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보다도 빛나는

별보다도 빛나는

$17.04
저자

김준녕

1996년출생,연세대학교졸업.
하루의절반은글을준비하고,나머지절반은글을쓰며보낸다.
《막너머에신이있다면》으로제5회한국과학문학상장편부문대상을수상하였다.

인스타그램@nyung_note

목차

여름성
터널
어둠속에드리운빛
마주해야하는것
랑데부
조우
마찰
중력가속도
한걸음
견뎌야할무게
균열
쌍소멸
재조합
오해의끈
블랙홀
모르고디오라마
별보다도빛나는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팍팍하기만한여름성의삶
휴봇이된할머니와엄마,실종후흔적조차없는아빠
평범하고도평온한가족의행복이찾아올수있을까?

소설의무대,여름성은우주에서바라봤을땐아름답게보이지만다이아몬드비가생명을위협하고휴봇에대한차별과혐오가만연하다.이곳에사는주인공은하는가련한인물로등장한다.아주어릴적부모님은사고로실종됐고할머니는은하를위해전뇌화수술을받고휴봇이되는길을택했다.낱낱이흩어진가족의파편들을부여잡고사느라스무해도안되는소녀의삶은다소냉소적으로변했다.은하의꿈은딱두가지,실종된부모님을찾는일과휴봇이된할머니에게인간의몸을돌려주는일.자신을위한꿈을꿀여유는없었다.그렇게가족에만매몰되어아등바등살다보니가족에대한감정은애정인지미움인지헷갈릴지경이되었다.

하지만여름성에서의팍팍한삶에도은하는단한번도삶을놓은적이없다.부모님찾는일을그만두겠다고다짐한때에도‘마지막으로한번만더’라는말에흔들리고다시돌아온엄마가혹시어찌되진않을까전전긍긍.금전적여유가없는상황에도아빠를수색하는비용은꼬박꼬박입금하며할머니의차가운금속육체를싫어하면서도미안함에눈물을흘리는건물론,가족을위해몸을바쳐일한다.어린은하가감당하기에는너무나도큰일의연속이었다.톡건드리면와르르무너질것같은위태해보이는모습이지만,쓰러지지않고꿋꿋하게걸어왔다.그러고보면파편화된가족이었을지라도그조각하나하나에담긴사랑과그리움이결국은하를여태껏살게한원동력이아니었을까.

그런데어느날그토록그리워하던엄마가눈앞에나타났다.조금이상한모습이었지만괜찮았다.은하는이제조금만더노력하면자신이바라던것들을이루고가족과함께행복할거란희망에젖어본다.
은하는과연,삶을바쳐지키려했던꿈을이루고평범하고평온한가족의행복을찾을수있을까?답은책속에있지만이것은확실하다.은하가그래왔듯사랑과존중그리고그리움,이런마음들이모두의삶을이어가게할거라는것.

“어둠을깨치는힘은어디에서나오는가?”
인공지능시대,인간이잃지말아야할가치
미래가아닌‘현대의인간’에게던지는질문

우주이동이자유롭고지구밖행성에인간이살며필요하다면로봇의몸에인간의의식을심을수도있는.지금의우리로서는경험할수없는미래가소설의배경이다.지금도산업현장에서는로봇(특히AI를탑재한로봇)의영향력이크고그들이인간을대체하니마니잉여인간이생기니마니하는등의문제로시끄럽다.그런걸보면어떤접점에서든로봇과인간의갈등은피할수없을것같다.
《별보다도빛나는》에그려진사회에서도마찬가지다.물론여기에등장하는건순수한(?)딥러닝기술로탄생한AI로봇은아니고인간의의식을로봇의몸에이식한‘휴봇’이다.(정신은인간자체이기에휴봇을단순히로봇이라정의하기에는애매한면이있다)인간으로태어나굳이로봇의몸을가지려는이유가뭘까?대체로죽음이나병을피하고자함이었다.인간의몸을버리면질병이나유한한생명성에서비교적자유로워진다.이는불로불사를얻고픈욕심에선택하는길이기도하겠으나,은하의할머니가그러했듯그저사랑하는이를잃고싶지않거나죽음뒤남겨질사람들에대한걱정에서선택하는길이기도하다.그러나어떤이유에서건전뇌화수술을받은휴봇에게는인간일때와다른삶이펼쳐진다.

“혐오는그러한차이에서시작됐다.인간과는같으면서도다른존재.자신의일자리를빼앗는탐욕덩어리.유기체와비유기체.인간과비인간.같은전기신호로움직이는둘을무엇으로나누는지나는알지못했으나,사람들은그둘을자주나누고차별했다.”_본문에서

소설에서는휴봇이배척당하는하층민처럼그려진다.여름성뿐아니라우주어디서도환영받지못한다.인간에게휴봇은인간성따위없는징그럽고탐욕스러운존재로인식된다.휴봇도한때는인간이었고누군가의사랑하는가족인데말이다.어떤휴봇에게는다시인간의몸을가지는게큰희망이자목표가되기도한다.그래서‘인간의육체를되돌려준다’는소문의행성으로불법탈출을시도하다잡히는일도허다하다.죽음이나병을피하고싶어서유약한인간의몸을버리고로봇의몸을택했는데,그토록다시인간의몸을갈구하는건왜일까.이는결국생명으로서존엄성을되찾기위한몸부림일거라생각한다.미움받아도되는생명이있을까?인간이건휴봇이건누구에게든차별받지않을권리가있다.
앞에서“지금의우리로서는도저히경험할수없는미래가이소설의배경이다.”라는말을적었는데.사실김준녕작가의예리한시선은여기에서빛난다.미래를배경으로한,은하의가족이겪는슬프고도따뜻한이야기를썼지만어쩌면이책은아주지극히현실적인이시대우리이야기일지도모른다.
사회적약자에게가하는폭력,혐오,차별.자본주의사회에서가난한자가가지는필연적인슬픔등등.우리사회의모습과다르지않다.눈부신발전으로한층생활이편리해진현대사회지만,과학발전이가져온역기능도만만치않다.시간의여유가늘어난만큼마음도넉넉해지면좋을텐데,어쩐지사람답게사는법은계속잊어가는것같다.
과학기술의발전은막을수없다.AI로봇이산업현장이나우리일상곳곳에스미는것도자연스러운발전의수순이다.나아가끔찍하지만소설속내용처럼로봇의몸에인간의의식을집어넣는수술이정말가능해질지도모른다.
소설속의미래가진짜우리사회미래와얼마나같을지는모르겠지만,척박한여름성위에서도꽃피는인간성과사랑을보면느끼는바가많다.은하의가족이그렇고은하주변의모습이그렇다.인공지능시대,첨단기술이대체할수없는인간만이가진장점은무엇인가.이소설은인간으로서잃지말아야할마지막가치는무엇인가.‘잉여인간’이되지않기위한능력적인우위보다는인간만이가질수있는인간성,따뜻한마음을잃지말아야한다고말하고있는듯하다.
그러고보면책의말미에있는작가의말이인상깊다.

“오늘도나는먹먹한수면아래에서나를향한시선들을느낀다.그들은손짓하듯물결처럼흐느적거리며나를조금씩밖으로꺼내고있는중이다.
언젠가내시선도누군가를수면밖으로이끌어내는등불이되길바란다.”

수면아래에잠겨있는누군가를모른척하지않고밖으로이끌어주는등불.등불은한낮보다어두운밤에제가치를드러낸다.어둠속에서서로를이끌어내는연대,사랑.그것이바로우리가마지막까지잃지말아야할가치아닐까.어둠을깨치는힘은멀리있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