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 2

나를 찾아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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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를 찾아서’는 20세기 초중반에 남아프리카 산골 마을에서 어린 소년이 바라보는 세상으로 시작해, 이차대전 전후의 다양한 남아프리카 현실로 나아간다. 실제로 작가 자신이 1933년에 산골 마을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재봉틀로 옷을 만드는 엄마와 살다, 다섯 살 나이에 기숙학교로 간다. 학교라고 하지만 그곳은 소년원과 고아원을 합쳐놓은 분위기로 폭력이 난무했다. 당시 남아프리카 사회는 흑백 갈등은 물론 네덜란드계 백인과 영국계 백인 사이에 갈등이 심했는데, 커트니가 들어간 기숙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모두 네덜란드계였다. 영국계는 나이도 제일 어리고 덩치도 제일 작은 커트니 혼자인 데다 이차대전까지 발발하니, 커트니는 전쟁포로와 같은 학대와 폭행에 시달린다. 이런 분위기에서 살아남는 건, 그리고 자신처럼 학대당하는 편에 서는 건 커트니에게 평생의 업보였다. 그래서 자신이 겪은 내용을 기록하고 각색하는 작업에 뛰어들어 1년 만에 집필을 끝내고 출판사에 넘기면서 “‘나를 찾아서’는 내 인생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이다. 개작도 수정도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

브라이스커트니

(BryceCourtenay,1933?2012)
브라이스커트니는남아프리카레봄보산악지대에서홀어머니밑에서태어나,다섯살나이에“고아원과소년원을합쳐놓은학교에가까운”기숙학교에서살인적인학대와고통에시달렸다.그리고조그만산골마을에서어린시절을보내다,요하네스버그로가서‘에드워드7세고등학교’에다녔다.
커트니는영국런던에서저널리즘을공부하다1955년에베니타솔로몬을만나고1958년에호주시드니로이주해,1959년에결혼해서세아들을낳고광고분야에서일하다,‘나를찾아서’를발표해,크게성공한다.처음발표할때만해도작가는한권도안팔릴거라며걱정했으나,이책은호주에서2년연속으로베스트셀러1위를차지하고,미국으로건너가서명문사립고교필독서로자리잡더니,내용일부를영화로찍어‘파워어브원’이란제목으로상영하고,지금은청소년용축약본까지나온다.
커트니는호주에서가장크게인정받는작가로,2005년에는뉴캐슬대학에서명예문학박사학위를받고,2010년에는호주우표에실리는영광을누리며,2012년에는캔버라대학에서명예박사학위를받고,그해에호주캔버라에서사망한다.

목차

나를찾아서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남아프리카는유럽인이들어오면서인종차별정책을펼친오랜역사가있다.독일계와네덜란드계후손인보아인은남아프리카를지배하며다이아몬드와금을대량으로발견하나,영국에공격받고보아전쟁에져서수만명이강제수용소에갇힌채탄압받으며죽어간역사도있다.
영국은풍부한천연자원을채굴할목적으로인종차별정책을그대로이어가고,커트니가어린시절을보내고‘나를찾아서’를본격적으로펼쳐갈즈음에는아프리카흑인을철저하게차별하며모든자유를제한한다.
브라이스커트니가‘나를찾아서’를처음출판한1989년은남아프리카인종차별정책을세계각국에서공개적으로비판하던시기로,결국5년뒤에남아프리카국민당정부는41년간통치한끝에보통선거를시행하고,넬슨만델라정부가출범한다.
‘나를찾아서’에서처음에이름없이등장하던주인공은작가와마찬가지로다섯살이란나이에줄루족유모와떨어져서기숙학교에들어가,영국계조상이30년전에보아전쟁을일으켜서독일계와네덜란드계조상을죽였다는이유로보아아이들에게살인적인공격을받는심정을작가는이렇게적는다.

나는죽음이무언지몰랐다.내가아는건농장도살장에서돼지나염소나어린암소에게그런일이일어난다는정도였다.돼지가비명을꽥꽥내지르는걸보면그다지유쾌한일은아닌것같았다.내가알기에죽는것보다는사는게좋았다.하지만삶이어떤지도모르는상태에서죽음이코앞으로다가왔다.나는사형장으로질질끌려가면서안울려고무던히애썼다.샤워실에푸른빛이가득했던걸보면그날밤에보름달이뜬것같다.축축한시멘트바닥에단단한화강암벽으로사방을가로막은곳이었다.나는샤워실을그때처음보았다.농장도살장과비슷해보였다.심지어오줌냄새와석탄산비누냄새까지똑같았다.나는사형장이분명하다고생각했다.울어서약간부은눈에쇠갈고리가보였다.화강암석판마다파이프가하나씩걸렸다.끝에는손잡이가있었다.나는거기에돼지처럼매달려서죽을게분명했다.

