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퍼필드 3

데이비드 코퍼필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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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디킨스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라 칭한 자전적 소설
찰스 디킨스는 캐릭터 묘사가 극히 뛰어나며 풍자가 대단하고 문장은 화려해, 지금까지 한국에서 번역물로 제대로 소개했다고 볼 수 없다. 《올리버 트위스트》와 《크리스마스 캐럴》이 그나마 유명한데 문장이 복잡한 나머지 이미지만 소개한 수준이고, 완역 시도는 엉터리라서 독자가 디킨스 문학을 맛보기엔 부족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을 든다면,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데이비드 코퍼필드》, 《올리버 트위스트》, 《어려운 시절》,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는데, 특히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디킨스는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는 등,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내느라 정규교육을 받은 기간도 짧다. 제대로 교육을 받은 건 2~3년에 불과하다. 이런 과거를 디킨스는 평생 외면하다 마흔을 앞두고 돌아본다. 그러면서 쓰기 시작한 작품이 《데이비드 코퍼필드》니, 인생의 황금기에 지난 삶을 솔직하게 돌아보며 집필한, 디킨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다.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중산층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와 유모와 행복하게 살지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온갖 불행에 처한다. 혼자서 쓸쓸하게 역마차를 타고 찾아간 학교는 폭력이 난무하고, 어머니가 사망한 다음에는 공장에서 일하며 좌절감에 시달린다. 극한 불행을 겪으면서도 미래를 포기할 수 없어, 코퍼필드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괴짜 고모할머니를 찾아 나서는데, 어렵게 마련한 여행 경비를 도적놈에게 빼앗기니, 옷을 팔고 거지 행각을 하며 머나먼 여행길을 겪어낸다. 극도의 불안감과 고통이 몰려들 때는 환하게 떠오르는 어머니 영상에 의지하며 극복한다.
온갖 고통을 겪으며 찾아간 고모할머니는 괴팍한 성격이지만 원칙이 또렷하고, ‘데이비드’는 꿈에 그리던 중산층 생활을 시작하며 교육도 받는데, 이번에 들어간 학교는 극히 바람직하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이성도 사귀고 실연도 겪으며 성장한다. 독자는 여기에서 디킨스가 어린 시절에 겪은 고통과 간절한 희망이 실재와 허구로 묘하게 엮이는 걸 느낀다.
데이비드는 다양한 인물을 만나 다양한 영향도 받는다. 어머니는 사랑스럽지만 천진난만한 성격으로 나쁜 남자랑 재혼해서 죽음을 맞고, 머드스톤 남매는 주관적인 원칙과 종교관으로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고모할머니는 불행한 결혼생활과 이혼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괴팍하면서도 성실한 원칙을 추구하고, 패거티 유모는 순박한 성격과 무한한 사랑으로 데이비드를 어린 시절부터 감싸주며 지원하고, 패거티 아저씨는 순박한 어부로 살아가며 사내 특유의 우직한 사랑을 실천하고, 에밀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행복을 추구하다 좌절하고, ‘햄’은 자신을 배신한 약혼녀를 끝까지 사랑하며 죽음을 선택해서 하늘로 이어지는 사랑을 실천하고, 거미지 부인은 딱한 처지를 끝없이 한탄하나 다른 사람이 겪는 커다란 불행을 동정하며 새롭게 태어나고, 학교 선배 스티어포스는 탁월한 지도력과 지식으로 세상을 비웃으나 결국에는 순박한 처녀를 유혹에서 지옥에 빠뜨리고, 트래들스는 순박하면서도 성실한 우정으로 어설프지만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며 완성하고, 도라는 천진난만한 성격에 사랑스러운 여인이지만 극히 무능하고, 미코버 부부는 가난한 현실 속에서도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허풍을 늘어놓고, 유라이어 힙은 악마의 대변자로 극히 겸손한 척하면서 타인을 나락에 떨어뜨리고, 그 외에도 여러 인물이 독특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데이비드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무엇보다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람은 ‘아그네스’로 이상적인 여인상을 대변한다. 행간을 잘 살피면 디킨스 자신이 겪은 다양한 인물은 물론, 디킨스 자신이 겪은 불행과 그 속에서 갈망하던 희망이 겹치는 걸 느낄 수 있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서 무엇보다도 탁월한 특징은, 무려 5,500매에 달하는 장편을 펼쳐나가느라 중간에 이야기가 느슨하게 변할 개연성이 충분한데도, 디킨스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배우처럼 직접 연기하는 식으로 집필해서 캐릭터를 일정하게 과장하면서도 현실성을 부여해, 처음부터 끝까지 탁월한 박진감으로 독자의 눈을 잡아끈다는 사실이다. ‘서머싯 몸’이 세계 10대 소설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말이다.
