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 일본과 노동운동의 형성 (일본적 노사관계의 사회사)

기업사회 일본과 노동운동의 형성 (일본적 노사관계의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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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성공회대 명예교수이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빙석좌교수인 이종구 교수가 일본 노사관계의 사회사를 고찰한 저서 『기업사회 일본과 노동운동의 형성』이 출간되었다. 노동운동 및 일본지역학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를 해온 저자는 도쿄대 유학시절부터 일본 노사관계의 현장을 오가며 수행한 실증적 연구를 바탕으로 국가총동원체제, 미군정의 전후개혁, 고도성장기, 장기불황기에 이은 최근까지 기업사회 일본과 그에 대응해온 노동운동의 형성사를 치밀하게 재구성한다. 이 책은 일본적 노사관계가 전개돼온 과정을 사회적이고 역사적 맥락에 입각해 조사함으로써 한반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인 일본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

이종구

1953년서울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하고도쿄(東京)대학교대학원사회학과에서노사관계와노동운동연구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성공회대학교사회학과교수로재직하면서산업사회학,정보사회학,일본지역연구등의분야에서다수의연구결과를남기고2018년정년퇴임했다.한국사회학회이사,한국산업사회학회이사및회장,한국산업노동학회이사및회장,성공회대학교부총장등을역임했으며현재는성공회대학교명예교수,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초빙석좌교수로있다.
주요저서로『일본의도시사회』,『정보사회의이해』,『세계의노동자경영참가』,「『동아시아의문화전통과한국사회』,『세계화와일본의구조전환』,『1960-70년대노동자의계급문화와정체성』,『기로에선중산층』,『디지털시대의구로공단』,『한일관계사1965-2015Ⅲ사회·문화』,『한국현대사와개신교』(이상공저)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일본연구의시각과과제005

I장문제의제기와시각:‘일본적노사관계’와참가적통합027

I-1일본연구의시각과노사관계029
I-2기업별노조의특수성과보편성038
I-3연공제와‘일본적노사관계’043
I-4노동시장의유연화와주변부노동자052
I-5마무리:‘일본적노사관계’와참가적통합056

II장국가총동원체제와산업보국회1938-1945061

II-1총력전과국가총동원체제065
II-2‘산보’의위상과기능067
II-3정신적동원의한계074
II-4‘산보’의유산082
II-5마무리:근대성과연속성086

III장전후노동개혁1945-1955089

III-1전후개혁과민주화092
III-2노동개혁과노동운동096
III-3노동개혁과일본적노사관계:연공제와기업별노조119
III-4마무리:노사관계의제도화130

IV장고도경제성장과실리추구형노동운동1955-1973133

IV-1고도경제성장과춘투137
IV-2기술혁신과노동운동149
IV-3기업사회와직장질서168
IV-4새로운노동문제와직장수준의사회통합193
IV-5마무리:‘일본적노사관계’의재편과정착215

V장고도경제성장의종언과노사관계환경의변화1973-1989219

V-1석유파동과고도경제성장의종언223
V-2고용조정과노사협조229
V-3연공제의한계와능력주의242
V-4해외생산과노동력구성의변화261
V-5주변노동력과외국인이주노동자268
V-6마무리:기업별노조의지반침하284

VI장노조의참가지향과노동자의이의제기287

VI-1춘투의형식화와행정개혁290
VI-2정책참가와유니온아이덴티티312
VI-3소수파노동운동의이의제기332
VI-4마무리:노사관계의이원화353

VII장노사관계의안정과사회적균열355

VII-1‘이질화관리’와‘새로운시대의일본적경영’359
VII-2취업형태의다양화와비정규사원의증가369
VII-3숙련전승과지역공장집단의재평가381
VII-4마무리:‘새로운시대의일본적경영’과‘기업사회’의해체396

