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위로가 되는 것들 (소아정신과 의사가 마음의 경계에서 발견한 풍경)

내게 위로가 되는 것들 (소아정신과 의사가 마음의 경계에서 발견한 풍경)

$13.46
Description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 중에서도 가장 최전방에서 수년간 다퉈온 삶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래서 아이들은?”이라고 되묻는 소아정신과 의사의 에세이. 의사로, 엄마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빼곡히 남긴 기록이다.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다져진 예민한 시선으로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났던 아이들은 모두 각자 다른 모습이었다. 첫만남에 “저 그래서 언제 죽어요?”라고 묻는 아이부터 긴 시간 함께했다고 믿었건만 꽃가루처럼 사라져버린 아이도 있었다. 그 곁에는 항상 가정의 역사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 무조건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빠가 있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엄마가 있고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이를 더 이상 제어할 힘이 없어진 가족도 있었다. 그들과 함께 오늘을 살아내면서 깨달은 단상들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자신 또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노라 솔직하게 고백한다. 복잡한 감정을 스스로 인정하기까지의 과정과 마음을 지키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들려준다. 치료자들마저 다리가 휘청거릴 사건에서도 오롯이 서서 마음의 경계를 지킨 힘이 느껴진다. 차례는 봄에서 시작해서 “다시, 봄”으로 끝난다. 언제나 봄은 잊지 않고 찾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내일을 마주할 힘을 얻으니까.
저자

배승민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의사.이화여자대학교의과대학졸업후동대학원에서정신과학으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가천대길병원정신건강의학과부교수로재직중이다.법무부위탁인천스마일센터장,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총무이사로도활동하고있다.여성가족부위탁인천해바라기센터(아동)소장을역임후현재자문의사로활동중이다.보령의사수필문학상과한미수필문학상을수상하였으며《내아이가보내는SOS》를저술했다.《우리는저마다의속도로슬픔을통과한다》와함께트라우마피해아동청소년을위한책들에역자로참여하는등범죄피해자와아동청소년을위한다양한활동을하고있다.

목차

머리말


사랑의매
배려와시선
절전모드
보살핌과주고받기가빈자리
생각의우물
보이지않는맹독,불안
걷기의심리학
아이들의상처
물건과나
귀신잡는약
별빛과꽃잎
학교가는길
커피유감

여름
초여름,비
내안의킹콩을다독이기
흙탕물이지나가는길
더위와망상
공간과마음
장마가아픈사람들
마음운동
마녀와과자의집
사람과빈티지의쓰임새
판,소리와추임새
음식의추억과먹방
바람을맞으며
아이를찾습니다
안녕,여름.안녕,

가을
한권의책과커피한잔
마음의장면
끝없는허기,불안
원시인의불안과우울
회색신사와우리들의시간
뜸들이는시간
타인의입장
하루의꽃
나와남의자리
부러진우산
칫솔질에서배운것들
저마다의애도
토끼와거북이

겨울
운동과공부머리
톡,톡,불안
꽃차
목이메는,주먹밥
크레파스화와유화
한겨울의소울푸드
혼자만의시간,혼자만있는시간
유머의두얼굴
〈기생충〉의아이들
겨울의꿈
따끈한어린시절
화면밖에서
수수팥떡과크리스마스의별
진흙속의연꽃

다시,봄
마음과머리의빨래널기
뜨개반지
헬로스트레인저
코어의힘
실수라는거름
꽃가루의미래
이타주의,유머,승화
자연과함께,멍때리기
쑥버무리
봄,봄,봄비
5월의사회적거리
쉼표
심리적보호대

출판사 서평

소아정신과의사가마음의경계에서발견한풍경
통계청에따르면학대피해아동보호건수가2009년에는5,685건이었고2014년에10,027건으로처음으로1만건이넘었고그뒤가파른상승곡선을그리며2019년30,045건에달한것으로드러났다.이책에서도최근아동학대비율이높아짐을경고한다.아프다고우는아이앞에서자신또한맞으면서컸다고말하는어른의뇌역시심각하게망가진상태일것이라고지적한다.용기있는고백과관심은사회에새로운반전을꾀할수있음도설파한다.특히저자는아이에게보내는주변의시선이조금이라도다정해지길당부한다.부족하면그걸보완해주고,스스로보완하도록돕는게어른의역할임을강조한다.