저자

찰스디킨스

영국빅토리아시대를풍미한소설가다.이백년도넘은1812년2월7일에영국남부포츠머스외곽에서팔남매가운데둘째로태어났으나,첫째가어려서죽는바람에장남으로살아간다.할아버지는머슴,할머니는하녀출신이고아버지는해군경리국하급관리였다.아버지는사교적이고유머가풍부하나경제적으로무능하고,어머니는선량하고밝은성격이나자녀에게무정했다.경제적인이유로어려서이사를계속다녔다.여섯살부터학교에잠시다니지만,다락방에서소설을읽으며훨씬많은걸배운다.열한살부터런던빈민가에서산다.아버지는빚이점차늘어나가족은마셜씨채무자감옥에서지냈고,본인혼자구두약공장에서일하며살아간다.아버지는할머니유산으로빚을청산하고웰링턴하우스아카데미(WellingtonHouseAcademy)에삼년동안보낸다.하지만어머니는‘공장에서돈이나벌라’며끊임없이반대하고,어머니와서먹한관계를평생유지한다.열여섯살에학교를그만두고변호사사무실에서이년간심부름꾼으로일하고대영박물관자료실검토원으로잠시일한다.스물한살에는속기법을익혀서의회출입기자가된다.여기에서의회와정치에대한불신,부정부패,빈부격차등사회현상에눈을뜬다.말년에고백한바에의하면“젊은시절에신문사에서혹독한훈련을잘견딘게내가성공한첫번째원인”이다.당시경험은신문기사에등장하는사건과주요인물을밀착취재해서작품에등장시키는특유의작품세계로나타난다.스물두살부터글을쓰기시작해MonthlyMagazine에단편‘ADinneratPoplarWalk’를발표한다.스물세살에는‘Boz’라는필명으로다양한정기간행물에풍속스케치를기고하면서‘모닝크로니클’기자가된다.그래서쌓은경험은시대상황을비롯해거리풍경과풍속을정교하게묘사하는능력으로발전한다.스물다섯살에는그동안발표한풍속스케치를모아서‘보즈가그린스케치’를출간한다.그리고‘픽윅페이퍼스’를연재한다.스물여섯살에는화가시모어가만화를그려서보조하며시작한희곡소설《픽위크클럽》을출판하면서명성을얻기시작한다.이후이년동안‘벤트리스미셀러니’편집장으로일하고안락한집으로이사하면서더욱정열적으로집필활동에매진한다.이즈음평생에걸친문학적조언자며나중에‘찰스디킨스전기’를집필하는존포스터(JohnPoster)를만난다.4월에는‘이브닝크로니클’편집장딸캐서린호가스(CatherineHogarth)와결혼한다.결혼생활은불행한데,함께살게된처제메리(Mary)를통해이상적인여인상을발견하고처제와정신적으로독특한유대관계를맺는다.하지만이듬해에처제가병으로죽자,너무나커다란충격에처음이자마지막으로소설연재를중단한다.메리에대한그리움은나중에‘골동품가게’에서‘어린넬’로재현한다.하지만자녀를돌보려고다른처제조지나가오면서빈자리를메운다.조지나는평생을독신으로살며집안에서살림을맡는건물론,캐서린과이혼한다음에도임종까지지킨다.집필활동에왕성했고서른세살나이에견문을넓히고자아내캐서린과함께미국을방문한다.왕도없고계급도없는자유민주주의국가라는사실에잔뜩기대하나,노예제도를목격하고실망한다.자신이쓴책을미국에서수백만부나팔면서인세는한푼도안준다는사실역시크게실망하고는공식석상에서비난해,미국에서인기가떨어진다.이후에‘미국여행노트’두권을발표한다.서른네살에는‘크리스마스캐럴’을출간한다.크리스마스이브하루에육천권이팔려나간이후,영어권사회에서는크리스마스트리에걸어놓는장식품처럼되었다.이책이크게성공하면서크리스마스이야기를매년발표한다.