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 ('어떤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알고 싶었던)

이덕희 ('어떤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알고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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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덕희! 그녀를 회상할 때면 전혜린, 학림다방, 예술(클래식 음악, 무용, 문학, 미술 등)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 유명한 전혜린과의 관계는 그녀의 숙명이었다. 서울 법대의 선후배 간이었던 그 둘은 서로의 정신세계를 고양시키며 교유를 하였다. 그래서 전혜린의 내밀한 이야기는 그녀의 글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누구보다도 그녀는 외로웠다. 그리고 그녀 역시 이 외로움에 저항할 수 없는 때가 너무도 자주 있었다. “고독에의 성향은 정신의 징후이며 정신을 재는 척도”라고 한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비범한 정신일수록 고독에의 성향이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고독에의 강한 욕구를 지닌 인간일수록 자기를 이해해줄 진정한 한 사람의 마음을 갈망하는 법이다. “가끔 몹시도 피곤할 때면 기대서 울고 위로받을 한 사람이 갖고 싶어진다. 나는 생후 한 번도 위안자를 갖지 못했다”라는 그녀의 일기의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어째서 생전에 그녀의 인간적인 약함, 여성적인 갈구에 대해 그리도 소홀했던가를 새삼 깨닫고 회한의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진다. 언제나 그녀의 이성적인 면, 강함, 용기, 탁월함 같은 것만을 너무 지나치게 요구했던 자신에 대한 회한-내가 그녀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었으며 얼마나 긴장을 강요했던 것일까?(〈나와 혜린과의 만남〉 중에서, 이덕희)
저자

한경심

자유기고가

목차

머리말

1부이덕희선
(그대는충분히고뇌하고방황했는가)중에서
(내눈의빛을꺼다오)중에서
(전해린-사랑과죽음의교양시)중에서
(니진스키-영혼의절규)중에서
(토스카니니-세기의마에스트로)중에서

2부내가만난이덕희
[김철]편지-이덕희선생님일주기기념추모시
[박용일]고이덕희선배님의삶과죽음에대하여
[최종고]법대여성문필가이덕희
[한경심]괴팍할지언정결코노회하지않았던영혼
[김미체]끝까지'이덕희다운'나의셋째이모
[이일수]끝까지꼿꼿함을지킨고집스러움의근원은무엇이었을까?
[허혜순]예술의세계로이끌어주신인생의스승
[이은미]'희카페'의추억
[이은석]귀인과의위대한만남
[조여나]한동네에살았던영혼의스승
[정찬]전혜린과이덕희,아웃사이더의죽음
[이충열]마지막까지학림을위해기획안을준비하신'학림의비품'
[임헌정]그시절학림다방에는'이덕희전용석'이있었다
[이윤수]참고마운선생님,고마운순간
[하은경]이덕희선생님을추모하며
[이진희]덕희언니,때묻지않은영혼
[윤정희]선생님의마지막친구가올리는글
[김정환]육필편지,가장내밀한담론

3부베니스에서죽다-정찬

부록
연보
좌담회

출판사 서평

이덕희에게‘학림다방’은물리적공간이상의의미를갖는다.본인스스로도‘학림의가구’라고자처했으며당시학림을출입하던많은사람들이이의를제기하지않았다.그녀를둘러싼이미지는커피와클래식음악의조화로운분위기의학림이라는공간을통해더욱극대화되었다.

지금도기억이난다.학림다방으로오르는층계를올라가면탁자들이보이고,층계왼편에는피아노,오른편에는계산대가있었는데,계산대맞은편에이선생님의전용좌석이있었다.층계옆쪽,판을틀어주는음악실가까이있어좀파묻힌듯한그자리는이덕희선생님말고는아무도앉을수없었다.내가학림에들어서서선생님을발견하고“아,이선생님나오셨네요!”하고인사를건네면이선생님도“오,임헌정씨왔네!”하고인사를해주셨다.그리고곧잘“나는여기비품이야!”라고덧붙이셨다.
-「그시절학림다방에는‘이덕희전용석’이있었다」중에서(임헌정,지휘자)

이덕희는무용,음악,미술등예술에관한온갖장르의‘예술산문’을집필하여20세기한국의문화예술계를풍성하게만든작가이다.《회생》이라는장편소설을제외하고는예술에대한글이대부분이다.

1973년문리대수업시절부터는본격적으로진을친,낮에는수업빼먹으며진치고밤에는술에취해와서진치던학림다방에서그녀는이미1968년장편소설『회생』을발표한30대중반작가였지만,카운터맞은편자리를내내독점한‘가구’였고,눈부시게청초했고,(그당시로는)신기하게(거의줄)담배를당당하게피워댔다.1973년이저물기전어느날술김에뭔가시비를걸고싶었던마음반,친해지거나(혹시)사귀고싶은마음반쯤으로대체로는흐리멍덩한정신상태로내가“담배한대빌립시다”했던가보았는데,그청초한미녀가구의반응이워낙까탈의벼락같았던지라,그후10년넘게그러니까내가징역2년군대3년살고글쟁이업을시작하고그녀가날어쭙잖으나마글쟁이후배로‘생각’해줄때까지그녀는공포의대상이었다…중략…그녀는내게,‘까탈’이전청초를능가하는찬탄과존경의대상이었다.역시완벽하고,아찔하고,서늘한.특히무용산문,음악산문,연극산문등온갖예술장르산문이그녀의집필력에의해개척되거나만개하거나,예술산문수준에달했던것이다.
-「육필편지,가장내밀한담론」중에서(김정환,시인)

2016년여름이덕희는육신의고통에서해방되어저세상으로갔다.그녀와의이별을안타까워하던사람들이그녀와의인연을기억하며글을모았다.그리고그녀의글과사진을덧붙여한권의책으로엮었다.어떤것이아니라모든것을알고싶었던이덕희를추모하며…….