실제로병원에온뒤로부모가자기를보고툭하면‘병자’라느니‘넌이미글렀어’라고탓한다며,차라리병을몰랐을때가좋았다는아이들의하소연을듣는다.몇몇아이들은“전어차피정상이아니잖아요.”라며자포자기로행동하기도한다.‘완벽한정상’은환상일뿐이고,그릇하나도세상에쓰임이다양하니너는너자신으로도이미충분하다고아무리위로해도상처받아온아이들의표정은쉽사리풀리질않는다.(P.94)

‘정상’이라는범주는다수의폭력적인시선일뿐이며사회적약자도함께하는사회를만들어야한다고주장한다.또한조금의여유도없이24시간다양한역할을성공적으로해내야하는사회의분위기가메마른가정을만든다고꼬집는다.더나아가학업에만열중하며부모의전적인보살핌속에서자라다가성인이되어덜컥가정을감당하려니이것만으로도버거운데아이까지태어나면그들이감당할만한한계를넘어버리는것이라고분석한다.

진료실에아이의문제행동을고치고싶다는가족이들어왔다.그런데막상얘기를듣다보니아이보다부모가더위태로워보였다.남편은퇴근해봤자집이돼지우리인데,자기를보면언제나집안일을시킬궁리만한다며아내를비난했고,아이를보느라종일밥한술제대로못뜨는아내는툭하면회식이라며늦는남편이가장답지못하다고목소리를높였다.이런갈등의이유에대해혹자는젊은세대가이기적인게이유라지만글쎄.그렇다면윗세대는이기적이않아문제가없었을까.(P.29)

“자신의희로애락을요모조모재미나게가꿔가는모습”_성유미
“개인의경험을넘어서,마음건강을유지하기위한방법을찾는데도움”_하주원
“긴싸움에지쳐가는이들에게위로와공감이되는책”_한승주

저자또한엄마이자하루하루를살아가는사람으로작은일에괴롭고지난밤꾼꿈에마음이쓸쓸해진다고토로한다.빵집근처에서잠깐아이를잃어버렸을때머릿속은먹통이된컴퓨터화면처럼쓸모없어졌다고회상한다.항상온화할것같은정신과의사의이면에감춰진일상을가감없이들려준다.사소한실수에화나거나전화한통으로회의시간내내집중하지못한적도있다는정신과의사의솔직한고백은독자에게많은위안과공감이된다.마음을평온하게다스리는것은누구에게나어려운일이라는사실을새삼깨닫게된다.

몇년전,직원의사소한실수에얼굴이벌겋도록벌컥화를내는사람을보고,아무리상대가어려도나는저러지말아야지생각한적이있었다.하지만나중에나역시비슷한상황이되자,얼굴거죽만벌게지지않았을뿐,생각이멈추고표정관리가안되어유치해지는것은똑같았다.뒤돌아생각해보면그전경험이나내가겪은일들이그렇게화를낼정도라기보다는작은오해나착각이빚어낸촌극이대부분이었다.제3자의눈엔별일아닌일에도,당장뇌속알람이울리면순간이성은날아가고동물적본능만이남아킹콩처럼우악스레날뛰기때문이다.(P.71)

하지만분명하게다른점은스스로를다독일수있는무기를계속해서찾아낸다는것이다.마음이편안한풍경상상하기,목적없이산책하기,떠오르는대로글쓰기,추억이가득한음식만들기등그방법은평범하지만실천했을때의효과를정확하게설명한다.마음이복잡해지는상황은누구도피해갈수없다는사실을깨닫는동시에스스로를다스리는방법을끊임없이연구하고찾아가는노력이얼마나중요한지되새기게만든다.

치료자들은실제로존재하든존재하지않은상상의것이든,마음이편안해지는안전한풍경을떠올려보도록격려한다.그게별건가?싶겠지만,안타깝게도강한충격을받은이들은절대적으로안전한단한장면조차찾기힘들어하는경우가많아서,몇번의시도와전문가의도움끝에어렵게안전지대(safeplace)를찾아내곤한다.한적하고도평온한자연속어딘가,안락한실내,휴가지의한순간,영화나소설의특정장면또는컴퓨터바탕화면등등…처음에는단한장면도못찾던사람들이,치료자와함께시간여행을떠나듯점차그장면속에잠겨든다.흥미롭게도이런생생한상상은긴장과불안에시달리던신경을순식간에고요하고평온한상태로만드는힘이있다.(P.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