서른여덟살에는뉴게이트감옥을방문한다.감옥에서젊은여성들이고통스러워하는모습에특히많은관심을보인다.그래서독지가를모아런던에서매춘부와여성노숙자를위해‘집없는여성을위한쉼터’를설립한다.마흔한살에는‘가정이야기’라는잡지를창간해,가정이가장중요하다고주장하지만,자신은아내와끊임없는불화를겪으며가정생활을힘들게이어간다.마흔여섯살에는윌키콜린스의멜로드라마‘얼어붙은골짜기’에서연출을맡고배우로출연하다열여덟살여배우엘렌터넌과사랑에빠진다.이후에집필한‘두도시이야기’마네뜨아가씨에게서그분위기를담아낸다.이듬해에아내와이혼한다.그리고전국을순회하며작품낭독회를시작한다.극장에서유료관객을대상으로작품몇장면을골라낭독하는건데,엄청난인기를누린다.순회낭독회를통해막대한돈을벌지만,건강을해친다.이듬해에‘AlltheYearRound’라는잡지를발행하면서‘두도시이야기’를연재한다.1870년6월8일,오십구세나이로저택에서소설원고‘에드윈드루드의수수께끼’를온종일쓰고저녁식사를하다가쓰러져다음날세상을떠난다.

목차

CHAPTER40.떠도는사람
CHAPTER41.도라의노처녀고모님두분
CHAPTER42.해악
CHAPTER43.또다른회상
CHAPTER44.신혼살림
CHAPTER45.노신사딕이고모님예언을실현하다
CHAPTER46.새로운내용
CHAPTER47.마사
CHAPTER48.집안문제
CHAPTER49.애매한일이일어나다
CHAPTER50.패거티아저씨가꿈을실현하다
CHAPTER51.머나먼길을떠나다
CHAPTER52.화산을터트리다
CHAPTER53.또다른회상
CHAPTER54.미코버아저씨가거래하다
CHAPTER55.폭풍우
CHAPTER56.새로운상처,그리고오랜상처
CHAPTER57.이민자
CHAPTER58.방황
CHAPTER59.귀향
CHAPTER60.아그네스
CHAPTER61.진심으로회개하고반성하는죄수두명을만나다
CHAPTER62.앞길에서광이비치다
CHAPTER63.손님
CHAPTER64.마지막회상

부록
작가소개
작품세계및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말]
번역은원문에담긴내용과뜻을정확히이해하고우리글로옮기는과정이어야한다.찰스디킨스작품은다양한인물을풍자와유머와화려한문장으로재미있게묘사하는특징이탁월하다.따라서문장은어렵고복잡한데,지금까지번역한작품은한글어법을무시한영어사대주의에다오역까지넘쳐서극히어렵고난해했다.
고전문학은다양한경쟁과도전속에서독자에게다양한즐거움과감동을주며백년이상살아남은작품이니,‘재미와감동’은물론‘술술읽히는느낌’역시어느작품보다탁월할수밖에없다.과거를통해현재를이해하는기능도마찬가지다.그렇게훌륭한작품을엉터리로번역해서독자를괴롭히며쫓아낸현실이안타까울뿐이다.
인문학은독서가시작이다.고전문학을제대로해석해서한글어법에정확히담아독자에게재미와감동을주어야한다.그래서내면세계를풍요롭게가꿀원형을제시해야한다.광복35년이지난다음에비로소우리는‘일본어중역몰아내기운동’을했다.35년이또지났다.이제는‘우리말살리는번역운동’을할때가왔다.
‘도서출판비꽃’은원문에충실하면서도한국어어법에합당한번역을추구하며,‘찰스디킨스선집’을필두로고전문학을새롭게담아내,독자에게새로운재미를선사하면서공동체문화발전에이바지하고자한다.

