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를 땋으며 : 토박이 지혜와 과학 그리고 식물이 가르쳐준 것들 (보급판)

향모를 땋으며 : 토박이 지혜와 과학 그리고 식물이 가르쳐준 것들 (보급판)

$20.97
Description
〈한겨레〉〈문화일보〉〈매일경제〉《시사IN》 등에서 2020년 ‘올해의 책’ 선정되고 수많은 독자의 ‘내 인생의 책’으로 자리매김한 『향모를 땋으며』의 보급판이다.
북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식물생태학자가 과학의 길을 걸으면서 또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면서 겪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쓴 책이다. 식물학적 지식, 원주민의 신화와 문화, 삶의 지혜와 철학, 자연을 대하는 겸손한 과학자의 언어와 태도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에서 지은이는 옛이야기와 새로운 이야기, 원주민들의 토박이 지혜와 과학의 섞어짓기를 모색한다. 조각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자연을 착취하는 자본주의적 상품경제와 문화는 인간과 자연의 호혜성의 비밀을 밝히는 과학, 감사의 문화와 선물경제의 의미를 되살리는 원주민의 전통과 지혜 속에서 진지하게 성찰되면서 인간과 자연의 부서진 관계를 회복할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씌어진다. 엄마이자 과학자로서 또 미국의 역사에서 소외받은 인디언 부족 출신으로서 삶 속에서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이 아름다운 문장과 이야기에 담겨 있다.

저자

로빈월키머러

엄마,식물생태학자,작가이자뉴욕주립대학교환경생물학과의저명강의교수이며시티즌포타와토미네이션의성원이다.아메리카원주민인포타와토미족출신으로자신을키운것은‘딸기’라고말한다.지은이는미국역사에서지워진인디언부족의전통과토착적지식을되살려내과학과어떻게연결될수있는지,인간과대지의조각나고부서진관계를회복할수있는새로운지식은어떤것인지를모색한다.뉴욕주립대학교에서식...

목차

머리말010

향모심기

하늘여인떨어지다015
피칸회의026
딸기의선물043
바침058
참취와미역취066
유정성의문법079

향모돌보기

단풍당의달099
위치헤이즐111
엄마의일126
수련의위로150
감사에대한맹세160

향모뽑기

콩을보며깨닫다181
세자매190
위스가크고크페나겐:검은물푸레나무바구니209
미슈코스케노마그웬:풀의가르침231
단풍나무네이션:국적취득안내서247
받드는거둠259

향모땋기

나나보조의발자국을따라:토박이가되는법301
은종소리317
둘러앉기328
캐스케이드헤드의불355
뿌리를내려놓다373
움빌리카리아:세계의배꼽393
묵은아이406
비의목격자429

향모태우기

윈디고발자국443
성스러운것과슈퍼펀드453
옥수수사람,빛사람497
부수적피해507
슈키타겐:일곱번째불의사람들525
윈디고에게이기다547

후기:선물에보답하다557

참고자료564
감사의글566
찾아보기569

출판사 서평

2020년〈한겨레〉〈문화일보〉《시사IN》‘올해의책’
2020년교보문고‘올해의책Top50’
2020년Yes24‘작가·출판인·기자·MD50인의올해의책’
2020년알라딘‘올해의책’후보도서
〈매일경제〉·교보문고선정‘2021년을여는책50’
〈국민일보〉‘2020년놓치기아까운책20선’
제61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최종후보작
리터러리허브LiteraryHub선정‘2010년대최고의에세이Top10’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베스트셀러


수많은독자가선택한‘내인생의책!’
이책은기억과전통,지혜,복원과치유그리고새로운지식에관한이야기이다.

태어나고자란시골들판에서본참취와미역취가‘왜그리아름답고서로조화로운지’가너무나궁금하고그비밀을알고싶었던한소녀.그리하여대학식물학과에들어갔지만,지도교수에게‘그건과학이아니’며,‘생각을바로잡아주겠다’라는말을들었던인디언여학생.그렇게과학의길에들어서서과학이라는강력한연장을손에넣었으나우연한계기에과학이품지못하고과학이듣지못하는생물의언어와소리와지혜에이끌려과학을성찰하고또새로운지식을모색하는식물학자.핍박과억압의역사속에서말살되고잊힌선조들의전통과삶과언어와지혜와이야기를찾아거슬러올라가는한부족의성원.이책은두딸의엄마,식물학자,토박이지식과과학을넘나드는여행자의눈부시도록아름다운이야기이다.

