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내음은우리를다른시간과장소,다른세계로데려가는한편의마법이다.
최상급자연작가가초대하는경이로운나무내음의세계!
“하늘의일부는숲으로이루어졌다.내가나무내음에서느끼는기쁨은숲에서벌어지는소통의핵심에나를동참시킨다.나무는서로흉금을터놓는다.곤충은그말을엿듣고모의한다.땅과하늘이대화한다.”(68쪽)
섬세한관찰력과무릎을치게만드는빼어난표현으로‘미국최고의자연작가’,‘특이한천재’로통하는생물학자데이비드조지해스컬이‘나무내음’을주제로쓴과학에세이이다.전작『야생의치유하는소리』가생명의진화에서소리와청각이갖는의미에천착했다면,이책은나무의내음과후각에초점을맞추면서독자들을경이로운나무내음의세계로초대한다.향기분자를인지하는감각인후각은시각과청각에비해무시받는감각이지만,가장오래된감각이고,가장직접적인감각이다.생명체가눈과귀를진화시키기전에세포들은이미분자의언어로대화했다.나무는향기분자를통해서로이야기하며,균류를유혹하고,곤충에게경고신호를보내고,도움을요청하며,미생물에게속삭인다.말하자면나무내음은나무의언어인셈이다.우리가숲에서,도심의가로수에서,음식과음료에서,책에서맡는나무내음은나무의언어를듣는것이며,생명들이나누는대화에참여하는것이다.
어린시절의기억,치유와위로,수천만년을이어온진화의유산,무역의세계화,생명의끈기,공동체적감정,인류의문화와역사,그리고인간과다른생명의연결….나무내음은이모든것들로통하는관문이다.
“냄새는나를내면으로,기억속으로데려간다.”(17쪽)
인간과나무는수백만년의진화의역사를거치면서긴밀하게서로얽히고설켰다.나무들끼리의또는곤충에게보내는향기분자신호를해독하는능력은수백만년이지나도인간의신경세포에여전히남아있다.우리가숲에서들이마시는공기에서위로와편안함을느끼는이유이다.인류의문명과역사그리고문화에도깊이녹아있다.집,음식,음료,가구,불,그리고책에서나무는인간과뗄수없는관계를이어왔다.우리가나무향기와함께어린시절의기억을떠올리고,위로와치유를받으며,공동체적감정이생기는것은나무와인간의연결이인류역사를아우르며함께했기때문이다.
책은칠엽수,피나무,은행나무,소나무,올리브유,나무연기,책등나무와관련된열세가지소재를통해인간의기억과감정에가장직접적이고도강렬하게연결된나무내음에대해이야기한다.나무내음은단순히나무가서로에게,곤충에게,포식자들에게보내는경고와신호를넘어선다.서양칠엽수의톡쏘는내음은어린시절의기억을,매연으로가득한도심지에활짝핀피나무향기는위로와치유의손길을,한잔의진토닉은무역의세계화를,스튜에담긴올리브잎은가족들과의따뜻하고기분좋은식사를떠올리게한다.나무내음은우리를다른시간과장소,다른세계로데려가는한편의마법이다.
어떤생명도혼자가아니다.우리는언제나다른종들과의관계속에서살아간다.
“걸음을멈추고냄새를맡는것은우리인간성의일부를되찾는일이며우리몸속으로돌아가주변의생명들과연결되는일이다.즐거운일이기도하다.”(153쪽)
나무내음은기억이고,연결이며,문화이고,역사다.나무는살아서식물과균류와동물과미생물을아우르는소통의그물망속에서생물들의대화를위한생명의중추역할을하고,죽어서도장작불로혹은책으로내세의삶을이어가면서우리가문화라고부르는다양한그물망으로우리를묶는다.우리는인간아닌존재들과관계를맺으며지상에서의삶을영위해왔다.이지구상에생명체가탄생한순간부터그어떤생명도혼자가아니었다.우리는언제나다른종들과의관계속에서살아간다.나무내음을맡는것은나무의언어를듣는것일뿐만아니라우리가다른생명들과연결되어있음을깨닫는행위이기도하다.단절과고립,파괴그리고무뎌진감각세계의회복은다른존재들의목소리에귀기울이는것에서시작한다.지은이는말한다.“거룩함은높은곳에서우리에게내려오는것이아니다.평화와번영은인간의손에서만탄생하는것이아니다.삶에서의좋음은살아있는지구에서생겨나는향기이며인간과나무의유익한결합이낳은결과다.”(1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