설립되었고,저자부부를의심하던사람들마저눈물로창립을축하해주었다.
음악회로시작한안골교회의사역은전혀예상치못한섬김으로이어졌다.저자는시골의몇몇어르신들이한글을깨우치지못해성경을읽지못한다는사실을알게되었고,이런분들을한분두분모아한글을가르쳐드리기시작했다.못배운한을풀고자열심히한글공부에매달리는분들을보며저자는눈물을삼켰다(「그들을통해내가배우는것들」외).그렇게시작된한글공부가마을의공식한글교실로이어졌고마침내열분의어르신들이한글을깨우치고졸업식까지하는경사로이어졌다.일제강점기소설『상록수』에나나올법한저자의이야기는민초들의소외된삶의증언이자,그럼에도하나님이이들을외면하지않으신다는증거로기록될만하다.

성취하지말고존재하라
안골교회가추구한또하나의사역은청소년들을향한생태와영성교육에맞춰져있다.안골교회주변의자연은도시에서는쉽게찾아볼수없는축복된영적통로였고많은청소년과청년들이그통로로모여들었다.저자는안골하늘숨학교를세워시골교회가생태적영성의학교가되는일로나아갔다.나무시계만들기,간단한요리하기등아주작은것이라도기쁨을가지고스스로해보는교육을지향함으로써공부와학원에지쳐점점자아를잃어가는청소년들에게하나님의창조섭리와스스로의가능성을마음껏펼치도록이끌어주었다(「안골하늘숨학교를시작하며」외).
이처럼책은지역사회와함께하는시골교회의따듯한사랑의섬김을담고있으며,다른한편에서는세속의물질문명에대한강한저항을품고있다.편하고빠른건축방식을거부하고주변의천연재료를이용하여느리게지어진안골의황토예배당은그런저항정신의상징적건축물이다(「안골예배당,문명을거스르다」).더욱중요한것은안골예배당주변을가득채운자연에서의깨달음이다.저자는온통성취하는일에기울어진세상에서벗어나존재의참의미를깊이묵상하는습관을자연에서배운다.자연속에충만한하나님의선하고거룩한영으로우리의마음을가득채우는과정을저자는‘성취하려말고존재하라’는문장에담아낸다(「꽃이내마음에조용한혁명을일으키다」).두아이를키우는엄마로서아이들이스스로할일을찾을때까지기다려줌으로써상상력과인내력을키워주는모습역시인상적이다.
사랑과저항의정신으로예수님의삶을실천해오던안골교회사역에큰위기가찾아온것은지난2018년남편서영수목사님이두번째뇌졸중으로쓰러지면서부터였다.살아남기힘들거라는병원의통고를받고장례이야기가나올무렵,목사님이기적적으로회복되고있다는소식이전해진다.이일로남편은목회를그만두고휠체어에의지하게됐지만저자는신을향한감사의마음을잃지않는다.목회자로서시골교회사역의비전을굳건히지켜온남편이아니었다면이렇듯복된삶을살아오지못했음을알기때문이다.
얼마있으면김진희전도사는남편의사역을이어목사안수를받는다.안골교회의스무해창립기념일도다가오고있다.사역초기허름한창고벽에크게써둔글처럼,‘누군가걸으면그곳이길이되는’역사가안골교회의앞날을밝혀주리라는믿음도식지않았다.저자는다시길을나설준비를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