이들을이끄는아이는‘판사’라는11살소년으로‘배심원’이란조직을만들고히틀러가등장한다음에는나치를추종하니,어린주인공은학대와고문에끊임없이시달리느라밤에잠자리에서오줌싸는습관이생기는데,포경수술을했다는이유로‘까진불알’이란이름까지얻는다.
‘까진불알’은눈에안띄게행동하는방법으로고문을줄이려애쓰면서탁월한학습능력으로‘판사’숙제심부름까지자처하나,결국엔눈을가린채똥을먹는고통까지겪으니,상상조차할수없는공포는마음속에끝없는트라우마와분노로틀어박힌다.자신을숨겨야산다는생존전략도본능처럼뿌리내린다.
이렇게한해를보내고고향집으로돌아가서보모를만날꿈에부푸는데,가족은300㎞나떨어진바버톤이란마을로이사한다음이라,어린주인공은혼자서기차를타고먼길을간다.그러면서다양한사람을만나고주인공은자신의인생이새롭게변하는걸느낀다.당시심정을작가는이렇게회상한다.

“당시만해도끝난다는건새로시작하는거란사실을나는조금도몰랐다.아이는어른이물결치는대로끌려다니는부산물에불과했다.나도모르는사이에물살이변해,나를바다로휩쓸었다.”

제일먼저만난사람은유대인상점주인해리브라운으로,막대사탕두개를주며까진불알(피스캅)이란이름대신‘피케이’란이름을지어준다.조그만친절이지만주인공에겐삶을긍정적으로바라보는계기였다.두번째만난사람은기차에서일하는권투선수호피그론월드다.먹을걸사주고권투를알려주고시합장에데려가는등,애정어린마음으로피케이를대한다.가면을쓰고세상에살아남는방법보다는힘껏싸우는방법이좋다는걸알려주고자신보다커다란선수와싸워서두뇌로승리하는모습마저보여주니,이는피케이에게인생을새롭게살아갈방향으로틀어박힌다.자신도인간답게살수있다는사실을처음깨달은거다.
바버톤에도착한피케이는자신이누구보다그리워하던보모가없다는사실을깨닫고슬퍼하나,새로운인연이앞에서기다리니,피아노를가르치는‘박사’를만나서대자연을돌아다니며다양한이치를깨닫는다.박사는독일인으로피아니스트였으나,수많은관객앞에서베토벤을연주하다,갑작스럽게몰려드는공포감에연주를포기하고온세상을떠돌다,남아프리카로와서선인장을채집하고연구하며살아간다.음악과선인장과자연을통해세상이치를깨닫는것이다.그래서하루는피케이에게이렇게말한다.

“사람이살다보면어떤생각이조그맣게떠오르지.조그만싹이야.하지만덩굴에휘감겨서제대로크기도전에사라지고말아.애초에품은생각을웅대하게발전시켜나가지못하는거야.저나무가어둠을뚫고하늘로솟아서30m를크기로자라기전에죽어버리는것처럼.독창성과새로운생각을두려워하는사람이바로저런덩굴같은사람이란다.네가만나는사람은대부분저런덩굴같은존재일게다.아직어린나무인너한테는아주위험한존재들이지.언제나너자신한테귀를기울이거라,피케이.관습에따르기보다는틀리더라도자신이직접판단하는게낫다.판단을틀리게하는건문제가안된다.그걸통해서뭔가새로운걸배우고그만큼더성장할테니말이다.판단이맞으면한발짝더나아가서인생을그만큼살찌우는거고.”

박사가삶을주체적으로살아가는걸가르친스승이라면,기엘피트는박사가가르칠수없는걸채워주는,현실이아무리가혹해도어떤식으로든살아남는법을가르치는또다른스승이었다.검지도희지도않은혼혈에,양쪽모두에게멸시받는아프리카이방인에,교도소에서평생을보내는상습범으로출옥할가망도없으니,도덕이나옳고그름에대한개념역시조금도없었다.그가존재하는이유는단하나,교도소에서살아남아자신에게주어진권리보다더많은걸얻는거였다.자유란환상에불과하다는사실도오래전에깨달았다.
박사의헌신적인지도덕분에피케이는학교에서는가장우수한학생으로돋보이고,기엘피트덕분에쌓은권투실력은시합에서한번도안질정도로대단했다.줄루족보모와어린시절을보낸덕분에인종차별엔관심이없고,영어와아프리카너와줄루어와샹간어를하는덕분에만나는사람모두에게인정받는다.
피케이는명문사립학교에장학생으로입학해,권투와럭비와학업에뛰어난실력을발휘한다.그래서옥스퍼드에합격하나장학생선발에아깝게탈락하자,부잣집친구가빌려주겠다는제안을뿌리치고학비를벌러광산으로떠난다.누구에게도의존하지않고자신을온전하게지키고자하는결심때문이었다.

