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 배신 : 신화와 비극을 넘어서

출산의 배신 : 신화와 비극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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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지의

저자:오지의

의사,아기엄마,과학커뮤니케이터.고려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산부인과의사가되었다.병원에서환자를보고,집에선애를본다.아기가잘때글을쓴다.브런치에서‘방구석난포를운영하고있다.



감수:박한선

서울대학교인류학과교수.진화인류학자,정신과전문의.경희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분자생물학)를,서울대학교인류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마음으로부터일곱발자국』『인간의자리』『감염병인류』등다수가있다.옮긴책으로『진화와인간행동』『여성의진화』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008

1장변신

모든것이변한다012
생각할수록억울한마음019
내안의포유류암컷과화해하기022
내몸에이런기능이있다고?026
“수유기계가된것같아요.”029
동요를듣다가오열했습니다032
이게다호르몬때문이야036
생물학의절대시계038
유예된재생산043
아버지를아버지라부르지못하고047
출산의민낯053
나와너의연결고리056
“저이러다가죽겠어요.”061
위험을과대평가하는이유065
600만년의변신068
얄궂은일071

제2장예측불가,통제불능

애기언제나와요?076
삼신할매만아는일078
임신참뜻대로안되네081
당신탓이아니야087
산전검사결과는어떻게해석해야할까094
어렵게알아냈는데도101
마음대로되는것하나없는108
아기가뜻대로안된다고?111
가장예측할수없는것은나자신115
모유혹은분유?자연분만혹은수술?121

제3장은밀하게위대하게

굴욕3종세트130
산파와마녀137
남자산부인과의사는싫어요141
불편하고고생스러운병원144
임신이병은아니잖아요?151
무너지는출산인프라157
위험의계절감162
자연스러움이라는신화167

제4장신화가된모성

태교와미신175
엄마VS.아기181
엄마도배워야할수있어187
애는뭐나혼자만들었나?193
사라진조력자들200
아기의사회생활207
시혜가아니라연결이가장빛을발하는시점210
엄마는항상자애로울까213
나약하고이기적인엄마?217
숭고하거나,비참하거나219
창백한회색점225

에필로그233

감수의글:임신출산,그리고수유236
미주244
더읽을거리249

출판사 서평

아이를낳고기르는일은왜이토록힘겨운것일까?
산부인과의사가아이를낳고기르면서쓴임신과출산이야기
서울대인류학과박한선교수,과학저술가하리하라이은희작가강력추천

“왜애낳는게이런거라는걸아무도말을안해줬을까요?”
출산후산모들을만나면하나같이억울함을호소하며이렇게말한다.무엇이임산부를이렇게만든것일까?인간의출산은다른여느동물의사례를보아도이례적일정도로어렵고힘들다.산모의진통시간(첫째는평균9시간,둘째는평균6시간)도긴데다난산(難産)이다.어디그뿐인가?좁고구불구불한산도(産道)를비집고나오는아이는나올때도받아주는사람이있어야하며,세상으로나와서도너무나미숙하고유약한탓에오랜시간을옆에붙어서돌봐야한다.고역이따로없다.이렇다보니출산은여성의몸을희생하는고통의경험으로낙인이찍혀있으며,양육은두려움과회피의대상이된다.이렇게출산과양육이힘든이유는뭘까?분만담당의사로일하다직접임신과출산을경험하며이책을쓴지은이는‘출산의배신’을호소하는수많은임신부와산모들을만나서느낀것들그리고임신과출산에관한의학적인이야기를통해왜우리에게출산이유감스러운일이되어버렸는지를풀어낸다.