나가며:일본연구의객관성과균형감각398

참고문헌405
찾아보기421

출판사 서평

일본모델의한계를넘어서
2차세계대전이후경제성장을거듭해온일본의배경에는이른바‘일본적노사관계’라는모델이자리잡고있다.근대화를오롯이이루면서도기업과노조가갈등과분열보다는상호협조적인관계를보여준‘일본모델’에세계는비상한관심을보여왔다.그러나일본을거울삼아자국의노사관계를정립해보려는실용적목적이앞선나머지,일본모델은흔히가족과공동체를중요시하는일본의문화적특수성을강조하는데그치거나국가와자본의탄압을강조하는단순한음모론에기울기일쑤였다.
이책은일본적노사관계를문화적특수성에서찾는담론,즉이에(家)제도라든가화(和)을중요시하는문화덕분에가족같은노사관계가성립되었다는주장을비판하면서시작한다.연공제와기업별노조를중심으로사회통합을꾀한‘기업사회일본’은고정된실체가아니며사회적변화에따라끊임없이도전받았고지금도변모중인역사적산물이다.일본의연공제는고도성장기와그종언을거치면서한계를드러냈고정규직으로그적용대상이축소되었다.기업을중심으로이뤄지던사회통합역시노동시장이정규직과비정규직으로이원화되면서점점분열과해체의길을걸었다는것이저자의판단이다.저자는이러한전체적조감도안에서국가총동원체제이후현재까지일본노사관계의사회사적궤적을하나하나되짚어나간다.(1장)
이책은일본의현대적노사관계의출발을미군정의노동개혁으로보는시각에서벗어나총력전시기의국가총동원체제에서그뿌리를찾는다.이른바산업보국회(산보)는전쟁수행을위한어용기관으로전시노동력을동원하기위해만들어졌다.그러나노동력동원에는큰성과가없었던반면의외의효과가만들어졌는데그전까지는자본가의가족으로취급되던노동자에게국가에기여하는근로자라는자격을부여한것이다.이에따라기업측엔근로자의기초적인생활을보장해야하는의무가부여되었고이때부터연공제의뿌리라할만한‘생활임금’의개념이정립되었다.또한산보의노자간담회는생산관련사안과노동자의고충을노사가논의하게함으로써이후직장의주도권을두고노사가대결하는전통을세웠다.(2장)
산업보국회의활동이반드시반(反)노동적결과만을가져오지않았듯이미군정이실시한노동개혁또한복합적인결과를초래했다.미군정의노동개혁은노동조합법,노동기준법등을공포하여세계최초로여성의생리휴가를규정할정도로합리적이고선진적인제도를만들어나갔다.그러나중국국민당정권의패배에따른냉전의격화는미군정점령정책의전환을가져왔고일본을‘반공의보루’로규정하게끔했다.노조의급진화를우려한미군정은공무원노조를중심으로대대적인쟁의권박탈조치를취했으며국가공무원법을통해공공부문노동운동을약화시켰다.한편미군정의개혁으로민간부문노조는활발해졌으며우파계열의총동맹과급진적인산별회의가양대세력을이루게되었다.이중산별회의가1946년주도한전산(전기산업노동조합연합회)쟁의는근속기간을기준으로임금을산정한‘전산형임금체제’를확립해일본에서연공제가정착하는계기가되었다.그러나반공세력인민동파의진출로대규모레드퍼지(적색노동자색출)가이어졌고그에따른노조의분열은‘전산’의교섭력을약화시켜결국산별노조가무력화되고기업별노조가주도권을장악하는결과가초래되었다.이처럼미군정개혁기는연공제와기업별노조라는일본적노사관계의두축이성립된시기였으며반공적노조의진출에의해상처받은진보노조와정치세력에강한반미의식을심어준계기가되었다.(3장)
이후1955년부터1973년석유파동이전까지일본은기술혁신을통한설비투자,3종의신기로불리는자동차,가전제품,내구성소비재산업의호황을바탕으로기업이사회통합의구심점이되는‘기업사회’의길로접어들었다.이시기일본노동운동은‘춘투’로대변되는경제적실리추구가대세로자리잡았다.총평이주도한춘투는원래교섭시기를집중시켜기업별노조가지닌교섭력의한계를극복하자는취지였고실제로매년10%를넘는임금인상률을달성할정도의성과를거두었다.이같은춘투의취지가실리추구를지향하는노동운동으로완전히고착된것은IMF-JC(국제금속노련일본협의회)로대변되는민간대기업노조의발족이후였다.이때부터계급운동적노동운동은위축되고상호신뢰적노사관계를표방하는일본적노사관계가본격적으로시작되었다.그러나풍요의시대를맞은연공적질서는연공제가오히려능력주의를훼손한다고생각하는고학력청년노동자의등장으로훼손되기시작했다.또한이때부터노조간부직이기업내부의승진통로가되거나노조와조합원사이가괴리되는현상이심해졌고임시공같은비정규직이노동력관리의수량적유연성을제공하는현상이나타나기시작했다.또한이런변화는사회통합의위기를초래하면서신좌익노동운동이발생하는배경이되었다.학생운동과결합한신좌익세력은자본주의체제자체의변혁을시도하는노동운동을전개했으며급진적반전,반제평화운동을시도했으나일반노동자대중의호응을얻는데는실패했다.또한이러한사회통합의위기를맞아일본기업은직장수준에서의자주관리활동을조직하여노동자스스로경영목표달성에나서도록유도하면서안정된노사관계를도모했다.(4장)