하늘여인과이브의이야기.본디‘이민자’들인우리인간종이이땅의‘토박이’가되는법

책은‘하늘여인의설화’에서부터시작한다.과학자인지은이는왜하늘여인설화를꺼낸것일까?거북섬이라불리는북아메리카대륙의탄생설화인하늘여인이야기에서하늘여인은‘농부의조상이요선한초록세상의공동창조자’이다.그리고1492년이후아메리카대륙에들어온이주민들에게는에덴에서쫓겨난이브가있다.에덴에서‘추방당한자’로땀을흘려야배를채울수있고배를채우려면황무지를정복해야하는이브.어떻게보면이브는자연을착취하는현대인의신화를상징하고,하늘여인은부서진대지를치유하는이야기의상징이다.책은토착민의설화속하늘여인과이주민들의설화속이브가만나는곳이지금의북아메리카대륙이며,우리가받딛고있는대지라고말한다.
중요한것은하늘여인과이브모두‘이민자’라는것이다.하늘에서떨어져거북섬으로온하늘여인과에덴에서쫓겨난이브.하지만하나는토박이가되었고,하나는여전히이주민처럼행동한다.지은이는에덴에서쫓겨난이브의유산을보라고말한다.“땅은착취적관계로멍들어있다.”어쩌다이렇게된것일까?부족연장자의말에실마리가있다.“콜럼버스이후로여러시대가지났건만원주민연장자중에서가장지혜로운이들은우리의해안을찾아온사람들이누구인지아직도궁금해한다.그들은땅이겪은피해를쳐다보면서말한다.‘이새로운사람들의문제는두발을해안에디디지않는다는것이야.한발은여전히보트에있어.그들은자기네가머물러있는지아닌지모르는것같아.’”(304~305쪽)
인간과대지와의부서진관계를복원할수있는출발점은바로이주민들이식민주의자의방식을버리고‘토박이가되는것’이다.본래이민자이던하늘여인이토박이가된것은호혜의행위,주고받음의행위를땅과나눴기때문이다.“어떤장소에토박이가된다는것은자녀들의미래가여기달린것처럼살아가는것,우리의물질적·정신적삶이여기달린것처럼땅을돌보는것을의미”한다.지은이의여정은바로이설화속이야기에서시작하고끝을맺는다.

우리는어떤‘앎’과‘지혜’와‘문화’를이야기할것인가?
토박이지혜와과학의섞어짓기

책에는두가지이야기가교차한다.시골에서자연과더불어놀던한소녀가대학식물학과에들어가고또세계적인생태프로그램에들어가과학자로서의길을가는이야기가있다.다른하나는핍박받았던소수원주민부족의문화와역사를되살려내고자신의뿌리를찾아가는한사람의이야기이다.과학의길을걸으면서과학적사유의힘을,분리하는법과지각을물질적현실과구별하는법을,복잡한대상을가장작은성분으로원자화하는법을,증거와논리의사슬을우러러보는법을배우는과학자는또한편으로강제이주에전통말살에갖은고난을겪었던선조들의역사를더듬고,실험대상이아니라가슴으로식물의목소리를듣는원주민들을만나며,전통바구니장인을만나며,구사할수있는사람이세상에아홉명밖에남지않은자기부족의언어를배우며,자연과인간의호혜적관계를몸으로마음으로알고있는담비사냥꾼을,‘서있는사람들(식물)에게배우라’고조언하는부족연장자를,감사연설을전통을잇고있는원주민들을찾아다닌다.
이야기의교차는두가지앎의형태,두가지지식의융합으로이어진다.어쩌면지은이가과학의길을걷지않았더라면전통지식과과학의융합을생각하지못했을것이다.과학은,즉‘측정하고기록하고분석하는방법은생명이없는것처럼보일지도모르지만,우리에게이방법은인간아닌종의수수께끼같은삶을이해하는통로’이며,‘종경계를건너는방법,인간의피부를벗고지느러미나깃털이나잎을입고서다른존재들을최대한온전히아는방법’이다.하지만과학이세상을이해하는완전한언어는아니다.“과학자들은다른종의삶을배우는일에는유난히뛰어나다.그들이말하는이야기는다른존재의삶,모든면에서호모사피엔스의삶만큼,어쩌면더흥미로운삶에내재한가치를전한다.하지만과학자들은다른존재들에게지성이있음을알면서도자신이접할수있는지성은오로지자신의지성뿐이라고믿는듯하다.과학자들에게는기본성분이빠져있다.그것은겸손이다.”
자연에대한경외와겸손의태도로과학을하는것은‘인간을넘어선세상과호혜적관계를맺는강력한행위’가될수있다.지은이가과학과토박이지식의섞어짓기를모색하는것은잃어버린인간과자연의호혜적관계를되살리는것과관련이있다.두가지앎을홑짓기가아니라섞어짓기를할때우리는착취적관계로얼룩진대지와땅을회복할수있다는말이다.

잃어버린호혜성,감사의문화,다른생물종에대한존중그리고과학의겸손…
부서지고조각난인간과자연의관계를치유하고복원하는새로운이야기!

“이야기는땅을,우리와땅의관계를복원하는가장효과적인연장중하나다.우리는어떤장소에살아있는옛이야기들을발굴하고새이야기를만들어야한다.우리는그저이야기꾼이아니라이야기를짓는사람이기때문이다.모든이야기는연결되어있으며옛이야기의실에서새이야기가직조된다.”(497쪽)

책에는하늘여인이야기에서부터세자매(옥수수,콩,호박)에관한설화,나나보조의설화,윈디고이야기,마야의창조설화,일곱번째불의사람들에대한이야기등많은인디언설화와이야기들이등장한다.‘이야기’는인간이생명세계와나누는호혜적행위이며,언어는우리의선물이자책임이다.“우리는‘다시이야기하기re-story-ation’없이는회복restoration을,의미있는치유를해나갈수없다.”(25쪽)새로운이야기는오랜세월이땅에뿌리내리고살아온생물들의목소리에귀기울이고또전통의지혜를되살려내는것과또‘기억하기를기억하는방법’인‘제의(祭儀)’와연결된다.
‘다시이야기하기’와‘기억하기를기억하는방법’은복원과치유를위한시도라고할수있다.인간과자연의관계에대해파괴와착취와오염과같은부정적인말밖에나오지않는우리시대를치유할가장근본적인출발은바로이지점이다.우리가우리보다훨씬먼저이땅에발을딛고살아온종들에게귀기울이고옛이야기를다시이야기하는것,또‘감사의문화’와‘호혜적선물경제’를새롭게이야기하는것은부서지고산산조각이난땅과우리인간의관계를다시복원하기위한출발점이다.지은이말마따나‘땅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지않고서는땅과의관계를치유할수없으며’우리인간이현재처한‘종고독’을해소할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