[찰스디킨스개요]
찰스디킨스(CharlesJohnHuffamDickens)는영국빅토리아시대를풍미한소설가다.이백년도넘은1812년2월7일,나폴레옹전쟁이한창일때,영국남부포츠머스외곽에서팔남매가운데둘째로태어나,장남으로살아간다.형제두명은어려서죽는다.할아버지는저택에서집사로일하고할머니는하녀장으로일했는데,찰스디킨스는할머니가“즉석에서이야기를지어내모두를즐겁게하는”능력이탁월했다고기억한다.아버지는해군경리국하급관리로사교적이고유머가풍부하나경제적으로무능하고,어머니는선량하고밝은성격이나자녀에게무정하다.경제적인이유로어려서계속이사다녔다.외할아버지역시해군경리국에서일했으나,자금을횡령하고외국으로도망쳤다.
디킨스가다섯살때아버지는전근명령을받아온가족이채텀으로이사해5년을사는데,도시남쪽으로는밀밭이풍요롭고북쪽으로는바닷물이들어오는습지대가황량하고,서쪽2㎞거리에는조용한대성당도시로체스터가있으니,채텀은어린디킨스에게깊은인상을주고나중에다양한작품에등장한다.
디킨스에게는가장행복한시절이었다.‘데이비드코퍼필드’에서묘사한것처럼어머니에게글씨를배우는데“초보용교본에적힌통통하고까만글씨를보면아직도신기하고재미있으며O와Q와S같은글씨는스스로모습을드러내는것같았다.혐오감이나거부감은조금도없었다.악어에관한책을읽을때까지는꽃길을걷는다는느낌,어머니가옆에서다정한목소리와태도로끊임없이격려한다는느낌이강했다.”그래서디킨스는“어머니를통해서지식욕과독서욕에처음눈떴다.어머니는매일규칙적으로오랜시간을들여서나에게공부를가르쳤다”고말한다.
집에는유모가있는데,살인귀대위가아내를여럿죽여서파이로만들었다든가무서운고양이가밤마다눈을번뜩이면서어슬렁어슬렁돌아다니며어린애를먹어치운다든가하는이야기를하면서“악마처럼즐거워”하니,어린디킨스는다양한악몽과공포에시달렸다.나중에디킨스자신이“우리가어른이된다음에도황당한공포에가끔빠져드는건어린시절에유모같은사람이무섭게만들어낸이야기가마음속에깊숙이틀어박혔기때문”이라고정의할정도였다.
이시절에디킨스는흉내를잘내,유모앞에서즉흥연기도하고누나가연주하는피아노가락에맞춰서노래도하니,아버지는장녀와장남을채텀에서유명한여인숙으로데려가이중창을부르게해서박수갈채와함께다양한음식을얻어먹었다.이무렵에굴을처음먹고어린디킨스는“마음이지극히설레었다.”2㎞떨어진로체스터로열극장에가서다양한연극도관람하니,30년이지난다음에디킨스는“멋진소극장에처음들어선황홀한느낌을지금도또렷하게기억한다”면서이렇게말한다.

녹색장막이뚫린구멍에서눈빛하나가반짝이며우리를쳐다본다…….파란옷차림에머리를뒤로길게늘어뜨린여주인공이빛을내뿜자,모두무서워서마른침을꿀꺽삼키다환호한다…….코미디언이빨간가발을쓰고지하감옥에갇혀서재미있게노래하는데,나는그렇게우스꽝스러운사람을처음봤다…….녹색장막이내려오니,등잔기름냄새와오렌지껍질냄새가향긋하다.

어린디킨스는아버지를따라해군공창에가서노동자가일하는모습도신나게구경한다.톱밥과뱃밥과돛냄새가진동하는곳에서노동자들이불러대는노래도듣고,죄수들이묵묵히끌려가는장면도목격하니,이런장면은《위대한유산》에서실감나게등장하고,아버지랑주변시골을산책하던경험은《위대한유산》에서매형과산책하는장면으로나타난다.
