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작품해설
세계3대디스토피아소설
파시즘을가장정교하게파헤친책
[타임]선정100대명작
[뉴스위크]선정100대명작
[BBC]선정꼭읽어야할책100대명작
랜덤하우스선정‘가장위대한20세기영미소설100권’13위
[아메리칸북리뷰]‘소설에서가장훌륭한첫문장’8위
[아메리칸북리뷰]‘소설에서가장훌륭한마지막문장’7위
현대인에게가장커다란충격을가한책
트럼프당선이후파시즘을경계하는미국에서베스트셀러1위등극
한국에서새로운번역으로부활하다
[1984]는러시아작가예브게니자먀틴의[우리들],영국소설가올더스헉슬리의[멋진신세계]와함께‘세계3대디스토피아소설’로손꼽힌다.‘유토피아’가인간이갈망하는‘이상향’이라면,‘디스토피아’는인류가예견하는지옥이다.사회경제정치상황이불안할때탄생하는‘유토피아/디스토피아문학’은당대분위기를긍정적이든부정적이든가장잘반영할수밖에없다.‘유토피아문학’이중세이후에인간이느끼는희망과자신감을표현한다면,‘디스토피아문학’은현대인의무력감과절망감을표현한다.‘유토피아/디스토피아문학’은당대사회에근거할수밖에없으니,현실부정은현실비판으로,그래서인류에게닥칠미래사회를제시하는형태로이어진다.
[1984]는문장이멋들어진소설로도유명하다.[아메리칸북리뷰]는2006년에‘소설에서가장훌륭한첫문장100개’와‘소설에서가장훌륭한끝문장100개’를뽑는데,[1984]는첫문장이8위에,마지막문장이7위에선정된다.‘사월이라,하늘은맑고공기는쌀쌀하다.시계마다13시를알린다’로시작해서‘이제는빅브러더를사랑한다’로끝나는문장이다.‘하늘은맑은데나는춥다’는문장은억눌리는개인을,‘오후1시에종을열세번울린다’는문장은오세아니아사회가비정상이라는사실을단적으로드러낸다.그리고주인공윈스턴이인간답게사는사회를갈망하며수없이고민하다가목숨까지걸고‘빅브러더’에반대하나,‘이제는빅브러더를사랑한다’는고백으로끝나는문장은극히비관적인미래를상징한다.실제로,첫문장과끝문장모두100위권에든작품은[1984]말고찰스디킨스가쓴[두도시이야기]가유일하다.게다가세계최대단행본출판사‘랜덤하우스’는조지오웰이1948년에집필해서이듬해에발표한[1984]를1998년에‘가장위대한20세기영미소설100권’가운데13위로선정했다.
[동물농장]이혁명을왜곡하고전체주의로나아가는과정을묘사한다면,[1984]는전체주의가완성된사회를묘사한다.총천연색포스터가실내를압도하고,약마흔살정도로보이는,까만콧수염은두툼하고표정은엄숙하고잘생긴,폭1m가넘는얼굴이끊임없이쳐다본다.스탈린얼굴이다.사람이움직이는대로눈동자가따라가며‘빅브러더가당신을지켜본다’는문구로협박하니,이는스탈린이지배하는소련을처절하게상징한다.소련은1991년에해체하지만,[1984]에서경고하는파시즘은세계곳곳에현존하니,2017년현재미국에서트럼프당선이후,파시즘에대한경계심이발동하면서[1984]는미국인이가장많이읽는책1위에오를정도다.
20세기전반기서양문명사는눈부시게발전하면서동시에끔찍한파괴가일어나고퇴보한격동의시대다.두차례에걸친세계대전,서구제국주의식민지수탈,히틀러와무솔리니라는전체주의발현,스페인내전등은역사진보라는수레바퀴를거꾸로돌렸다.이런상황은19세기에자본주의가발전하고모순이깊어지면서필연적으로나타날수밖에없는결과였다.그래서지식인은부르주아사회가파멸할수밖에없다고예견하면서과연역사는진보하느냐는문제에강력한의문을제기한다.