노동운동의이질화와사회적균열
1973년석유파동이후고도경제성장기가종말을고하자일본노사관계에서는고용조정문제가이슈로부각되었다.일본의기업별노조는정규직노동자의고용기회확보를우선하면서임금을비롯한노동조건개선요구를자제하는쪽으로대응했으며각종비정규직노동자의증가와정사원의재배치를묵인했다.그결과기업은외부노동시장에있는비정규직을활용해노동력관리의유연성을확보할수있었다.이처럼일본노동자들은민간대기업노사융합을실현하며기업사회일본에강력하게통합된집단과노동력관리의수량적유연성을제공하는비정규직주변부노동자로이질화되었다.일본적노사관계를특징짓던연공제또한변화의물결을피하지못했다.일본노사는직무급의도입등을통해연공제의취지를더욱희석시켰으며능력주의를강조하면서감독관의사정권을확대시켰다.반면연공제의핵심기반인종신고용은계속유지되었기때문에이를보장받는중심부노동자와여기에서소외된주변부노동자사이의이질화는더욱심해졌다.한편일본기업은주변노동력을확보하기위해외국인노동자를활용하기시작했다.그러나정규직에기반을둔일본노조는외국인노동자를보호대상으로간주하지않았으며결국이주노동자는가장취약한사각지대에놓이게되었다.이들은지역기반의코뮤니티유니온같은신형노동조합의지원을받을수밖에없었다.(5장)
고도경제성장기의종언에따라중심부와주변부노동자의이질화가심화됨에따라노동운동역시각자의길로나아갔다.고율의임금인상을요구하는춘투에의존할수없게된민간대기업노조는정책참가와경영참가활동을통한노동조건개선을새로운방향으로설정했다.또한신자유주의정책기조에입각한공기업의민영화는일본사회에남아있던계급운동적노동운동세력을무력화시키면서노동전선통일을촉진했고이는1989년전국수준의노조중앙조직인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연합)의설립으로귀결되었고이를중심으로정책참가와경영참가를통한민간대기업노사융합이이뤄졌다.반면신자유주의적기획에서완전히소외된비정규직등은자신들의권익을대변하는소수파노동운동으로나아갔다.이들은‘시간제고용자노조’,‘코뮤니티유니온’,‘실업자노조’등기존노조와구별되는‘신형노동조합’을구성하거나사안별로쟁의단을구성하여사회적관심을불러일으켰으며도산한중소기업을중심으로자주생산쟁의를벌여대안적사회운동을모색했다.이런과정은기업사회일본에이의를제기하는소수파의존재를드러냈다.(6장)
1995년일경련이발표한보고서「새로운시대의일본적경영」은장기고용할종업원과필요할때마다유연하게조달할종업원을구분할필요가있다는파격적인제안을담고있었다.이는종업원을가족으로간주하던일본적경영을포기한다는선언이며사실상‘기업사회일본’의해체를의미하는선언이었다.기업사회일본의추락과함께비정규사원의노동조건을보호하려는새로운노동운동은더욱활발해졌고‘청년유니온’,‘여성유니온’,‘아르바이트유니온’등새로운조직들이꾸준히생겨났다.이처럼정사원집단과비정규집단사이의사회적균열은계속확대되면서일본의사회통합수준은꾸준히저하되고있다.현재일본사회는기업사회외부에존재하는개인을존중하는방향의개혁을추진해야할과제를안고있다.또한이러한과제는일본만의것이아니며우리기업과노동운동이마주한것이라는점에서이책은한국의노동문제및노사관계에도좋은참고가될것이다.(7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