임신과함께시작되는몸전체의변화에서부터출산,수유그리고모성신화까지
임신과출산의주체인여성의서사그리고의사의시각에서본재생산의세계

저출산도모자라초저출산의시대라고한다.물론원인에대한분석도넘쳐난다.출산자체의어려움에서부터사회,경제적맥락까지스펙트럼도다양하다.이책은여느분석과달리출산의주체인여성의서사에초점을맞추면서임신에서수유,양육까지출산의전과정을개인적경험과의학적내용을잘뒤섞어풀어낸다.그러면서그렇지않아도힘들고고통스러운임신과출산을더힘들게하는장애물네가지를하나하나따져본다.
먼저임신과함께시작되는몸전체의변화이다.생식기관에서부터혈액,대사,면역기능,뇌의구조등50여가지쯤되는몸과마음의변화는일단임산부를좌절케한다.문명인의체면이나고상함따위는내던지게되는몸의전면적변화는출산이라는영역에서우리는아직포유류의삶을살고있는존재임을사정없이일깨운다.문명사회에서모든것이변했지만,아이를낳고젖을먹이는방식만은아주오래전과다르지않다.“출산과관련한특별한변신은수백만년에걸쳐서아기와엄마모두,인류전체에게일어났다.점진적이지만누적된변화가출산을보다어렵고고통스럽게만들고,미성숙한아기를고생스럽게키워야하는원죄를우리에게안겨주었다.”(68쪽)역설적인것은이러한고통스러운출산으로인해우리는두발로걷고,큰뇌를가진똑똑한호모사피엔스가되었다는사실이다.
두번째는재생산이라는세계의예측불가능성,통제불능성이다.임신과출산은간절히원한다고해서할수있고,예측한다고해서그대로되는일이아니다.임신도산전검사도출산예정일도아이의성장도모두우리의예측을보란듯이비껴간다.“현대인이좋아하는예측과통제에대한감각은인생에서자녀를만나는순간무용지물이된다.”(115쪽)
산부인과병원이가지는특수성도한몫한다.골반내진과같은진료자체가굴욕적일수있고,때로수치심을유발하며,환자취급을(임신이병은아니다)받을때도있다.분만병원의감소로출산인프라가갈수록무너지는현실(2022년현재250개자치구중108개가분만취약지역이다)에서병원에가서진료를받고출산을하는것자체도어려워지고있다.태교와같은사회적금기나이상적인어머니상을요구하는모성신화가“불필요한구속을감수하는데얼마나많은힘을소모케하는지”는굳이말할것도없다.
“아기를품고,낳고,키우는것은그냥해도힘들다.그와중에이것이야말로여성에게부여된숭고한목적이라고생각하면피곤해지고,여성을추락하게만드는원흉이라고생각하면비참해진다.”(225쪽)신화와비극을넘어서기위해서는임신과출산에대한과장이나폄하없는온전한이해가필요하고,불확실성이클수록전문가인산부인과의사들과더많이소통해야하며,사회적으로출산인프라가갖춰져야하고,제약과금기는최대한벗어야하며,재생산의과제를어머니혹은어느한성(性)의문제로남겨서는안된다.

출산과양육은엄마‘혼자’서몸과마음을희생제물로바치는비극이아니라,인류초창기부터수많은사람들이‘함께’해야하는일이었다.

“인류재생산연대기라는장편영화는엄마의원맨쇼가아니다.”(207쪽)
출산율이갈수록낮아져이제는인구붕괴나국가의위기,소멸에대해이야기한다.부동산,사교육,사회경제적이유등열거하자면한도끝도없이늘어나고진단과대책도쏟아진다.하지만이책은임신과출산의주체인여성의서사에대해,엄마와아이의관계의역동성에대해,출산의온전하고바람직한이해에대해,편견과금기와신화를벗고자유롭고편안하게임신,출산,육아를이야기할수있는환경에대해이야기한다.그리고인류에게출산이왜엄마‘혼자’만의일이아니라주변의혹은사회의수많은조력자들이‘함께해야’만했던일일수밖에없는일인지를설파한다.우리는기억해야한다.나를비롯한모든인간은“한때불과몇센티미터의물주머니를우주로삼고부유하는먼지”(231쪽)였다가“한인간(어머니)을완전히침범하는큰신세”(55쪽)를져가며이지구상에태어났으며,어머니를비롯해서로상호작용하고음식을나누고돌봐주고보살펴주면서‘함께한’사람들덕분에두발로걷고똑똑한뇌를가진호모사피엔스가될수있었다는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