이렇게20세기전반기에나타난허무와절망을냉철하게인식한실천적지성인은바로조지오웰이며,디스토피아라는반유토피아를활용해,암울한정치상황을그린대표적인작품은바로[1984]다.조지오웰은미얀마에서제국주의경찰로근무하며영국제국주의가식민지에가하는온갖폐해를목격하고제국주의에반대하는의식이싹튼다.그리고스페인내전에의용군으로참전하면서파시즘,나치즘,스탈린주의라는전체주의가인류를파멸로몰아간다는사실을깨닫고전체주의에반대한다.실제로조지오웰은“1936년이후로내가집필한모든작품모든구절은‘전체주의’를직간접으로비판하고내가이해하는‘사회민주주의’를지지하는것이다”고고백한다.‘제국주의반대’가오웰문학의시작이라면‘전체주의반대’는오웰문학의완성이다.
오웰은이소설을1948년에탈고하고‘48’을‘84’로바꿔서[1984]란제목으로이듬해에발간한다.이는1984란시간적배경은상징에불과하단사실을말한다.사람들은1984년을‘공포의해’로진지하게받아들이나,1984년은평범하게지나고오웰이예언한끔찍한전체주의는우리눈에안보이니,[1984]도허구로끝났다고생각할수있다.하지만그건옳지않다.1984는상징에불과하며[1984]에서말하는파시즘은세계곳곳에서위력을발휘한다.많은사람이거기에저항할뿐이다.그래서에리히프롬은‘오웰이상상한악몽은1984년현재그어느때보다정확하게나타난다’고말하고,미국의미래학자데이비드굿맨은1972년에조지오웰이[1984]에서예언한137가지를검토한결과,무려80가지가실현되었다는사실을확인했다.그리고1978년에다시검토했더니,그숫자는100가지를넘어섰다.이차대전이후고전적제국주의는사라졌지만거대한금융자본과산업자본과기술자본이라는다국적기업은신제국주의형태로발현하고기술적전체주의는현실사회곳곳에서국민을감시한다.미국에서는파시즘을노골적으로주장하는트럼프가당선되고,일부시민은히틀러경례를하며자축한다.
강대국이파견해서약소국을억압하는군대는‘평화유지군’이고,인류를위협하는핵무기는‘평화를수호’한다.광주에서시민을수없이학살한전두환은‘정의사회를구현’하며민주정의당,즉,‘민정당’을만들어서국민을끊임없이핍박하고,지역분열을고착시킨김영삼은‘한나라당’을만들어IMF구제를받을정도로나라를망가뜨리고,박근혜는‘새누리당’을만들어서비선실세로나라를엉망진창으로만들고,‘새누리당’은친박비박으로갈리더니,친박은‘자유한국당’,비박은‘바른정당’을창당한다.‘개혁’과‘보수’는서로대치되는개념인데자유를억압한세력이‘자유’를주창하고바른걸억누르던세력이‘바른’을주창하며,이를하나로묶어서국민의머릿속을엉망으로만드니,대표적인‘이중사고’다.‘이중사고’와‘역사왜곡’은‘역사교과서국정화시도’에서도그대로나타난다.일제식민지잔재가곳곳에남은상황에서일본군장교박정희를독립군으로조작함과동시에식민지지배자체를정당화해서지배세력을굳건히하자는거다.일본문부성이조선침략을‘진출’로,3.1운동등조선인이일제에저항한항거를‘소요’로역사교과서에수록해서식민지지배를정당한과정으로묘사하며역사를왜곡하는판에우리정부는거기에편승하고,한국뉴라이트세력은일본극우파가만든뉴라이트이론을그대로수입해서주장한다.오세아니아진리성이한국에선문교부로일본에선문부성으로부활한것이다.
오웰은사망하기직전에[1984]에대해“중앙에서경제를통제하는경우에자칫하면빠져들끔찍한현상을보여주려고쓴작품”이라고밝혔다.우리나라는모든걸중앙집권주의로통치하다가최근들어서지방자치를시행하나,지방마다중앙에여전히의지하는게현실이다.게다가핵무기를비롯한대량살상무기,각종테러,빈익빈부익부,재벌독점,관료주의,생태계파괴등은우리를끊임없이위협한다.우리에게필요한건현존하는파시즘유형을정확하게인식할능력을갖추는것,그리고우리안에은밀하게존재하는파시즘적속성을파악하고극복하는거다.우리자신이파시즘을,독재를,불통을,현실왜곡을,어용언론을싫어하면서도가랑비에옷젖듯그분위기에빠져들고그논리에젖어들어내면에깃든파시즘속성을드러낼때가극히많기때문이다.