나는르네상스형인간의길을훌륭하게걸어가는학생이었다.그러나스스로판단하면부족한점이아주많았다.화려한상도타고친구들도좋아했지만스스로통제할능력은줄고개성은사라진것같았다.승리하려는욕구가정신을지배하고,마음씀씀이보다는머리로너무계산하며살았다.

그런데얼굴을모른채1년을함께일하던광부는어릴적에자신을끊임없는공포로몰아넣던‘판사’라는게드러난다!‘판사’는광산에서화학물질을매일들이키며일하다머리가돌아,술집에서피케이를공격하며죽이려든다.덩치차이가엄청나지만,피케이는감정을몰아낸채그동안배운권투실력을냉정하게발휘해서상대를쓰러뜨린다.그리고주머니칼을꺼내‘판사’가팔에새긴나치기장을도려내고자기이름과영국국기를새겨서어린시절부터괴롭혀온트라우마를씻어낸다.

‘나를찾아서’를읽다보면,작가는주변환경보다주인공을둘러싼인물묘사에공을들였다는걸많이느낀다.작품을끌어가는힘역시주변환경이아니라등장인물각자가세상을살아가는자세와믿음과확신이다.이건피케이가바버톤에도착하는순간,“농장에서사는자체가중요한건아니다.중요한건늙은할아버지와아름다운보모와함께사는것”이라고회상하는내용에도잘드러난다.작품에등장하는인물역시특정환경에얽매이기보다는각자주어진환경에최선을다하는식으로살아간다.감옥에서인간대접을못받고가장참혹하게사는흑인혼혈기엘피트조차예외는아니다.

기엘피트는전과가정말많다.교도소생활도그만큼오래했다.전과가몇개인지,교도소에서얼마나오랫동안생활했는지도오래전에잊어버려,이제신경조차안썼다.확실히아는건자신처럼나이가많고기력이쇠약한사람은교도소에서살아남기힘들다는것이다.하지만오랜수형생활을통해박사못지않은전문가가되었다.거간꾼으로천재적인재능을발휘했다.

그렇다.아무리잘나가는사람이든아무리못나가는사람이든중요한건주변환경에얽매이기보다는주어진환경속에서최선을다하는거다.그러면서자신을찾아나가는거다.현대사회는너무나복잡하고,우리는자신을또렷하게파악하며살아가는게그만큼어렵다.돈을추구하다,명예를추구하다,권력을추구하다,성공을추구하다‘나’를잃을때는너무나많다.많은재물과권력은인간을행복하게하기보다인간성을갉아먹으며불행하게만들고,다양한인간관계는복잡하게뒤얽히며‘나’를뒤흔든다.하지만우리는‘나’자신을깨닫고,오랜세월에걸쳐몸속에틀어박힌채자신은물론주변사람마저괴롭히는트라우마를극복해,그래서한번밖에못누리는인생을덜후회하며살아가도록애써야한다.
인간에게확실한건딱두개다.하나는태어난다는것,또하나는죽는다는거다.그사이에펼쳐지는인생은무엇하나똑같은게없고무엇하나또렷한게없다.이책이여러분에게‘나를찾아가는’계기가되기를바랄뿐이다.

출판계가힘들다는말이돌아다닌다.사실,출판계가힘들지않은적은없다.호황은제일늦게누리고불황은제일먼저겪는게출판계다.“사람들이책을너무안본다”는하소연도돌아다닌다.하지만책임이누구에게있는걸까?출판계일까,독자일까?
독서도일종의투자로,독자는투자한시간과비용이상의효과를누릴때비로소다른독서로나아간다.그런데독자가읽는책절반은번역서로,‘한글의가면을쓴외국어’가그대로나오며책내용을이상하게뒤엉켜서짜증만나게할때가많다.‘술술읽히는느낌’도없고,‘재미와감동’도없는거다.독자에게책을읽지마라는교훈을주는거다.
출판계가살아남는길은책에재미와감동과비전을우리말어법에맞게제대로담아내는거다.그래서독자가새롭게거듭나서현실을헤쳐나가게해야한다.그럴때비로소출판계는문화의꽃으로거듭날수있다.우리문화를살찌우는역할에충실할수있다.

인문학은독서가시작이다.외국서적에는그나라문화의정수가담겼으니,그걸제대로해석해서한글어법에정확히담아독자에게재미와감동을주어야한다.그래서내면세계를풍요롭게가꿀원형을제시해야한다.광복35년이지난다음에비로소우리는‘일본어중역몰아내기운동’을했다.35년이또지났다.이제는‘우리말살리는번역운동’을할때가왔다.

‘도서출판비꽃’은원문에충실하면서도한국어어법에합당한번역을추구하며,‘찰스디킨스선집’을필두로고전문학을새롭게담아내,독자에게새로운재미를선사하면서공동체문화발전에이바지하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