얼마뒤에는염색가게위층에있는학원에다니면서“무시무시한노부인이회초리로지배하는세상”을체험하니,디킨스는《위대한유산》에서어린핍이다니던엉터리학교로그분위기를묘사한다.아홉살때는정식학교에잠시다녀,공부도열심히하고크리켓게임같은스포츠도즐겼다.데이비드코퍼필드(DavidCopperfield)가그런것처럼“아버지가이층조그만방에모아둔책을읽으며‘로더릭랜덤’,‘페레그린피클’,‘험프리클링커’,‘톰존스’,‘웨이크필드에사는성직자’,‘돈키호테’,‘질블라스’,‘로빈슨크루소’같은훌륭한주인공을친구로사귄”것도이즈음이니,디킨스는이후로도평생에걸쳐서책을읽는즐거움에빠져든다.
하지만아버지는빚이늘면서위기에처하고,어린디킨스는따로살다가혼자서역마차를타고가족을찾아가는데,이경험은디킨스뇌리에평생틀어박히니,《올리버트위스트》와자전적소설《데이비드코퍼필드》에서주인공이어린나이에혼자먼길을떠나는고통으로나타난다.어린디킨스가찾아간가족은런던빈민가에서살았다.디킨스는아버지를“정이많고상냥한”사람으로여겼는데,“생활이어려운데다성격까지물러서아들을제대로공부시킬생각을전혀안하는것같았다.아들에게제대로성장할권리가있다는사실조차잊어버린것같았다”고당시를회상한다.
어린디킨스는다양한책을읽고,채텀에서배운통속적인노래를불러서박수갈채를받고,활기찬런던거리를돌아다니는걸낙으로삼았다.미로처럼얽힌좁은뒷골목이,싸구려술집과금방이라도쓰러질것처럼누추한건물과헐벗은아이로득시글거리는거리가특히마음에들었다.“기가막힐정도로가난한분위기,음식을구걸하는장면,음습한분위기등이터무니없이강렬한이미지로다가와”나중에《올리버트위스트》에그대로담는다.
결국엔아버지가파산하자,어머니는없는돈을탈탈털어서집을빌려학교를열어서먹고살방편을모색한다.입구에는놋쇠로명패를걸고이웃에는안내장을보냈다.하지만“학생을받을준비도안되고누가입학할기미도없었다.”채권자들이툭하면찾아와서고래고래소리치며독기를내뿜을뿐이었다.이윽고집안에있던가구를하나씩팔고,어린디킨스는운반가능한물품을전당포로가져가는역할을맡았다.디킨스가애독하던책까지중고서점으로한권씩팔려나가,이윽고온가족은텅빈방두칸에서하루하루를힘겹게사니,《데이비드코퍼필드》에그대로나타난다.
구두약공장지배인을하던친척은어린디킨스에게공장에서일할걸제안하고부모는받아들이니,디킨스는열세살생일이이틀지난후에구두약공장에노동자로취업한다.공장은강기슭이고쥐는우글거렸다.거칠고무식한아이들이함께일하는데,디킨스를“꼬마신사”라고부르며친절하게대했다.하지만디킨스는“이들과함께일하면서정신적으로심한갈등에휩싸였다.어린시절을행복하게보낼때만나던친구들과비교했다.많이공부해서훌륭한사람이되고싶다는희망이산산이부서지는걸느꼈다.”
디킨스는공장에서일하는현실에깊은충격을받았다.“나는어리벙벙했다.그토록어린나이에그토록가볍게버림받다니…….아무도동정하지않았다.재능은뛰어나고머리는팍팍돌고의욕은넘치고감성은섬세한데,부모는나를학교에보낼고민은커녕동정하는마음조차없었다.”디킨스는정신적육체적으로커다란상처를받았다.공장에서얼마나오랜기간일했는지조차기억을못할정도니,그심정은‘데이비드코퍼필드’가주류공장에서일하며느끼던좌절감에그대로묻어나온다.