주인공윈스턴이잡혀서죽을수밖에없다는걸알면서비밀결사에가입하고,결국엔잡혀서인간이상상할수없는고문과고통과세뇌작업에시달리다‘이제는빅브러더를사랑한다’고고백하는모습은극단적인절망을우리에게보여준다.우리가높은안목을갖추고현실을직시하지않으면,끊임없이자각하고감시해서정권이,사회각부분이,파시즘으로나아가는걸막지않으면극단적인절망은우리에게달려들것이다.
편집자의말
번역은원문에담긴내용과뜻을정확히이해하고우리글로옮기는과정이어야한다.찰스디킨스작품은다양한인물을풍자와유머와화려한문장으로재미있게묘사하는특징이탁월하다.따라서문장은어렵고복잡한데,지금까지번역한작품은한글어법을무시한영어사대주의에다오역까지넘쳐서극히어렵고난해했다.
고전문학은다양한경쟁과도전속에서독자에게다양한즐거움과감동을주며백년이상살아남은작품이니,‘재미와감동’은물론‘술술읽히는느낌’역시어느작품보다탁월할수밖에없다.과거를통해현재를이해하는기능도마찬가지다.그렇게훌륭한작품을엉터리로번역해서독자를괴롭히며쫓아낸현실이안타까울뿐이다.
인문학은독서가시작이다.고전문학을제대로해석해서한글어법에정확히담아독자에게재미와감동을주어야한다.그래서내면세계를풍요롭게가꿀원형을제시해야한다.광복35년이지난다음에비로소우리는‘일본어중역몰아내기운동’을했다.35년이또지났다.이제는‘우리말살리는번역운동’을할때가왔다.
‘도서출판비꽃’은원문에충실하면서도한국어어법에합당한번역을추구하며,‘찰스디킨스선집’을필두로고전문학을새롭게담아내,독자에게새로운재미를선사하면서공동체문화발전에이바지하고자한다.
*책속으로추가
“설탕이야?”
“진짜설탕.사카린이아니라설탕.빵도있어.우리가매일먹는역겨운빵이아니라정말하얀빵.그리고잼한병.그리고우유한통.하지만여길봐!내가제일자랑하고싶은거.천으로감쌀수밖에없었는데,왜냐하면…….”
하지만천으로감쌀수밖에없는이유를말로설명할필요는없었다.윈스턴이어릴적에맡던냄새가,지금도남의집현관문이재빨리닫히기전에출구에서흘러나오거나인파가북적대는거리에서기묘하게퍼지며코끝을스치다가사라지는걸아주가끔느끼는냄새가방사선처럼퍼지며실내를가득채웠기때문이다.
“커피야,진짜커피.”
윈스턴이속삭이자,줄리아가대답한다.
“간부당원용커피.1킬로그램이나된다고.”
“이걸모두어디에서구한거야?”
“간부당원배급용이야.돼지같은놈들은없는게없어.물론이건주방심부름꾼이나하인같은사람들이슬쩍한거고.여길보라고,조그만홍차봉지도있어.”
윈스턴은벌써줄리아옆에쭈그려앉았다.그래서봉지귀퉁이를뜯어서벌린다.
“진짜홍차로군.흑딸기이파리가아니야.”
“요새는홍차가꽤흔해.인도같은곳을점령한모양이야.어쨌든잘들어,내사랑.3분만등을돌려봐.침대저쪽으로가서다른쪽을보고앉아.창문에너무가까이가지말고.내가말할때까지돌아보면안돼.”
윈스턴은옥양목커튼사이를멍하니바라본다.아래쪽마당에서새빨간팔뚝여인이빨래통과빨랫줄사이를여전히오간다.입에서빨래집게두개를꺼내더니감정이깊게묻어나오는노래를부른다.
시간이모든걸치료한다지만,
모든걸잊을수있다지만,
웃음과눈물이해를거듭하며
내가슴을그대로쥐어짠다네.
어처구니없는노래를여인은모두외운것같다.아름다운목소리가달콤한여름공기를타고울려퍼지며,황홀한추억을잔잔하고구성지게자극한다.유월저녁이영원하고빨랫감은끝없이나온다면,여인역시천년이라도기저귀를널고집게로물고허섭스레기를노래하며완벽하게만족할거라는느낌마저든다.당원은흥에겨워서혼자노래하는걸한번도못봤다는사실이갑자기묘하게다가온다.행여나그런당원이있다면혼자중얼거리는만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