아버지는채권자고발로‘채무자감옥’에갇히고생활비를절약하기위해가족도함께들어가니,감옥생활에적응하다못해단조롭고평온무사한분위기를나름대로즐기며기뻐했다.하지만어린디킨스는혼자공장에다니며무서운노부인집에서하숙했다.생활비를하루단위로쪼개서싸구려빵과치즈로살았다.“돈이조금있을때는카페에서커피한잔이랑버터바른빵을먹고,돈이없을때는청과시장에서파인애플따위를구경했다.”일요일에10㎞를걸어서부모및형제자매와하루를함께보내는게유일한낙이었다.
아버지는할머니유산으로빚을일부청산한덕분에‘지급불능채무자조례’를적용받아풀려나니,조그만셋집을전전하며불안하게살아가면서도가계를조금씩일으켜세웠다.어머니는어린디킨스가구두약공장에계속다니길원했으나,아버지는장남이힘들게살아가는게마음아팠는지,구두약공장지배인친척과심하게다투고아들을공장에서빼내,웰링턴하우스아카데미(WellingtonHouseAcademy)에2년동안보낸다.하지만어머니는“공장에서돈이나벌라”며끊임없이반대하고디킨스는어머니와서먹한관계를평생유지하니,나중에“나는원한과분노를담아서글을쓰지않는다.모든환경과경험이하나로모여서현재의나로완성되었다는걸알기때문이다.하지만어머니가나를공장으로돌려보내려고애쓴사실만큼은지금도못잊고앞으로도못잊을것”이라고고백한다.
디킨스는어린시절에구두약공장에다니며고생한경험을누구에게도말하지않았다.이십년이지난다음에비로소처음언급할정도로디킨스에게는커다란상처였다.하지만어린시절에겪은고통은다양한작품에서다양한형태로등장한다.어린아이를소중하게여기는묘사가모든작품에다양하게나오는까닭도여기에있다.비판에민감하며,한번꺼낸말은거두지않는완고한성격도여기에서나왔다.스스로중산층이라고생각하던어린애가노동자로전락하면서겪는좌절과고통역시자전적소설《데이비드코퍼필드》에잘나타나니,아버지는‘미코버’,어머니는법률사무소대표의딸로허영심많은‘도라’를대변한다.
2년동안다닌‘웰링턴하우스아카데미’는인근에서평이좋았으나찰스디킨스에게는그렇지않으니,《데이비드코퍼필드》에서묘사한‘세일럼기숙학교’처럼“교장은내가만난누구보다도특별나게무식한사람으로전제군주처럼선생과학생을지배”했다.그래도어린디킨스는데이비드코퍼필드처럼학교생활에적응하려노력하고,당시에학교를같이다닌친구들은찰스디킨스가잘생기고,옷은낡아도세련된느낌이고,자신감이넘치고,머리가빨리돌고,책을많이읽고,아마추어연극에몰두하고,이야기하는걸좋아하고,책상서랍에다흰쥐를몰래키우고,장난도잘치고,스포츠에열심히참여했다고기억한다.하지만아버지는또다시빈곤에빠져드니,디킨스는생활전선에다시뛰어든다.
열여섯살나이에변호사사무실에들어가서이년간심부름꾼으로일하는데법조타운중심부에있는사무실은“정말좁은세계,정말따분한세계”였다.서류를베끼거나잔심부름하다가시간이나면“세속적인냄새와곰팡내솔솔풍기는”법정이나주변을탐색했다.한가한오후에는장난도치고흉내내는실력을발휘하며동료들과즐겁게지냈다.그런동료가운데하나는“디킨스는거리를오가는서민들모습을그대로흉내냈다.과일장수든채소장수든건달이든정말그럴싸했다”고기억한다.
디킨스는동료들과즐겁게지내면서도좀더바람직한일을끊임없이모색한다.그리고대영박물관도서열람증을손에넣어,독학으로다양한지식을쌓고속기도배운다.신문기자가되고싶었기때문인데,야심만만한청년들이선호하던직업으로수입도좋았다.속기를일년정도혼자서공부한디킨스는결국‘민법박사회관’에서진술을기록하는속기사로새롭게출발한다.하지만너무나따분하고지루한분위기에,연극배우로직업을바꾸는고민에몰두한다.그래서밤마다극장을찾아가좋은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